아토피와 ‘衣생활’…천연소재-물려입는 옷이 좋아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
고질병이자 환경병인 아토피 치료를 위해서는 의식주 생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유기농의 효능과 새집증후군 위험이 널리 알려지면서 식생활과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욕구는 빗발치고 있지만 의생활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자극에 민감한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옷을 선택하고 세탁하는 데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화학섬유는 물론이고 천연섬유인 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원료인 목화를 재배할 때 살충제와 제초제 등이 사용되며 제품으로 만들기까지 20여 단계의 가공과정을 거치면서 각종 화학물질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섬유를 직물로 짜고 신축성이 있도록 가공할 때는 발암물질로 의심되는 포름알데히드가 사용된다. 염색과 표백과정에서 사용되는 발색제와 형광제 역시 피부에 자극성이 강해 가려움증의 원인이 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아토피 환자의 경우 천연소재의 옷을 입되 새 옷은 피하고 물려받은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옷에 붙어 있는 상표도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떼어내고 입는 것이 좋고 짐승의 털로 만든 제품, 따끔거리거나 거친 소재로 만든 옷이나 이불, 봉제인형 등도 피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과다사용하게 되는 세제와 섬유유연제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흰색 옷을 더욱 희게 보이도록 섬유를 코팅하는 형광 증백제는 섬유 내부에 분해되지 못한 오염물을 섬유 사이에 남게 해 알레르기성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태릉성심한방클리닉 박춘서 자연의학연구소장은 “아토피 환자는 더러운 물 속에 사는 병든 물고기와 같은 존재”라며 “건강한 의식주 환경을 유지하고 염색과 매니큐어, 조이는 옷과 신발 등을 피하는 등 머리에서 발끝까지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