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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11만부… "역시 공지영"
새 장편 '높고 푸른 사다리' 서점가 돌풍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 입력시간 : 2013.10.31 20:55:29
소설가 공지영(50)씨가 4년 만에 발표한 새 장편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한겨레출판 발행)가 발간 이틀 만에 11만부 넘게 나갔다. 출판관계자들마저 "믿기지 않는다" "놀랍다" "역시 공지영"이라며 혀를 내두를 만큼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한겨레출판은 31일 "초판 11만5,000부를 찍어 28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높고 푸른 사다리>가 이틀 만에 물량이 모두 소진돼 재판 1만5,000부를 추가 제작했다"고 밝혔다. 극심한 출판 불황 속에서 초반 판매 속도가 이처럼 가파른 것은 공씨의 전작은 물론 대형 베스트셀러 작가들과 비교해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2009년 6월 30일 창비에서 발간된 공씨의 전작 <도가니>는 출간 한 달 만에 13만부가 나갔으며, 역시 창비에서 나온 신경숙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도 2008년 11월 10일 출간돼 첫 달에 8만부, 둘째 달에 10만부가 팔리다 점차 가속도가 붙으며 200만부를 돌파했다. 문학 작품 중 가장 최근의 베스트셀러인 조정래의 <정글만리>(해냄 발행)는 1, 2, 3권을 합쳐 한 주 만에 21만부가 나갔고, 2주 만에 초판 물량 30만부가 동나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창비 관계자는 "5,6년 전과 비교해 출판시장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이 정도 속도로 작품이 나가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역시 공지영 작가의 힘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화끈한 반응은 탄탄한 고정 독자층을 가진 공지영 작가의 신작에 대한 서점가의 높은 기대치를 반영한다. 조정래 이후 이렇다 할 '비장의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출판 불황을 타개할 구세주로 '공지영'을 주목하고 있는 것. <높고 푸른 사다리>는 10월 셋째 주 <정글만리>를 제치고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른 법륜 스님의 에세이 <인생수업>을 밀어내고 조만간 자기계발 분야에 빼앗긴 1위를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인생수업>과 <높고 푸른 사다리> 모두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책들이다.
한편 <높고 푸른 사다리>의 책 표지가 지난해 청아출판사에서 나온 E. 젤린스키의 <우리가 잊고 사는 50가지>와 똑같아 한때 소동이 일기도 했다. 한겨레출판 관계자는 "표지는 시판 중인 일러스트를 구매해 사용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전혀 위촉되지 않는다"며 "책이 시중에 배포된 이후에야 이미 똑같은 표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나 작가와 협의 후 교체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겨레출판은 31일 "초판 11만5,000부를 찍어 28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높고 푸른 사다리>가 이틀 만에 물량이 모두 소진돼 재판 1만5,000부를 추가 제작했다"고 밝혔다. 극심한 출판 불황 속에서 초반 판매 속도가 이처럼 가파른 것은 공씨의 전작은 물론 대형 베스트셀러 작가들과 비교해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2009년 6월 30일 창비에서 발간된 공씨의 전작 <도가니>는 출간 한 달 만에 13만부가 나갔으며, 역시 창비에서 나온 신경숙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도 2008년 11월 10일 출간돼 첫 달에 8만부, 둘째 달에 10만부가 팔리다 점차 가속도가 붙으며 200만부를 돌파했다. 문학 작품 중 가장 최근의 베스트셀러인 조정래의 <정글만리>(해냄 발행)는 1, 2, 3권을 합쳐 한 주 만에 21만부가 나갔고, 2주 만에 초판 물량 30만부가 동나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창비 관계자는 "5,6년 전과 비교해 출판시장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이 정도 속도로 작품이 나가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역시 공지영 작가의 힘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화끈한 반응은 탄탄한 고정 독자층을 가진 공지영 작가의 신작에 대한 서점가의 높은 기대치를 반영한다. 조정래 이후 이렇다 할 '비장의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출판 불황을 타개할 구세주로 '공지영'을 주목하고 있는 것. <높고 푸른 사다리>는 10월 셋째 주 <정글만리>를 제치고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른 법륜 스님의 에세이 <인생수업>을 밀어내고 조만간 자기계발 분야에 빼앗긴 1위를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인생수업>과 <높고 푸른 사다리> 모두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책들이다.
한편 <높고 푸른 사다리>의 책 표지가 지난해 청아출판사에서 나온 E. 젤린스키의 <우리가 잊고 사는 50가지>와 똑같아 한때 소동이 일기도 했다. 한겨레출판 관계자는 "표지는 시판 중인 일러스트를 구매해 사용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전혀 위촉되지 않는다"며 "책이 시중에 배포된 이후에야 이미 똑같은 표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나 작가와 협의 후 교체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지영 "어떠한 죽음도, 탄생도 상투적일 수 없어요" 박선영기자 왜 이제야 썼느냐, 고 가장 먼저 물었다. 더불어 고백했다. 나는 당신의 애독자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지금 내가 그 사실에 일말의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이제야 해버린 당신 탓이라는 게 주장의 골자였다. "하하하. 다 때가 있는 거죠. 아무 때나 써지는 게 아니에요. 근데 실은 나도 이런 소설을 좋아해." '공지영답다'는 형용사의 사전적 정의라 할 만한 경쾌한 미소의 시연. 출간 이틀 만에 11만부가 팔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설가 공지영(50)씨의 새 장편 <높고 푸른 사다리>는 고전문학전집을 읽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소설이다. 청춘의 모든 것이라 할 만한 뜨거운 우정과 사랑이 있고, 신과 구원의 문제가 있으며, 전쟁과 죽음의 비극이 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페미니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사형제도 비판, <도가니>의 장애인보호시설의 인권유린 고발 등 뜨겁게 현실과 맞서온 작품 이력을 감안할 때 인간 존재의 근본적 고뇌를 다룬 이 작품은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넘어 이질적으로까지 보인다. "제가 남녀간의 연애를 본격적으로 써본 것도, 세상에, 작가 인생 26년 만에 처음이더라고요. 이번에는 작정하고 고전적으로 가보려고 했어요. 사실 현실 비판은 내 본성에 안 맞아.(웃음) 저는 사춘기를 신과 씨름하며 보냈고, 18년 전 다시 가톨릭에 귀의하면서 끊임없이 신에게 '대체 왜?'를 따져 물으며 살아왔어요. 제 안에서 오래 곰삭아온 주제예요." 굳이 작가의 이 말이 아니더라도 이 소설은 공지영의 전 생애가 응축돼 아름답게 폭발한 작품이라 할 만하다. "작품이 좋다"라고 말할 때 그 좋음의 근거에는 여러 가지 형식과 방법이 있다. 새롭거나 지적이거나 세련되거나 기발하거나 첨예하거나 도발적인 것이 이 즈음 '좋다'의 판단 준거로 널리 통용되는 가치들이다. 이 범주에 속하지 않는 것은 결코 '좋다'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까지 설득할 수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을 읽었을 때와 같은 마음의 요동 앞에서 '서기 2013년에 웬 앙드레 지드냐'고 따지는 것은 소설을 읽고 이미 마음이 흔들려버린 것만큼이나 무력한 일이다. 소설은 정요한이라는 서른 아홉의 가톨릭 신부가 생애 가장 소중했던 세 사람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10년 전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뛰는 심장의 뒤편으로 차고 흰 버섯들이 돋는 것 같"은, "그 해처럼 이별이 내 존재를 휩쓸고 간 적은 없었던" 시절이다. 'W시'로 표기되는 경북 왜관수도원을 배경으로 신에게 따지고 굴복하고를 반복하며 형제처럼 마음을 나눴던 두 수사 미카엘과 안젤로, 벗어 던진 검은 수사복을 목련꽃 환한 나뭇가지에 걸어둔 채 밤새 사랑의 행로를 달리게 했던 첫 사랑 여인 소희, 그 모두를 요한은 그 해에 잃는다. 잔잔해서 더욱 사무치는 우정과 사랑이 서사의 가로축이라면, 세로축은 한국전쟁 흥남 철수 당시 벌어졌던 전쟁의 참상과 그 속에서도 결연히 빛났던 인간의 품위다. 흥남 철수 얘기를 하면서 작가는 또 울었다. "그동안 전쟁이라는 말을 너무 무감각하게 받아들였던 거예요. 몇 명이 죽고, 몇 명이 다치고, 전쟁도 불사하고…. 인간을 존재의 가장 밑바닥으로 처박는 그 끔찍한 참상 속에도, 그런데, 인간의 위대함이 있더라고요." 흥남 철수 당시 부두에는 남쪽으로 향하는 배에 오르기 위한 아비규환이 벌어졌다. 내가 살기 위해 너를 밀쳤고, 어린 아기들은 겨울 바다에 짐짝처럼 던져졌다. 미국 해군 선장 마리너스는 정원 12명의 화물선에 1만 4,000명에 달하는 피란민을 태워달라는 요청을 받고 망설인 끝에 수용 명령을 내린다. 5층의 짐칸에 한가득 사람을 채운 후 뚜껑을 덮고 물 한 방울도 주지 못한 채 사흘을 달려 거제도에 도착했을 때, 선장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갈증을 견디다 못해 약한 자의 피를 빨아먹는 것으로 시작해 살인과 식인의 아수라로 화했던 아우슈비츠의 일화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었을 때, 거기에는 너무도 고요하게 서로의 버거운 존재를 버티던 1만4,000여명이 그대로 자리하고 있었다. 죽은 이도, 다친 이도 없었고, 오히려 신생아 다섯 명이 태어나 승선 인원보다 하선 인원이 많았다. 거제도에는 배의 도착 소식을 들은 주민들이 주먹밥과 맑고 신선한 물을 담아 부두에 나와 있었다. 그날은 온 누리에 신의 축복이 가득한 크리스마스였다. 실화에 기반해 밀도 높은 문장들로 구축된 이 서사의 세로축은 정요한 신부의 개인사를 다룬 가로축과 만나며 "어떠한 죽음도, 어떠한 탄생도 상투적이지 않음"을 조용히 웅변한다. 문학의 장 안팎에서 광범위하게 소모돼온 공지영이라는 '시니피앙'을 가격하는 것으로 자신의 문화적 기호와 취향을 숱한 장삼이사들의 그것과 구별 지으려는 사람들이 이 작품을 읽고도 그 태도를 고수하려면 아마도 적잖이 안간힘을 써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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