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교감하며 정서 안정… ‘치유농업’으로 건강한 사회 가꾼다

입력 2023-10-12 03:00업데이트 2023-10-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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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의 신박한 농업이야기 3편-치유농업

건강의 회복 위한 수단으로 농업 활용
복지정책과 결합해 뚜렷한 효과 입증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충남 부여에 위치한 치유농장에서 족욕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연의 품에 안기고픈 욕구, 즉 자연을 그리워하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이러한 감정을 ‘녹색 갈증’이라고 표현했다. 치유농업은 자연을 향한 인간의 본능적인 사랑에서부터 비롯됐다.

치유농업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예방형’과 ‘특수목적형’이 있다. 예방형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잠재적인 건강 문제를 미리 막고 건강한 발달과 삶의 질 향상, 건강의 유지 및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특수목적형은 현재 앓고 있는 질병이나 장애 완화 및 신체적·정신적·사회적·직업적·경제적 장애 상태의 능력과 기능을 증진하거나 회복하는 데 목적을 둔다. 치유농업의 범위는 채소와 꽃 등의 식물뿐만이 아니다. 가축을 기르거나 산림과 농촌 문화 자원을 이용하는 경우까지 모두 포함한다. 농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건강의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농업을 활용한다는 점이 일반 농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유럽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달한 치유농업
인류는 오랜 역사 속에서 농업과 같이 존재해 왔다. 치유농업이라 표현하지는 않았어도 가까이 있는 자연이나 농업을 이용해 건강을 회복해왔다는 사실은 여러 자료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인류의 조상들은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여유를 갖게 됐고 관상을 위한 나무와 꽃을 심으며 정신적인 안정감을 느꼈다.

 
치유농업은 특히 유럽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케어 파밍, 소셜 팜, 그린 케어, 크나이프 등 다양하다. 농업의 다원적 정책에 기반해서는 크게 복지 정책, 의료 정책과 연계하고 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요양원에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농업을 활용했다. 부속 농장이나 정원을 두고 농산물을 생산하고 남은 것은 팔기도 했다. 환자의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의 재활에도 도움을 줬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네덜란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치유농장이 일상화됐다. 농장의 규모가 작고 가족 농장이 많은 네덜란드는 국가의 지원으로 치유농장 수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농장주는 이용자와 다양한 보험 계약 체결로 치유농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치유 서비스의 품질 관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노인, 장애인, 학교를 그만둔 아동·청소년 등에 대한 돌봄 비용을 건강보험 또는 개인 복지 예산제와 연계해 국가나 지자체가 농장에 지급한다.

또한 자연을 활용해 질병 예방 및 치료 등 의료와 연계하는 사례로는 독일의 크나이프가 있다. 유럽 선진국 치유농업의 공통점은 품질인증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인증제가 시행되면 복지 제도와 연계를 통해 치유농업이 더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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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업 관련 육성법 제정되면서 탄력
과거 전통적인 농업 사회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집 주변에 식량이 될 식물을 심는 것 외에도 관상을 위한 꽃과 나무를 심어 가꿨다. 자투리땅을 놀리지 않고 담벼락 아래에는 채송화를 심고 울타리에는 나팔꽃을 심는 것이 우리 문화였다. 생산 중심 농업의 고단한 노동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농업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며 정서적 안정을 추구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정신 건강 문제를 예방 및 치유하는 데 기여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치유농업이라는 용어는 2013년 농촌진흥청 주관으로 선진 농업국의 녹색 치유농업 사례 및 효과 분석 등의 연구를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용어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농업의 치유적 관점을 중요하게 여겨 왔다.

농촌 환경과 문화 자원을 휴양과 치유의 차원인 농촌 관광으로 연계하려는 노력도 진행돼 왔다. 용어와 개념은 조금씩 변화해왔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농업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이 증진되고 사회적 관계도 좋아진다는 점에 공감했다는 것이다.

2020년에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법’을 제정하면서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근거 법과 제도를 갖춰 나가고 있다. 치유농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럽 선진국과 같이 국가 및 지역 단위 지원 체계를 구축해 가는 과정이다.

치유농업과 복지 정책의 만남
강원도 춘천의 농장에서 성인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나만의 채소밭 가꾸기 활동을 하고 있다.
치유농업은 ‘치유를 제공하기 위한 농업의 활용’을 의미한다. 현대 정신의학 및 작업 치료의 권위자였던 벤저민 러시는 원예 활동이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농촌진흥청은 1994년부터 원예작물의 치유 효과 연구를 시작해 치유농업 자원을 발굴하고 과학적 효과를 검증해 왔다.

원예, 곤충, 자연경관, 동물 매개 등 농업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치유농업 자원을 활용해 치유농업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다. 특히 수형자, 만성질환자, 치매, 소외계층, 민원 담당 공무원, 일반 아동, 일반 성인 등 30종에 이르는 대상자별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 및 보급했다.

치유농업과 복지 정책의 연계도 활발하다. 사회복지사업은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점점 고령화돼가고 정신 건강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는 지금 사회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치유농업과 사회복지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만성질환과 정신 건강을 관리하고자 하는 국민적 관심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농업, 농촌을 활용한 해법은 시의적절하고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치유농업과 복지 정책의 연계는 2020년 보건복지부와 농촌진흥청 간 ‘치매관리사업&치유농업 MOU’로 첫 단추를 끼웠다. 그 결실로 현재는 전국 100여 개 이상의 치매안심센터가 치유 농장과 협력하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어르신 인지 건강 개선과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보고 있다.

아동·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성장기에 있는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치유농업 프로그램도 주목받고 있다. 아동·청소년기에 발생한 정신질환은 70% 이상이 장기 질환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아동·청소년기의 정신 건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아동·청소년 대상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했다. ‘자원과 함께 농업으로 소통하는 텃밭 정원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해소, 자존감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동·청소년들은 농업 활동을 하면서 자연과 소통하며 꿈과 진로, 창의성, 책임감 등을 터득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높은 신체 활동량을 요구하는 청소년에게 텃밭 정원을 만들고 교감하는 활동은 에너지 발산의 기회이자 자신과 주변을 돌볼 수 있는 사회적·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농촌진흥청은 교육부의 ‘위 프로젝트’ 사업과 협력해 올해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직업(치유농업사)도 탄생했다. 치유농업사는 농업·보건·심리·상담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 소양을 포괄하는 전문 인력으로 치유 프로그램 개발 및 실행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국가 전문 자격이다.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업사 활동 확대를 위해 치유농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앙·지방 농촌진흥기관에 배치해 지역의 치유농업 시설을 지원하도록 하고 향후 사회복지기관이나 요양기관 등 의료기관에도 취업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인에게 치유농업이 필요한 이유
치유농업은 아동·청소년에게는 폭력성, 공격성 등 부정적 정서는 줄이고 공감 능력 등 긍정적 정서 반응을 높인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식물을 기르면 가족 관계 향상에 도움이 된다. 직장인의 사무 공간을 식물로 꾸미면 긴장감, 우울감, 피로감 등이 줄어들고 업무 효율이 향상된다. 홀몸 어르신의 우울감을 줄이고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증명됐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증가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은 치유농업 활동은 정신질환을 예방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고령화로 인한 돌봄 문제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치유농장주와의 관계 형성을 통해 농장주에게는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농촌 소멸을 막고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바로 치유농업의 비전이다.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치유농업은 녹색 갈증을 채워주는 가장 좋은 해법이다.

치유농업
농업·농촌 자원이나 이를 이용해 국민의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을 말한다. 치유농업의 목적은 국민 건강 증진과 농업·농촌의 지속적인 성장에 이바지하는 데 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농업으로 건강회복해요”... 경기도치유농업센터 11일 개관

  • 입력 2023.10.12 08:55
기자명성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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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치유농업센터가 지난 11일 오후 2시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시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을 비롯해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갖고 공식 운영에 들어갔다.

 

치유농업은 다양한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해 사회적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심리적, 환경적 요인을 제공해 본인의 치유 능력을 활성화한다.

이번에 개관한 치유농업센터는 경기도농업기술원 내 총 6,905㎡의 면적에 치유쉼터, 치유마루, 치유농원, 치유정원의 실외공간과 실내교육장(173㎡), 유리온실(173)㎡을 갖추고 ▲치유농업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전문교육 ▲광역치매센터, 사회서비스원 등 유관기관과 치유농장의 연계 ▲치유농장에 대한 수요와 공급 매칭 ▲실제 치유농업 체험장 운영 등 치유농업 거점기관 역할을 맡는다.

또 경증치매환자 등 치유농업 수혜대상자의 스트레스와 맥파를 측정할 수 있는 뇌파측정기를 통해 사전·사후 검사로 치유농업 프로그램 효과도 확인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경기도치유농업센터를 중심으로 경기도형 치유농장을 중점 육성해 2028년까지 치유농장을 130개로 확대하는 목표로 갖고 있다. 김석철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오랜 준비를 한 치유농업센터가 개관하는 만큼 경기도의 치유농업이 더욱 전문성 있게 성장하고 확산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명성영숙 기자 sys@ypsori.com

행복 Up! 스트레스 Down! 교사 마음 챙겨요

경북치유농업센터, 교직원 후반기 특수분야 직무연수기관 선정

노경란 기자 
 | 기사입력 2023/10/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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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10월 14일, 21일 2회에 걸쳐 경북치유농업센터에서 대구지역 초, 중, 고 교직원 40명을 대상으로 「교사 마음챙김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치유농업이란 국민의 건강 회복 및 유지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농업·농촌 자원의 활용과 이와 관련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경북치유농업센터」를 구축하여 치유농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기관과 업무협약, 치유농장 등 치유공간 조성, 치유농업 전문인력양성 등 치유농업 서비스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6월 대구광역시교육청과 치유농업 산업화 및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후속으로 「교직원 특수분야 직무연구기관」으로 선정돼 교직원들의 스트레스 경감과 정신적·심리적 건강 회복을위해 추진됐다.


직무연수에는 경상북도내 우수 치유농장 4곳이 참여해 △프로그램 전·후 건강상태측정, △목공예체험(우드버닝 마음다짐 글쓰기), △원예체험(꽃차시음, 반려식물 보금자리 만들기) △도예체험(접시 만들기 및 감정표현 그림그리기) 등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한힐링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프로그램 전·후 개인별 뇌파 측정 결과 치유농업 프로그램 1회 참여로도 스트레스 지수를 나타내는 베타파가 평균 0.5점 감소하였고, 두뇌 컨디션 점수가 평균 5.2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교직원은“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나자신이 힐링이 되는 것을 느꼈고, 오늘 얻은 긍정의 에너지를 교직생활을 하면서 아이들과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연계해 만성질환자를대상으로 한「건강팜케어치유농업 프로그램(11회)」에서도 스트레스 지수 47%, 우울감 22%, 불안감 20% 감소 등 효과를 거두었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향후 소방, 경찰, 의료, 사회서비스 분야 등 치유농업 대상을 확대하고,유형별 맞춤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여 치유농업을 통해 국민들의건강한 일상 회복에 기여 할 계획이다.


조영숙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은 “이제 농업·농촌은 단순한 식량 생산의 영역을 넘어서 치유와 휴식을 제공하는 서비스 농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치유농업을 확대해 건강한 국민, 활력있는 농업·농촌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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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큰 감정노동자 대상
전문 치유 프로그램도 도입
고부가가치 농촌산업 부각
자연찾아 산촌 이주한 가구도 최대

최근 충남 예산군 오색꽃차 치유농원. 3300㎡ 규모 꽃농장에 메리골드, 팬지를 비롯한 색색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양갱을 만들려고 열심히 꽃을 따는 가족 방문객들 손놀림이 분주하다. 재가노인복지센터 직원 20여명도 직접 딴 메리골드로 꽃차를 만들는 작업이 한창이다.

노인 생활지원사로 활동 중인 이희진씨는 “어르신들을 돌보면서 평소 스트레스를 적지 않게 받는데 이곳에 와서 스카프에 꽃물을 들여보고 직접 만든 꽃차도 마시니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싹 가신다”고 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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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부모들이 지난달 23일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원하늘농원에서 진행된 소리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전국 치유농업시설은 2017~2020년 234곳에서 지난해 353곳으로 늘었다. [사진 제공 = 제원하늘농원]

제주 조천읍에 있는 치유농장 제원하늘농원에선 구경석씨가 네살, 다섯살박이 아이들과 풋귤 따기에 여념이 없다.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딴 풋귤로 직접 귤청을 만들며 연신 까르르 웃음보를 터뜨린다.

 

구씨는 “휴일마다 아이를 데리고 치유농장을 찾는다”며 “아무것도 안하고 바람소리만 듣는 것만으로도 도시 생활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다 풀린다”고 환하게 웃었다. 2021년 문을 연 이곳은 도시인들이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사업 첫 해 2500여명이었던 방문객은 지난해 4000명으로 60%가 늘었다.

원예, 작물, 숲길 같은 농촌 자원을 활용해 지친 도시인들 심신을 회복시켜주는 치유농업 시장이 뜨고 있다. 삶에 지친 도시인은 물론 최근에는 장애인, 치매노인, 학교폭력 피해자를 위한 치유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며 고부가가치 농촌 신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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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전국 치유농업시설은 2020년만해도 234곳에 그쳤지만 코로나19 국면이 본격화한 2021년 254곳으로 늘었고 지난해 353곳까지 확대됐다. 최근 5년 새 무려 50.9%가 늘어난 셈이다.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남도가 63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55곳), 강원(46곳), 경남(39곳), 충북(22곳), 제주(10곳) 순이다.

최근 충남대 산학협력단이 산림·원예자원 경제적 편익, 치유농업에 대한 국민들 지불 의사금액 등을 조사 분석한 결과 국내 치유농업의 사회·경제적 가치는 3조7000억원인 것으로 추산됐다.

 

안기화 오색꽃차 대표는 “일반인이나 학생도 많이 찾지만 생활지원사, 사회복지사처럼 정신적인 스트레스 심한 업종 종사자들이 주기적으로 찾아 감정 치유 활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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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제주도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환상숲곶자왈공원에서 공원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식물 심기 체험을 하고 있다. 전국 치유농업시설은 2017~2020년 234곳에서 지난해 353곳으로 늘었다. [사진 제공 = 환상숲곶자왈공원]

제주 한경면에 있는 환상숲 곶자왈공원도 도시인들이 즐겨 찾는 치유농장이다. 상록수와 양치식물이 우거진 숲 곳곳에는 피톤치드를 들이마실 수 있는 산책로 2km가 조성됐다.

이형철 환상숲곶자왈 대표는 “봄, 가을에는 체험학습을 위해 방문하는 학생팀, 방학 때는 가족 단위 팀, 그 외 기간에는 젊은층이나 요양원 팀이 주로 방문한다”며 “처음에는 6000평(2만㎡)만 개방했는데 방문객이 점점 많아져 지난해 6000평을 추가로 열었다”고 전했다.

국내 치유농업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코로나19 국면 때부터다. 조용한 자연 환경을 찾아 몸과 마음을 달래려는 수요가 늘며 당시 치유농업법이 첫 시행됐고 정부 지원 근거가 마련되며 새로운 농촌 산업으로 뜨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큰 업종 단체와 협약을 맺고 체계적으로 전문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해주는 곳도 속속 등장했다.

안 대표는 “도시 생활에 지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중심으로 시골에서 여유 즐기려는 새로운 생활 양식이 유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수요가 치유농업 시장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쾌적한 자연 환경을 찾아 도시에서 산촌으로 이주하는 도시인은 사상 최대로 늘었다. 매일경제가 농림축산식품부 귀농귀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산촌으로 귀촌한 이주 가구는 2017~2019년엔 4000가구 안팎으로 정체 상태를 보였지만 2021년 처음 5000가구(5093가구) 돌파하더니 지난해 5155가구로 역대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