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사진 왼쪽부터 책거리세화 복수삼다(한국), 복문자도(중국), 육필수자문자도(일본). |
한·중·일·베트남 등 4개국 50여점 전시
무술년(戊戌年) 설을 앞두고 동아시아 각국의 '복(福)'과 관련된 자료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의 오랜 세시 풍속인 세화를 한 자리에 모아 '복을 부르는 그림-동아시아 세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세화(歲畵)는 동아시아에서 새해가 되면 복을 빌고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붓으로 그리거나 판화로 찍은 그림을 말한다. 오는 4일 개막해 6월 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특별전에는 복과 관련된 한국의 세화 목판화를 비롯해 중국 년화와 일본 우키요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베트남의 복 관련 민간판화 등 5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부귀영화나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문자도를 비롯해 입신양명 출세를 기원하는 어룡변화도와 십장생도, 부귀와 출세, 장수를 기원하는 복록수 삼성도 등 다양한 세화를 나라별로 비교해 볼 수 있다.
한국 세화로는 책거리 그림을 판화로 제작한 2폭의 책가도 세화가 처음으로 공개되며, '백살소멸만복부'와 '삼재부' 등 부적, 1800년대 한글이 포함된 달력, 채색판화로 만들어진 십장생도와 천도교세화 등 다양한 세화가 전시된다. 복(福)자 안에 100명의 동자를 자수로 새긴 북한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동도 복자 문자도'도 만날 수 있다.
'복(福)'자와 '수(壽)'자 안에 고사 속 인물들을 결합시켜 다색판화로 표현한 중국 소주 도화오 지방의 대형 년화를 비롯해 하북성 무강 지방의 '부귀화개' 책가도 다색판화, 일본 풍속화의 대가 히로시게의 칠복신 우키요에 등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중국과 일본의 작품도 여럿이다. 이밖에도 우리에겐 낯설지만 화려함을 자랑하는 베트남 민간판화 동호판화와 향총판화가 전시 개막을 기다린다.
한선학 관장은 "동아시아인들은 정원 초하루 날 부귀와 수명장수를 뜻하는 세화를 대문이나 집안에 붙여 지난해의 허물과 난관을 털고 희망의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하는 세계인들과 시민들에게 무술년 한 해가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기간 고판화박물관에서는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전통판화교육이 이루어진다. 특히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메인스타디움 옆 문화체험관에서 외국인들과 관람객을 대상으로 세화판화 인출체험을 무료로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 761-7885(고판화박물관)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