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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인물들의 크기 시기별로 다른 삶의 의미 등 부각
실제 논술기출문제를 통해 논제에 맞춰서 제시문으로 사용된 미술작품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방식으로 논술을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2005학년도 연세대학교 정시 논술고사에서 티치아노의 '인간의 세 시기'(1511~1512)라는 작품이 제시문으로 활용되었다. 논제는 "다음 제시문에 담긴 '세월이 흘러감'에 대한 생각을 '욕망'과 연관시켜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술하시오. (첫머리에 자신의 주장을 반영한 제목을 달 것. 1800자 안팎)"였다. 그림을 보면 매우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내용을 함께 표현하고 있는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작품을 자세하게 분석하면서 그 의미를 살펴보자.
제일 먼저 작품의 구도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해석해 보자. 유아기를 오른쪽, 청년기를 왼쪽, 노년기를 가운데 위쪽에 배치하여 안정감을 주는 삼각구도를 이루고 있다. 인생에 대한 진지한 사고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유아기와 청년기를 앞쪽에 배치함으로써 두 시기의 의미가 더 크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청년기에는 인물들을 가장 크게 그려 넣음으로써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임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더 나아가서 '세월의 흘러감'에 따라 인물들을 배치하고 있다. 유아기, 청년기, 노년기의 세 시기가 시계방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세월이 흘러가고 그에 따라 삶도 변화하는 과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는 인생의 순환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하겠다.
이는 청년기가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으므로 이를 크게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인물들을 보면 젊은 남녀가 서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청년기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서로 의지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게 살아가는 시기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끝으로 노년기는 지인(知人)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쓸쓸한 삶의 시기임을 보여준다. 노인이 혼자서 힘없이 고개를 숙여 해골을 잡고 앉아 있는 모습에서 소외된 채 외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노인이 해골을 안고 있다는 것은 죽음이 가까이에 있다는 의미라 하겠다.
유아기는 인생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출발선상에 있기 때문에 중간 크기로 그려져 있다. 청년기는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장 크게 그려져 있고, 노년기는 그 동안의 삶을 정리하면서 죽음을 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장 적게 그려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논제에서 요구하고 있듯이 인간의 욕망과 관련을 짓는다면 인간의 욕망은 시기별로 그 성격이 다르다고 이해할 수 있다. 아기들은 수면 욕구처럼 본능적 욕망만 있고, 젊은이들은 이성에 대한 애정과 같이 강렬한 욕망을 갖고 있으며, 노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스스로 관조하면서 죽음을 맞이하려는 단순화된 욕망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물들의 크기를 다르게 그림으로써 시기별 삶의 의미와 욕망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네 번째로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작품의 의미를 해석해 보자. 아기들은 눈을 감고 편안하게 잠자고 있다. 너무나 편안하고 행복한 모습이다. 아기들을 지키는 아기 천사마저 자기 역할을 잊은 채 깊이 잠들어 있다. 젊은 남녀는 서로 상대방을 강렬하게 바라보고 있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간절하게 갈망하는 표정이 드러난다. 노인은 허리를 숙이고 해골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선 처리 방식을 인간의 욕망과 관련지어 해석할 수 있다. 아기들이 눈을 감고 잠들어 있다는 것은 아직 세속적 욕망에 눈뜨지 않았다는 뜻이다. 젊은 남녀가 서로를 간절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은 남녀 모두 강렬한 세속적 욕망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노인이 해골을 응시하고 있는 것은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고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도 삶에 대한 미련의 욕망을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인물들의 시선 처리에 따라 인생의 시기별로 각각 다른 삶의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림의 배경을 통해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를 해석해 보자. 구름이 끼어 있는 넓은 하늘과 맨땅이 드러나 있는 푸른 들판과 더불어 인물들의 곁에 나무들을 배경으로 배치하고 있다.
아기 천사가 짚고 있는 나무는 아직 잎을 피우지 않고 있다. 인간의 욕망과 관련지어 본다면, 유아기에는 아직 세속적 욕망에 눈 뜨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청년기의 젊은 남녀의 뒤에는 숲이 우거져있다. 나뭇잎들도 녹음을 자랑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왕성한 세속적 욕망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노인의 뒤에는 잎도 가지도 남아 있지 않은 고목(枯木)만이 앙상하게 그려져 있다. 부러지고 말라서 더 이상 잎을 피우지 못할 나무의 모습이다. 이제는 더 이상 세속적 욕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화가는 작품의 배경에도 자신의 표현 의도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동국대 수시에 인용된 피카소의 '거울을 보는 소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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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선·제주중앙여고 교사·제주도교육청 톡톡튀는 논술학교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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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발둥,<여인의 세시기와 죽음> 1510 유화 48x32.5,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구구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화면 왼편의 세사람은 한 여인의 세 시기, 곧 어린소녀, 젊은 여인, 노파의 시기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림 오른편의 '죽음'이 그들과 마주한다. 언뜻 보기에 화면은 양분되어있지만 죽음은 그 경계를 지키지 않는다. 먼저 투명한 베일이 어린아이와 젊은 여인, 그리고 죽음 사이를 가로지른다. 투명한 베일' 그것은 가리지 못하는 가리개인다. 드러내는 감춤 혹은 감추는 드러냄이다. 아이는 베일로 몸의 상반부를 전부 가리지만 죽음을 목도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 여인은 국부를 가리지만 자신의 몸을 보여주지 않을 수 없고 관람객은 그것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죽음은 그 베일 마저 손에 넣고 있다. 이미 충분히 투명하지만, 죽음은 때가 되면 가리지 못하는 가리개마저 순식간에 빼앗을 것이다. 죽음이 젊은 여인을 집어삼킨 시간이 다가온다. 그러나 젊은 여인은 자신을 다듬느라, 자신의 얼굴을 비추느라 죽음을 의식하지 못한다. 한 손으로 거울을 쥐고, 다른 한손으로는 귀를 덮은 머리를 쓸어올리는 중이다. 아름다운 제 자신이 기특했을 것이다. 죽음에 맞서는 이는 늙은 여인 뿐이다. 늙은 여인은 모래시계를 든 죽음의 손을 제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 손을 완벽히 거두지는 못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늙은 여인의 다른 한 손이 젊은 여인이 보고있는 거울 을 받쳐준다는 것이다. 젊은 여인을 일깨워 죽음이 다가옴을 알려주기보다는 젊음의 아름다움을 즐기라는 듯 말이다. 한스발둥은 이 그림을 통해 삶 전체를 지배하는 죽음을 그려냈다.
<렘브란트 성서를 그리다>. 김학철 p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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