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대추리

얄읏한 공 the strAnge ball 1.2 _ 018

2007 Daechuri













노순택, 얄읏한 공 The strAnge Ball 1.0 _ 013, photograph, 2005, 대추리.
출처 : http://suntag.egloos.com/2113980


1. 사진의 묘미.

사진이 처음에 국내에 들어왔을 때 사진이 사람들의 영혼을 빼았는다는 미신이 퍼진적이 있었지요. 그 은 사실 시시껄렁한 미신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와 동시에 잘 찍히거나 좋은 순간이 포착된 사진을 접할 때 마다 사람의 영혼이 들어있다는 생각을 해 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요. 사실 사진의 가장 큰 매력은 '시공간의 포착' 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사진에 대해 생각하는 피사체의 포착과는 조금 다른 면이죠. 피사체를 포착하는 것은 단순한 증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피사체가 아닌하나의 사회적 대상,사건, 그리고 그것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포착해 내는 것은 단순한 증명거리를 넘어서 많은 이야기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2차대전 당시 파리 탈환 이후 나치에 혐력한 여성이 삭발당한 채 아이를 안고 경찰과 함께 걸어가는 장면이 찍힌 사진에서는 우리는 당시의 사회와, 사람들의 심리 등등 다양한 면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죠. 월남전의 참상을 상징하는 발가벗은 여자아이가 울면서 달려가는 사진도 있고요.

이렇게 시공간이 포착되어진 사진안에는 다양한 아이러니가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얼핏 봐서 이해되지 않거나 이상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있어서는 안될것이 있을 수도 있죠. 조작되지 않은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요. 만약에 어떠한 상황이 이사하거나, 황당하다면, 사진이 조작된것이 아니라면, 바로 그 황당함, 아이러니가 바로 사실이겠지요. 설령 그것들이 우리에게 합리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하여도 말이죠. 사진의 묘미는 바로 이런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노순택, 얄읏한 공 The strAnge Ball 1.0 _ 025, photograph, 2005, 대추리.
출처 : http://suntag.egloos.com/2113980


2. 레이돔의 정치학.

혹자들은 '한국에 지하자원이 풍부했다면 현재와 같은 경제대국이 되지 못했을 것.' 이라는 말을 합니다. 참 재미있는 말이지요. 한국에 지정학적 메리트에, 자원적인 메리트 까지 있었다면 아마, 아프리카의 자원국가 이상의 비극을 맞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러한 말이 내포하는 의미는 곱씹어 볼 만 합니다.세계의 정치 구조는 이미 세계 각국이 상호간의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또 그것을 떼어놓기도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고, 그렇기에외국의 정치 구조에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지만, 한국의 경우엔, 대리 이념전과, 대리냉전을 치루고, 그 이후에도 다양한 국제적 이익관계가 얽혀있는 지정학적 특성상, 그리고 수출 중심 국가인데다가, 아직도 분단되어 있고,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안정된 정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한국사회의 특성상, 우리는 언제나 다른 국가의 큰 이해 관계 속에서, 우리의 당연한 권리를 포기할 때가 올 수 도 있는 것이죠. 미선,효순 사건만 해도 그래요. 감정 다 빼고, 법으로 처리해도, 과실치사라고 해도 아무리 좋게 봐줘도 뭔가 부주의에 대한 처벌이 있어야 해요. 하지만 그러지 못했잖아요.
우리는 이러한 지정학적인 특성안에서 살아갑니다. 다수의 안전 보장을 위해, 사고를 낸 미군에게 제대로 된처벌 요구 한마디 못합니다. 다수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외국인 투자자가 떠날것을 우려하여, 시위, 노동운동이 죄악시 됩니다. 수출기업의 더 좋은생산여건을 위해,노동자들의 최저 임금은 낮아야 합니다.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적 분위기는 이런 우리의 현실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을 만드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외세일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쩌면 외세보다도 우리의 정치적, 사회적인 통념일지도 모르지요.




3. 얄읏한 공이 의미하는 것.

사실 2005년도에 미군 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당연하게도 제대로 된 보상이 주어질 턱이 없었겠지요. 당시 우리의 정권은 진보적 정권이었다고 하지만, 사실 진보적 정권의 허구 뒤에는 경찰이 아닌 군인들에게 보호 장구와 진압 장비를 주고 시민들을 진압하게 하는 공권력이 있었습니다. 현 정권 하였다면 엄청난 여론 폭풍이 있었겠지만 말이지요. (당시에 군생활 하고 있어서 밖의 분위기가 어땠는지 모르겠군요. 평택 주민들을 진압하는데에, 군대가 동원된건 사실입니다. 아마 17사단하고, 어디였던걸로 아는데.....)
사실 우리에게 산재해 있는 정치적 문제는 해소하는데에도 '외세'는 여전히 큰 걸림돌입니다. 외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말이지요, 물론 그렇다고 이러한 외세가 우리정부를 꼭두각시로 조종한다는 것은 비약이지만, 해외의 정치적 영향력에, 현 정부의 기초 방향과 이념이 맞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정부의 기조를 수정할 수 밖에 없는것도 사실입니다. 진보, 좌파 정부라는 노무현 정부때 외국에 군대를 파견하고, 시위를 진압하던 것도 그러한 맥락이었죠.

노순택씨의 '얄읏한 공' 시리즈는 평택 대추리의 미군 기지 이전과 맞물린 상황을 보여 줍니다. 전경들이 늘어서 있고, 싸우는 주민들, 대추리의 다양한 모습, 그 곳에 항상 동그랗고 하얀 공은 존재 합니다. 사실 이 공은 미군의 레이돔(radar+dome=radome)입니다. 이러한 레이돔이 항상 사진안에 위치하는 가운데, 전경들과 주민들은 싸우고, 기지이전을 반대하는 구호와, 기지이전을 위해 무너진 건물들이 있는 다양한 풍경 안에서도 항상 하얀 공은 마치 일종의 방관자나, 감시자 처럼 보입니다. 저는 빅브라더가 연상되더군요. 언제나 항상 우리를 감시하는 빅 브라더 말이지요.

얄읏한 공 아래 같은 공동체, 즉 같은 나라의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대립각을 세웁니다. 그 원인에는 얄읏한 공이 위치하지만, 실제로 서로 싸우고 피해를 입히는 것은 우리들 서로 입니다. 얄읏한 공은 우리를 비웃듯이 관조하고 있을 뿐이죠. 직장에서 반항할 수 없는 상사에게 욕을 먹은 후, 집에 화풀이를 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의 정치적 상황에 대항할 수 없어, 가장 만만한 서로에게 대결구도를 벌이게 되죠. 얄읏한 공은 어쩌면 평택 대추리에만 있는것이 아닌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