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맥을 잡아라] (37) 생각을 바꾸는 논술 (1)
'토끼와 거북의 경주' 정정당당한 경쟁일까?

이지영(서울청계 초등학교 교사)
'토끼와 거북'은 토끼가 자신의 실력만 믿고 만용을 부리다가 느리지만 성실한 거북에게 지고마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자만하지 말고 항상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토끼와 거북의 경주를 정당한 경쟁으로 볼 수 있을까요?

스포츠에서는 배드민턴 혼합 복식 같은 몇몇 종목을 빼고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대결을 펼치면 신체적인 차이로 인해 여성에게 불리한 상황이 많기 때문이에요. 몇 년 전, 천재 골프 소녀로 알려졌던 미국의 미셸 위 선수가 미국 남자 프로골프(PGA) 투어에 참여하여 성대결을 펼쳤던 것이 큰 화제가 되었지요. 그러나 결국 미셸 위 선수는 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하였고, 다른 선수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그때 PGA 투어에서 활약 중이던 한 남성 선수의 인터뷰입니다.

나상욱은 "남자는 여자 시합에 못나가고 여자만 남자 시합에 나오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위성미는 PGA 대회에 나와도 잃어버릴 것이 없지만 남자 선수들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위성미의 PGA 투어 대회 출전은 하나의 도전이지만 함께 치는 남자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나상욱은 "타이거 우즈 같은 선수도 상황에 따라 80타를 칠 수도 있다. 위성미보다 스코어가 나쁘게 나온 선수들로서는 다음날 신문에서 위성미와 비교된 것을 보고 기분이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5. 10. 13


토끼와 거북의 경주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점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신체적 차이가 많이 나는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거북이에게 불리하지요. 만일 토끼가 방심을 하여 잠드는 일이 없었다면 거북이는 절대 이 경주에서 이길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토끼의 입장에서도 매우 부담스러운 시합이 될 수 있습니다. 거북에게 진 토끼는 이유가 어쨌든 토끼 세계에서 더 이상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니까요.

<바꾸어 생각해 볼 점>


다리가 길고 근육이 발달하여 달리기에 유리한 신체 구조를 가진 토끼와 몸에 비해 다리가 매우 짧고 등에 딱딱한 등딱지를 지니고 다녀 달리기에 불리한 거북이의 경주가 공정한 시합일까?


다음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유도 73kg급 은메달리스트이자, 세계 랭킹 1위였던 우리나라 왕기춘 선수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대한 기사입니다. 잘 읽은 다음, 바꾸어 생각해 볼 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적어 봅시다.

왕기춘은 15일 오후 중국 광저우 화궁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유도 73kg 이하급 결승에서 일본 유도의 간판 아키모토 히로유키에게 연장 유효패를 당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상대인 아키모토가 준결승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지만 왕기춘은 상대의 부상 부위를 공격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을 펼치며 정정당당한 승부를 벌였다. 경기가 끝나고 왕기춘은 "상대의 부상을 공격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고, 아키모토는 "왕기춘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왕기춘의 인터뷰가 언론에 공개되자 포털 사이트에는 네티즌들의 아쉬운 질책과 페어플레이 정신에 대한 칭찬이 갈리며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아이디 izum**은 '착한 건지 바보인지 모르겠다. 가끔은 약을 필요가 있다. 명예 회복도 해야 하는데…….'라며 왕기춘을 질책했다. 아이디 king**은 '승부에 비겁한 건 없다. 약점을 노리는 것도 비겁한 게 아니다.'며 왕기춘의 경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정정당당한 경기에 칭찬도 이어졌다. 아이디 seok**는 '왕기춘이 대인배의 마음으로 경기를 한 거다.'고 전했고, aurd**는 '이번 패배를 거울 삼아 더 정진하길 바란다.'며 그의 무도 정신을 칭찬했다.

/마이데일리 2010. 11. 16.



<바꾸어 생각해 볼 점>


정정당당한 경주를 하기 위해서 거북이는 잠이 든 토끼를 깨워야 할까?


입력시간 : 2011/12/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