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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국제신문
- 신수건 기자 giant@kookje.co.kr
- 2012-03-02 21:57
- 3년간 사비로 등산로 정비, 백혈병 거의 완치 '기적'…동네쓰레기 수거 봉사 등도
- 부산시, 5일 13명에 '시민상'
- 부산시, 5일 13명에 '시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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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에 3년간 홀로 황령산 등산로 1.2㎞를 정비한 김정웅 씨가 2일 삽을 어깨에 메고 등산로를 따라 걸어내려 오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부산 부산진구 전포2동 주민센터 김정자(여·54) 동장은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 여름 황령산 둘레길을 순시하던 중, 감로사 뒤편 등산로에서 한 노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채 무거운 돌을 날라 계단을 만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전 8시쯤이어서 공공근로를 나올 시간도 아닌 터라 호기심이 더 생겼다.
김 동장은 노인에게 다가가 "어디 사는 분인데 이 더운 날에 계단을 만들고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 노인은 끝내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30여 분간 노인이 일하는 것을 지켜 본 김 동장은 사무실로 내려와 그를 수소문했다. 한참 품을 판 끝에 노인의 신원을 알아낸 김 동장은 그가 장애인인 데다 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까지 알고 더욱 놀랐다.
부산시민이 즐겨찾는 황령산 산책로 1.2㎞가량을 3년 동안 홀로 개설한 '황령산 지킴이'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전포2동에서만 26년째 살고 있는 김정웅(70) 씨.
그는 장애연금으로 4인 가족이 생활하는 어려운 형편인데도 사비까지 털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전포동 감로사~황령산 레포츠공원 인근 등산로를 정비했다.
그는 "주민이 애용하던 등산로였지만 관리가 안 돼 길이 너무 험하고 풀이 많아 미끄럼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며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나겠다 싶어 낫과 삽, 곡괭이를 들고 정비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부터 혹한기를 제외하고는 3년을 꼬박 등산로 정비에 매달렸다. 인근에 있는 돌을 하나씩 가져와 돌담(380m가량)을 만들었고 가파른 지역에는 계단(120m가량)을 조성했다. 또 등산객들이 쉬어가는 정자 2곳도 보수했다.
특히 그는 4급 장애인인 데다 백혈병 판정을 받은 불편한 몸으로 이런 힘든 일을 해내 감동이 더하다. 그는 "건설노동자로 일하던 1998년 전기톱으로 합판을 자르는 작업을 하다가 왼쪽 손가락 3개가 절단됐다"며 "2008년 백혈병까지 겹쳤지만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땀을 흘렸기 때문인지 거의 완치됐다"고 말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황령산 등산로 정비에만 머문 것이 아니다. 시간만 나면 소공원 정비와 동네 쓰레기 수거, 불법 광고물 정비, 자원 재활용 등 마을 가꾸기에 나섰다.
김 동장은 "지난해 추석 때 쌀을 드리려 했더니 한사코 거부했고, 5만 원짜리 상품권마저 '불우이웃돕기에 쓰라'며 고사할 정도로 진정 어린 봉사활동을 펼친 분"이라고 평가했다.
부산시는 이런 공로를 높이 평가해 오는 5일 김 씨에게 모범선행시민상을 시상한다. 이날 모범선행시민상은 김 씨를 포함해 총 13명이 수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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