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7주년] 초등 논술 해답 '생각 교과서' 어린이 신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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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세상을 향한 창’이다.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해 사실과 의견을 제시하고 해설도 해 준다. 논리적으로 쓰여진 기사를 통해 정보에 대한 판단력과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풍부한 배경 지식도 쌓을 수 있다. 신문이 논술 교육의 훌륭한 자료로 주목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년한국일보는 창간 47 주년을 맞아 신문을 활용한 논술 교육의 현장을 취재하고, 논술 전문가의 도움말을 통해 가정에서의 지도 방법 등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 NIE 논술 현장을 찾아서

서울 도곡초등 4학년 양승현 군은 요즘 논술의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지난 해부터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단계별 논술 교육이 몸에 배어 글쓰기에 자신이 붙었기 때문. 6 개월 동안 다녔던 글쓰기 학원도 그만뒀다.

“신문에 실린 여러 기사 가운데 논제로 정하고 싶은 것을 찾아 보세요.”

서울 도곡초등학교(교장 이학신) 4학년 3반 재량 활동 시간. 담임 유옥경 교사의 지도 아래 신문을 활용한 논술 수업이 한창이다. 책상 위에 신문을 펼쳐 놓고 꼼꼼히 읽어 보며 논제거리를 찾는 어린이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NIE 지면에 실린 이승엽 기사가 좋다고 생각해요.”

맨 뒷줄에 앉은 고광균 군이 이 같은 의견을 내자 어린이들의 이목이 일제히 고 군에게 쏠렸다. ‘이승엽 일본 통산 100호 홈런 기사가 어떻게 논제거리가 되지?’라는 궁금증이 들었기 때문이다. 고 군은 “100호 홈런은 끊임 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운을 뗀 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자를 논제로 삼고 싶습니다.”라고 말해 주위를 감탄케 했다.

이어진 순서는 논제의 제목 붙이기. ‘개 데리고 외출할 때 인식표 안 붙이면 벌금’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논제로 정한 어린이들은 ‘자신의 개를 잘 보살피자.’, ‘인식표 붙이기에 찬성하는가?’ 등 다양한 제목을 붙인 뒤 논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정리했다.

글의 개요 짜기는 서론 부분을 마인드 맵으로 나타낸 뒤 본론에서 주장하고 싶은 내용을 2~3 개의 중심 문장과 뒷받침 문장으로 쓰도록 진행됐다. ‘유기견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개에게 인식표를 달자.’라는 중심 문장 아래 ‘개에게 인식표를 달면 잃어버렸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다.’라는 보조 문장을 곁들이는 식이다.

개요를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논술 쓰기로 접어들자 어린이들의 손이 빨라졌다. 미리 짜 놓은 서론과 본론의 뼈대 위에 이야기를 덧붙이고, 결론을 통해 주장을 매듭짓는 솜씨가 능숙하기만하다. ‘꼬마 논객’들의 열띤 발표가 이어지면서 수업 분위기는 열기를 더해 갔다.

신문 기사 속에서 찾아낸 보물 같은 논제가 ‘인식표는 사람의 주민등록증처럼 개의 주민등록증이다.’(이현승), ‘작은 일부터 노력해야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된다.’(홍종희) 등 어린이들의 생각과 주장이 덧붙여지면서 어엿한 한 편의 논술문으로 탄생했다.

김예지 양은 “신문에 숨어 있는 논제거리를 찾아내는 것도 재미있고, 이를 갈고 닦아 생각을 표현하니 실력이 쑥쑥 느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어린이들의 논술문은 주장의 타당성과 문단 전개 방식 등에 대한 유옥경 교사의 평가를 거쳐 논술 스크랩북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유 교사는 “논술을 잘 하려면 폭 넓은 배경 지식과 사회 현상에 대한 꾸준한 관심,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글쓰기 훈련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신문에서 논제를 찾고 글을 쓰는 것이 논술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전국 최초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논술 시범 학교로 지정된 도곡초등은 ‘논술 공부’ 지도 자료집을 개발하는 등 전교생 1200여 명을 논술 왕으로 키우는 데 힘쓰고 있다. 수업 내용이 체계적이고 알찬 데다 사교육비 절감에도 도움을 줘 학부모들로부터의 호응도 뜨겁다.

NIE(신문 활용 교육)로 논술 잡기

매일 신문 읽기가 논술의 시작

요즘 어린이와 학부모들 사이에 논술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때문에 글쓰기나 논술 학원, 심지어 철학 학원까지 다니는 어린이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신문을 활용하면 어린이들의 논술 실력을 쑥쑥 키우고 사교육비 부담도 덜 수 있다.

신문이 교과서와 다른 점은 우리 나라를 비롯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현 시점의 일들을 바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신문을 '살아 있는 교과서'라고 한다. 특히 어린이 신문의 경우 독자층인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알맞은 내용과 수준의 기사를 싣는다. 읽기에 힘들지 않을 만큼 기사의 양도 적당하고, 다양한 분야의 배경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신문 기사를 활용해 어떻게 논술을 지도할 수 있을까? 다음의 기사를 예로 들어본다.

'애완용 거북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가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의 국립 질병 통제 예방 센터(CDC)는 지난 3월 애완용 거북에 의해 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 균에 감염된 4 살 아기가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애완용 거북의 판매가 증가 추세를 보여 우려된다고 5일 발표했다. CDC는 지난 해와 올해 살모넬라 계통의 변종 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15 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80 %가 질환을 앓기 얼마 전에 거북과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했음을 밝혀낸 바 있다.'(소년한국일보 2007년 7월 6일자)

논술은 '이해 - 사고 - 표현'의 과정으로 전개된다. 애완용 거북을 키우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을 제대로 알았는지를 보는 것이 '이해' 과정에 해당된다. 또 식중독에 걸리면 안 되므로 애완용 거북을 키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사고', 그리고 앞으로 애완용 거북을 키우지 않을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과 애완용 거북을 키우고 있었다면 더 이상 기르지 않는 행동이 '표현' 과정이다.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며,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문제 해결 과정이 바로 논술인 것이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신문 기사를 읽는 것만으로도 논술 학습에 한 발 다가선 것이라고 하겠다. 신문 기사의 내용이 무엇인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해결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지 등을 부모가 자녀에게 질문하면서 토론하면 논술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저학년, 특히 1학년의 경우는 신문 기사를 학부모가 읽어주어도 좋다. "엄마가 지금까지 읽어준 내용이 뭐지?"ㆍ"기사에 나온 주인공이 한 일은 무엇이지?" 등 자주 질문을 한다. 기사를 혼자서 읽을 줄 알면 그 내용에 대한 생각이나 의견을 대화를 통해 주고 받는다.

3~4학년 정도라면 어린이 신문을 보는 데 큰 어려움이 없게 된다. 스스로 기사를 찾아 읽을 줄 알게 된다. 기사를 읽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게 하거나 기사에 대해 부모와 폭 넓은 대화를 하다 보면 창의적인 사고력도 신장된다. 특히 환경이나 건강 등 어린이가 좋아하는 주제를 정해 기사를 스크랩하고 그 느낌을 쓰는 것도 좋은 학습 방법이다.

고학년은 읽는 속도가 빨라져 신문에 나온 기사 전체를 단시간에 훑어볼 수 있게 된다. 가장 관심 있는 기사를 자세히 읽게 하고 그 기사를 요약해 말하게 한 다음 자기의 의견을 말하게 하는 것이 좋은 논술 지도 방법이다. 어떤 신문 기사나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할 때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의견을 말할 때 특히 창의적인 사고력이 신장된다. 대화를 하면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음에 소개하는 것은 신문을 활용해 국어과의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모든 학습을 하며 논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①신문 기사를 읽고 기사의 제목을 적는다.

②가장 관심 있는 기사를 자세히 읽는다.

③기사의 내용을 요약해 적고 자신의 의견을 쓴다. 처음 문단에는 기사를 요약한 내용, 두 번째 문단에는 자기의 생각, 세 번째 문단에는 주장을 쓰도록 한다. 같은 내용끼리 문단을 구성하게 하는 것이 글쓰기의 기초다.

④내용을 보지 않고 쓴 것을 발표한다. 익숙해질 때까지는 쓴 내용을 보고 발표해도 좋다.

⑤학부모는 자녀가 발표한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듣는다.

5 단계에 걸친 이 방법은 모든 학년에 적용할 수 있으므로 꾸준히 학습을 한다면 논술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소진권(금성초등 교사ㆍ초등 논술 전문가)

■ Tip


신문 활용한 논술 지도법

△신문에서 논제 찾기(논술에 알맞은 논제를 스스로 터득하게 한다)

△신문 기사 요약하기(다양한 영역의 지식을 통합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기른다)

△자신의 의견 표현하기(논쟁의 여지가 있는 기사를 읽고, 자신의 생각 또는 반대되는 의견을 논박하는 글을 쓸 수 있다)

△육하원칙으로 분석하기(글을 꼼꼼히 읽고, 내용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석하도록 돕는다)

△제목과 기사 내용 활용하기(제목만 제시하고 글을 쓰거나 기사 내용에 제목을 붙임으로써 사고력을 향상시킨다)

△내용 예측하기(사진을 보여 준 뒤 기사 내용을 예측하거나, 기사 내용만 알려준 뒤 그림으로 표현해 창의력을 키운다)

신문 사설을 논술에 활용하는 법

△사설 읽기(글쓴이의 주장과 근거 찾기, 근거의 적절성 파악하기, 제시된 근거 외의 다른 근거 찾아 발표하기)

△토론하기(글쓴이의 주장에 대해 찬반 토론 하기,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글쓰기)

△관점이 다른 사설 비교하기(관점이 다른 사설 2~3 개를 읽고 비교ㆍ분석하기, 서로 다른 사설의 관점이 각기 다른 이유 말해 보기)

△내용 전개 파악하기(글의 처음ㆍ가운데ㆍ끝 부분 찾기, 처음 단계에서 문제 제시 방법 알기, 가운데 단계에서 주장 펼치는 법 알기, 끝 단계에서 주장 마무리하는 법 알기)

/초등 독서ㆍ논술 장학 자료 '손에 잡히는 초등 논술'(서울특별시교육청 펴냄) 중에서


정석만 기자 smjung@snhk.co.kr
사진=황재성 기자 goodluck@snhk.co.kr


입력시간 : 2007-07-16 1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