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zi와 함께 하는 논술] 선거는 필요한가?


[문제] 선거는 구성원이 투표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는 제도입니다. 학급의 임원부터 한 나라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까지 선거제는 대표 선출의 방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주위의 예를 들어 선거는 왜 필요한지,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나아가 [글 2]에 나오는 추첨제가 선거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 보세요. (600~800 자 안팎)

[글 1]

'고무신 선거'ㆍ'막걸리 선거'는 과거 어른들의 불법 선거 문화를 상징하는 말이다. 이제는 어린이들의 '햄버거 선거'ㆍ'피자 선거'가 그 자리를 대신할 태세다. 서울과 경기 지역 4∼6학년 초등학교 어린이 100 명에게 물어 본 결과 어린이들의 불법 선거 실태는 어른 뺨칠 정도였다.

"선거를 앞두고 햄버거, 떡볶이 등을 얻어 먹거나 선물을 받은 경험이 있나요?"란 물음에 '예'라는 응답은 22 명, '아니오'라는 대답은 78 명이었다. 일단 '향응'을 받은 경험이 있는 어린이보다 그렇지 않은 어린이가 훨씬 많았다.

그러나 어른과 비교한다면 향응을 받은 어린이 비율이 어른의 세 배에 가깝다. 2002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중앙선관위가 성인을 대상으로 불법 선거운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돈봉투ㆍ선물ㆍ선심 관광ㆍ음식물 기부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7.7 %만 '그렇다'고 대답한 것이다.

비율로 본다면 어린이의 선거 타락상이 어른보다 심각한 셈이다. 설문 조사의 보편성을 위해 부유층이 집중된 서울 강남 지역은 제외했는데도 22 %의 초등학생이 불법 선거 운동을 경험했다는 것은 자못 충격적이다.

'향응'을 받은 어린이 22명 가운데 음식이나 선물을 사 준 후보를 찍은 경우는 63.4 %(14 명). 불법 선거 운동의 '약발'이 검증된 셈이다.

/세계일보 2004년 3월 25일자

* 향응 : 특별히 융숭하게 대접함, 또는 그 대접.

[글 2]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인 아테네에서 행해졌던 여러 정치 형태 가운데서 민주주의의 기원을 찾아 볼 수 있다. 아테네에서는 직접 민주 정치를 했는데 추첨을 통해 공직자를 뽑아 공직에의 진출 기회가 모든 시민에게 평등하게 주어졌다. 아테네의 시민은 다스리는 자인 동시에 다스림을 받는 자였다.

그들의 이념은 모든 시민의 참여와 의사를 귀중히 여기는 민주주의의 구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행정관이 추첨에 의해 선출되었고, 군사위원을 제외한 모든 관리가 같은 직책을 연이어 할 수 없었다.

다수결 원칙을 철저히 준수한 아테네의 민주 정치는 현대의 민주주의 국가들조차도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꺼려 하는, 말하자면 '보통 사람의 정치적인 판단'을 존중한 민주주의였다.

[글 생각 주머니 - 50] 권장 도서는 다 읽어야 한다?

[문제 이해]

이 문제는 ‘민주주의와 국가’ 항목에 해당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학급 대표 선거 등의 예를 통해 선거의 의미와 문제점, 그리고 대안에 대한 의견을 생각해 보면서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선거 제도의 틀을 이해해 보도록 합시다.

[예시글]

우리에게 ‘대표’는 왜 필요할까? 학급 선거에서 뽑을 임원과 회장은 전체가 해야 할 결정을 대신할 사람들이다. 학급 구성원들이 모든 결정을 함께 의논해야 한다면 대부분의 시간을 회의를 하는 데 보내야 할 것이다.

선거 제도는 필요성만큼이나 문제도 많이 생길 수 있다. [글 1]에서 보듯 초등학교 어린이 회장 선거에서도 음식물이나 선물을 통한 불법 선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선출된 대표가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부작용도 벌어진다.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주인공 ‘엄석대’는 대표의 힘을 이용해 오히려 부정 행위를 하고 학급 친구들을 짓눌렀다. 전체의 의견이 오히려 대표 한 사람에게 억눌리는 경우다.

이러한 선거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민주주의의 기원이었던 아테네에서 이미 실험을 거쳤던 추첨제 방식도 학급 운영에서는 가능하다. 같은 반에 속한 친구들은 모두 학급 운영에 동참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아테네에서는 시민 모두가 다스리는 자인 동시에 다스림을 받는 자였다(글 2). 추첨을 통해 시민들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기회는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추첨제가 구성원의 권리를 보장하는 하나의 대안이 된 것이다.

추첨제가 특기와 소질을 무시한 채 운영될 단점이 있다면 집단으로 운영회를 만드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하다. 공부를 잘 하는 친구는 학습부원, 미술에 소질 있는 어린이는 미화부원, 체육을 좋아하는 친구는 체육부원을 하는 식이다.

학급 대표를 뽑는 이유는 많은 의견을 모아 효율적으로 학급을 운영하기 위해서다. 선거나 추첨제 등의 대표 선출 방식보다는 오히려 엄석대처럼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아닌 친구들을 위해 마음으로부터 봉사하는 대표를 뽑겠다는 생각이 훨씬 중요하다.

[강평]

아테네의 추첨제가 시민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 비추어 학급 구성원 모두가 학급 운영에 동참할 권리가 있음을 주장했네요. 참된 대표의 모습을 되돌아보기 위해 소설 주인공인 ‘엄석대’를 예로 들었습니다. 제시글을 근거로 학급 대표 선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점도 잘 되었습니다.

[다음 회 주제] 다음 회에는 ‘소비는 나쁜가?’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미리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입력시간 : 2006-02-07 1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