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zi와 함께 하는 논술] 소비는 나쁜가?


[문제] 최근 무분별한 소비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비가 나쁘기만 할까요? 다음의 [글 1]ㆍ[글 2]를 통해 개인의 소비 생활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소비 문화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 보세요.(600~800 자 안팎)

[글 1]

케인스라는 영국의 유명한 경제 학자가 지은 책에 나오는 이야기야.

바나나만 키우는 나라가 있었어. 그 나라 사람들은 모두 바나나를 아주 좋아했단다. 바나나는 늘 날개 돋친 듯 팔렸고 사람들은 돈을 잔뜩 벌었지.

어느 날, 나라에서 사람들에게 벌어들인 돈을 저축하라고 권했어.

"국민 여러분, 저축을 하세요. 저축을! 돈을 다 써 버리면 나중에는 맛있는 바나나를 하나도 사 먹지 못할 거예요."

사람들은 모두 돈을 열심히 모으기 시작했지.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저축을 열심히 하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어. 바나나를 마음껏 먹어 대던 사람들이 돈을 아끼느라 바나나를 덜 사 먹으니 바나나 값이 마구 떨어지기 시작했어. 바나나를 키우는 데 드는 돈은 똑같은데 값이 떨어지니까 바나나 농장은 손해를 보게 되었어.

"이런, 바나나 값이 자꾸만 떨어지네. 왜 사람들이 바나나를 실컷 사 먹지 않는 거야?"

손해를 메우기 위해 바나나 농장마다 일꾼을 줄였지.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었어. 농장 일꾼들뿐 아니라 청소부들도 일자리를 잃었단다. 월급을 못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바나나는 점점 더 안 팔렸어. 바나나 값은 또 떨어졌지. 바나나 값이 너무 떨어져 농장들은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휘청휘청 거리를 돌아다니기만 했어.

바나나를 팔아도 남는 게 없기 때문에 바나나 농장에선 이제 아예 바나나를 키우지 않았어. 사람들은 바나나가 없어 굶기 시작했어. 결국 바나나만 키우는 나라는 망해 버리고 말았단다.

/김수경의 '리틀 부자가 꼭 알아야 할 경제 이야기' 가운데

[글 2]

꺼져 가는 내수 경기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선 고소득층이 지갑을 열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다. 현재 여윳돈이 있는 계층은 고소득층뿐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소득 수준 하위 40 %에 해당하는 계층은 수입에서 지출을 빼면 적자이거나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다.

중간의 20 %도 쓰고 남은 돈이 수입의 18 %가 안 됐다. 불안한 미래를 위해 저축하기도 빠듯한 수준이다. 따라서 소비를 살리자면 상위 40 % 계층의 지갑을 여는 게 관건이다. 상위 20 % 계층은 하위 계층보다 많이 벌면서도 쓰는 데는 인색해 빈부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고소득층의 소비는 다른 소득 계층의 소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고소득층의 소비는 경기에 민감해 경기가 나빠질 때는 먼저 줄어들고 좋아지기 시작할 때도 먼저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2004년 12월 6일자 가운데

[문제 이해] ‘자본주의와 경제’ 항목에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무분별한 소비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시점에서 바람직한 소비 생활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만들어 주는 문제입니다.

제시된 글은 개인의 소비 생활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돈이 많다고 마구 쓴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요? 소비를 줄이는 것만으로 모두 잘 살 수 있을까요?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소비 문화를 만들어야 할지, 바람직한 소비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전망해 봅시다.

[예시 답안] 자기 분수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

‘뱁새는 뱁새대로, 황새는 황새대로.’ 뱁새가 황새를 ?아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질 것이고 황새에게 뱁새의 걸음걸이로 줄이라고 요구하기도 어렵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소비에 대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각자의 분수를 맞추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경제의 비중이 커져 가는 현대 사회에서 소비는 이제 단순히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한 활동이 아니다. 개인들의 소비 활동이 사회의 생산을 이끌고 국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소비는 악덕, 저축은 미덕’이라는 상식은 깨어진 지 오래다. 오히려 경제의 큰 틀에서 보면 소비를 미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글 1]처럼 케인스가 예로 든 ‘바나나만 키우는 나라’는 지나친 저축이 가져 오는 폐해를 짚고 있다.

사람들이 소비를 하지 않고 모두 저축만 하니, 상품 값이 떨어지고 생산 활동이 줄어든다. 생산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어려워진 사람들의 소비 활동은 더욱 위축된다. 결국 지나친 소비의 억제가 경제 시스템을 마비시킨다는 얘기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는 얘기다. 소비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소득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소비가 과소비다. 부자들의 씀씀이를 비난하기보다는 부자는 부자대로 서민은 서민대로 각자의 소득에 맞게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기 분수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에 대한 생각이 경제 발전을 향해 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강평]

제시된 글을 근거로 속담과 고사성어를 사용해 소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과소비에 대한 생각을 풀어 냈습니다. 개인을 넘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를 생각해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이끌어 냈군요. 주변 사례를 들어서 논리를 펼쳤다면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회 주제] 다음 회에는 ‘진정한 현대인의 가치는?’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미리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입력시간 : 2006-02-14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