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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다시 기본으로 | |||||
입력: 2006년 09월 17일 18:10:50 | |||||
최근 공개된 한 설문결과는 박이사 같은 고민을 충분히 뒷받침해주고 있다.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는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신입사원에게 가장 부족한 능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이었다. 첫번째 답변이 다름 아닌 국어 능력이었다. 국어 능력 가운데서는 기획안 및 보고서 작성, 대화 능력 부족 등이 꼽혔다. -대기업 입사자 국어능력 부족-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간 대기업 신입사원들의 국어 능력이 그 정도라면? 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영어 공부 때문에 시간을 뺏겨서?, 인터넷 만능 시대의 피할 수 없는 부산물? 여러가지 각도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겠지만 나는 그 원인을 초등학교 때부터 누적된 잘못된 국어 교육에서 찾고 싶다. 내가 만나 본 몇몇 초등학생과 학부모, 중·고등학생이 된 우리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박이사,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고민거리가 왜 나오는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초등학교 때 국어교육은 무엇보다 기초를 튼튼히 다지고 국어에 친근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낱말 풀이 이해, 짧은 글짓기, 단락 구분과 내용 파악, 요점 정리, 전체의 대강을 파악하는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 초등학교 국어 교육 현장은 이와는 동떨어져 있다. 그런 기본 단계를 뛰어넘고 책에 담긴 전체의 내용 전달에만 급급하다. 그러고는 장차 아이들의 마지막 관문인 대입 논술을 위해 무작정 책을 많이 읽으라고만 한다. 기초는 쌓지 않고 큰 집만 서둘러 지으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교과서 분량이 너무 많아 학교에서 철저하게 다뤄 줄 시간이 없습니다.” 서울 대방초등학교 박모 교사의 말이다. 기초를 가르치지 않아도 능력이 뛰어나서, 혹은 사교육으로 보충하는 이들은 따라가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국어에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이렇게 6년을 지내온 아이들의 국어 자질은 단편적이나마 중학교 평가 시험에서 나타났다. 지난 7월 중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진 제17회 국어능력인증시험(한국언어문화연구원 주관) 결과는 서술형이 평균 54.8점, 객관식은 62.8점에 불과했다. 이번 시험에서는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를 지망하는 우수 학생들이 다수 응시한 점을 감안하면 중학생들의 국어 능력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 교육부가 최근 대입 수학능력시험 언어 문항수를 60문항에서 50문항으로 줄이겠다고 한 것도 따지고 보면 난이도 조정을 떠나 학생들의 국어 능력 저하를 감안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 어려운 논술을 보기 위해 필독서를 붙잡고 씨름해야 하는 학생들의 고통은 오죽할까. -영어만 치중 초등교육 문제- 구로다 야스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은 “일본에서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다. 자기 나라 말부터 잘 해야 외국어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초등학교 때는 무엇보다 국어 교육에 치중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다. 정부는 1997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곧 영어 교육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원어민 교사 배치도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만큼 영어 교육에 관한 정부의 관심은 지대하다. 국어에 대한 관심은 어떤가. 우리나라 국어 교육 현실이 어떤지 살펴보고 그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하는 것이 순서다. 〈최병태 전국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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