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읽꾼 정경우 -

제목 :『전교 모범생』
장수경 창작 동화 / 심은숙 그림
<사계절>
8,000원


이책의 줄거리

“전교 모범상 변해룡!”
아이들이 술렁거렸다. 해룡이는 코 밑에 붙인 반창고를 만지작거리며 쭈뻣거렸다. 어젯밤에 들어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자기 이름이 불리니까 어색해서 나갈 수가 없었다. 담임 선생님이 앞으로 나오라고 손짓했다.
해룡이는 엉거주춤 서서 망설였다. 지민이가 바라보고 있다는 걸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당연히 자기 상이라고 떠들고 다녔던 영훈이는 볼이 잔뜩 부어 있었다.
“체, 숙제도 안 해오고 준비물도 빼먹는 놈이 무슨 모범생이야!”
뒤에서 대놓고 야유하는 소리도 들렸다.
“변해룡, 빨리 나와라.”
해룡이는 단상을 봤다. 빨간 모자를 쓴 체육 선생님은 못마땅한 듯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빨리 나와라.”
해룡이는 허둥지둥 나갔다. 모두가 낯설게 느껴졌다.
상장을 어떻게 받았는지 모르겠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답답하기만 했다. 급히 단상을 내려오다 하마터면 발까지 접질릴 뻔했다.
체육 선생님이 단상 옆에 서 있었다. 빨간 모자를 쓰고 여전히
퉁소를 한쪽 팔에 낀 채.
갑자기 해룡이의 몸이 불판에 놓인 오징어처럼 팍 오그라들었다.

- 전교모범생 중에서 -

읽꾼이 먼저 읽었어요

‘전교 모범생’
어떠세요? 우리 아이가 어버이날 학교 행사에서 전교생 대표로 전교모범상을 받는다면요?
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지켜보고 또한 그 학교의 모든 학부모들과 여러 선생님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말이에요. 아마 너무도 자랑스럽고 기뻐서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고모부등 모든 식구들 불러서 축하파티라도 해야겠지요? * ^^*

무슨 말이냐고요?
새로 나온 이 책 속에 살고 있는 ‘해룡’이의 이야기랍니다.
그럼 전교 모범생이라면 어떤 학생일까요? 전교생들의 모범이 되는 학생? 그럼 과연 모범이 되는
행동은 무엇일까요? 참 어렵더라고요.

노란 표지에 들쭉날쭉 써 있는 글씨 ‘전교모범생’
그리고 그 옆에는 잔뜩 찌그러지고 우그러진 얼굴 표정의 남자아이가 한명 서 있는데요.
그 울상 짓고 있는 아이가 바로 변해룡이랍니다. 그럼 해룡이가
전교 모범생냐고요?
아니요. 오히려 정반대랍니다. 해룡이는 못 말리는 개구쟁이지요.
진짜 모범생이라 불리는 반장 영훈이의 수첩 안에 학교에서 저지른 온갖 말썽들이 빡빡히 적혀 있는 친구가 바로 해룡이거든요.
그런 해룡이가 어떻게 전교 모범상을 탔냐고요?
사실은 해룡이네 학교에서는 해마다 어버이날에는 효행상과
모범상 수여식, 그리고 무용과 태권도 시범 등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린답니다.
그래서 전교생들은 모두 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무용 연습을 하느라 뒷목에는 땀띠가 날 지경이지요.
그리고 이 학교에는 ‘독사’라고 블리우는 무서운 체육선생님이 계신답니다. 부러진 퉁소를 녹색 테이프로 칭칭 동여매서 들고 다니시는 체육 선생님. 사실 그 퉁소가 부러진 것도 6학년 형을 때리다 그랬다지 뭐예요...
마지막 총연습 날 해룡이는 자기가 짝사랑하는 지민이가 깃발을 안 가져오자 자기의 깃발을 지민이에게 주고 자기가 대신 체육선생님께 퉁소로 매를 맞아요.
체육선생님이 퉁소로 엉덩짝을 내리치는 순간, 땅을 짚고 있던 손이 앞으로 확 꺽이면서 그만 얼굴이 모래바닥으로... 앞니가 두개나 부러지고 얼굴은 퉁퉁 부어오른답니다.
해룡이의 얼굴을 본 엄마는 너무나 화가 나고 학교로 달려가지요. 학교폭력을 인터넷에라도 올리겠다는 엄마의 말에 교장선생님은 전교 모범상을 해룡이에게 주는 것으로 무마합니다.
하지만 그 상을 받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던 반장 영훈이도, 떳떳하지 못 하게 상을 받은 해룡이도 마음이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모범상 비리를 외치는 부모들의 반발로 학교는 한층 더 소란스러워진답니다.
내 아이가 모범상을 받아야한다는 극성스러운 부모들, 어떻게든 무사히 정년퇴직 또는 승진이나 하려는 선생님들의 다툼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도 점점 파랗게 멍들어갑니다.

엄마 읽새님께

극성스러운 부모들. 안일하게 정년퇴직이나 바라보는 교사들.
그 속에서 이리저리 밀리고 있는 아이들.
어쩌면 우리의 지금 모습 그대로가 아닐까 반성해 봅니다.
좀더 따스하고 푸근한 마음으로 아이들 편에 서서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