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통통 초등논술]가족이 되면 왜 ‘한솥밥 먹다’라고 할까
입력: 2006년 04월 17일 15:30:02
■이야기 1

고려 시대에 불린 ‘방아 노래’에 “덜커덩 방아나 찧어, 히예. 거친 밥이나 지어, 히예. 아버님 어머님께 드리옵고, 히야해. 남기시면 내 먹으리, 히야해, 히야해”라는 구절이 있다. 이를 보아 이 시대에 쌀이 서민의 주식이 되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까지도 쌀밥은 옥밥 또는 백옥밥이라 불리었고, 명절이나 제사, 생일에나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그러기에 물에 만 흰밥을 ‘운자백’이라 하여 하늘에 뜬 구름에 비유하였고, “쌀을 밟으면 발이 삐뚤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쌀에 대해 외경심을 가지게 되었다. (관련교과:6-2 ‘읽기’ 둘째 마당 ‘좋은 쌀, 맛있는 밥’)



■이야기 2

‘한솥밥을 먹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솥밥은 ‘같은 솥에서 푼 밥’이라는 뜻이 있고, ‘한솥밥을 먹다’라는 말에는 한가족이 되었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ㄱ가수와 ㄴ영화배우가 같은 회사에 속해 일을 하거나, ㄷ선수와 ㄹ선수가 같은 팀에 속해 야구를 하게 될 경우 ‘ㄱ과 ㄴ이(또는 ㄷ과 ㄹ이) 한솥밥을 먹게 되었다’고 표현합니다. 왜 한가족이 되었다는 것을 한솥밥이라고 표현하게 되었을까요? 옛날 집에서 솥은 소중한 역할을 했습니다. 밥도 짓고, 누른 밥으로 숭늉도 끓이고, 메주도 쑤고, 잔치가 있을 때에는 돼지와 같은 짐승도 삶고, 소여물도 쑤고, 물을 데워 목욕도 했습니다. 한솥에서 나온 밥을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그만큼 정이 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솥밥을 먹고 안 먹고는 한국인에게 큰 뜻을 지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을 식구(食口)라고 부르는 것만 보아도 한솥에서 나온 밥을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인 식구는 가족이라는 말보다 정겹게 느껴집니다.

■톡톡! 술술!

1. 옛날 사람들이 ‘쌀을 밟으면 발이 삐뚤어진다’는 말을 사용한 까닭을 써봅시다. (100자 내외, 띄어쓰기 포함)

2. 우리나라에서 가족을 ‘식구’로 부르는 까닭을 설명해봅시다.

3. 〈이야기 1〉과 〈이야기 2〉를 통해 언어가 의사소통을 하는 역할 이외에 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논술해봅시다. (300자 내외, 띄어쓰기 포함)

■생각에 스프링을 달자

〈이야기 1〉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쌀과 밥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쌀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언어 속에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이야기 2〉에서는 한솥밥을 먹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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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이해준 초등논술연구소 연구원〉

〈이명진 중등논술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