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006학년도 정시 논술시험경향 및 주요대학문제 분석[주간조선]

제목 : [논술 시험 경향] ?경쟁의 공정성? ?정체성의 상실? 등 원론적 주제 많아

논술이 교육을 바꾸고 있다 -

영어 제시문은 없어지고 제시문의 양 늘어... 다양한 분야?책에서 생소한 문제 내기도

출처 : 주간조선. 2006.02.13. 1891호

















▲ 지난해와 올해의 논술시험에는 `바람직한 질서체계` 원론적인 논제가 출제됐다.

지난 1월 수험생들은 정시모집 논술고사를 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이제 대부분 대학은 논술고사를 마치고 합격자 발표까지 마쳤다. 논술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래 처음 시행된 정시모집 논술고사이기 때문에 큰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영어 제시문이 출제되지 않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변화가 크지 않았다.


다만 눈여겨볼 점은 대학별로 기존의 출제 유형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험생은 대학별 특징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특히 2007학년도 논술고사는 올해 정시 논술고사의 경향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예비 수험생은 이번에 출제된 기출문제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시험을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번 논술고사의 가장 큰 특징은 시사적인 논제보다는 매우 원론적이고 본질적인 문제가 주로 출제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최근 대입 논술고사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의 경우도 역시 ?경쟁의 공정성?(서울대), ?바람직한 질서체계?(고려대), ?불안과 사회문화의 역동성?(연세대), ?정체성의 상실?(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바람직한 한국인상?(경희대), ?언어와 사회?(이화여대) 등의 매우 원론적인 논제가 출제되었다. 역시 시사적인 논제보다는 원론적인 논제가 많았던 2005학년도의 경우와 비슷하였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2005학년도에는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서울대), ?크기의 문제?(고려대), ?욕망의 변증법?(연세대),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성균관대, 한양대), ?비현실성의 의의?(이화여대), ?문명의 관점에서 바라본 인류의 미래?(경희대), ?인간의 본성?(한국외대) 등이 출제되었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논술을 준비할 때, 원론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테마별 학습을 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좋은 답안은 제시문 이해에 달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제시문의 양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는 세 개의 사례를 주고 사례분석을 한 뒤 제시문 7개를 참고하여 자신의 견해를 쓰게 했다. 수험생이 참고하여야 할 제시문이 7개나 되었기 때문에 상당한 독해력이 요구되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도 제시문에서 공통주제를 뽑아 그에 대한 견해를 쓰게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제시문 분석을 통해 공통주제를 찾아내는 것이 답안 작성의 최대 관건이었다. 공통주제가 고려대의 경우는 ?질서?였고, 연세대의 경우는 ?불안과 사회문화의 역동성?이었는데, 만약 제시문 분석이 서툴러 공통주제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엉뚱한 방향으로 글을 썼을 것이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 지난해와 올해의 논술시험에는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 원론적인 논제가 출제됐다.


글을 분석하는 훈련은 우리가 국어 교과 시간에 늘 하는 것이다. 글을 잘 분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휘력이 풍부해야 한다. 그리고 배경지식이 많아야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글의 구조 및 글쓰기의 원리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연세대의 경우, 기존의 출제유형은 특정한 논제를 미리 가르쳐주고 그 논제와 관련된 제시문을 참고하여 논술하게 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제시문에 나타난 공통주제?를 찾아 분석하고 사회문화 현상에 적용하게끔 하는 형식을 취했다. 달라진 유형 때문에 수험생이 논제를 찾는 데 다소 당황했을 수도 있으나 그 유형이 고려대 형식에 가까웠기 때문에 아주 낯선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도 지난해에 주어진 문장을 활용하게 하는 방식에서 이번에는 주어진 사례분석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쓰게 하는 형식을 취했다. 수험생 입장에서 다소 낯선 형식이기는 했지만 지난해 문제보다는 오히려 쉬웠다는 반응이다. 다시 말해 기존에는 어려운 제시문을 통해 논제를 찾기 어렵게 해서 수험생의 실력을 평가하고자 했는데, 이번에는 논제는 쉽게 찾게 하고, 대신 그 논제에 대해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고자 했다.


하지만 나머지 대학들은 예년의 문제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예비 수험생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기출문제를 통해 출제유형, 유의사항, 분량 등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개방형?보다는 ?폐쇄형?이 많아














▲ 지난해와 올해의 논술시험에는 `문명의 관점에서 바라본 인류의 미래` 원론적인 논제가 출제됐다.

?바람직한 한국인상?(경희대)을 제시하는 개방적인 문제보다는 수험생의 견해에 선택권이 별로 없는 폐쇄형 문제가 역시 많았다. 고려대의 경우 수험생 대부분은 ?자생적 질서체계?를 바람직한 질서체계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수험생의 주장의 창의성보다는 그 주장에 이르는 과정의 창의성을 채점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경쟁의 공정성?에 대해서 논해야 하는데, 수험생은 기회의 평등과 결과의 평등으로 나누어 둘 중 하나의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다. 뻔한 결론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논술고사는 그 뻔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뻔하지 않아야 한다. 즉 폐쇄적인 결론을 개방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양대의 경우 미래사회에 기계와 함께 살아가야 할 인간은 ?새로운 인간 정체성 확립의 필요성?이 있다는 역시 뻔한 결론에 이르겠지만 그 과정은 매우 창의적 사고로 접근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수험생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선입견을 버리고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통한 접근 훈련이 필요하다. 즉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제시문이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출제되었고, 평소 쉽게 구해 읽어볼 수 없는 책들이어서 수험생은 답답한 심정이 들었을 것이다. 기존에는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스테디셀러들이 주로 출제되었다면 올해는 제시문이 ?고교 교육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들은 전혀 접할 수 없었던 것이 많았다. ?주역?(연세대), 중국 선진시대의 역사서인 ?국어(國語)?(고려대), 송두율 교수의 ?짝퉁시대?(성균관대), 환관의 ?염철론?(이화여대), 사이에 롱의 ?조선기행?, 지크프리트 겐테의 ?겐테의 한국 기행?(경희대) 등 수험생에게 생소한 글이 많이 출제되었다.


한편 신문기사(서강대), 그림 및 영화 장면(한양대) 등도 제시문이 다양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다 읽어야 하느냐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제시문이 무엇인가와 상관 없이 출제된 논제에 대한 이해력과 제시문 분석 능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 강호영 서울 성남고등학교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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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학년도 주요 대학 논술문제 분석] 동서양 고전(古典) 통해 윤리적?철학적 판단과 창의적 사고력 측정

논술이 교육을 바꾸고 있다- 출처 : 주간조선. 2006.02.13. 1891호


▶서울대 '자유'와 '경쟁'의 의미, 제한 정당화 등 분석


▶연세대 '불안'은 부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에너지


▶고려대 '질서'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하고 자기 의견 제시


▶성균관대 '모조품' 소비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 찾기


▶서강대 '실존'의 정체성과 '인간 관계'의 본질 고찰


▶한양대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정체성 연결


▶이화여대 올바른 언어사용이 기여하는 연대성과 윤리성


▶한국외대 '이기심'을 바라보는 두 가지 이론 제시

▶부산대 제시문 정확한 독해 후 그 주장에 대한 반박


논술고사는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이해하고 여러 가지 생활 체험과 독서를 통해 형성된 논리적,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과 견해를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논술의 제시문은 다양한 주제의 글이 출제된다. 특히 우리의 삶과 연관하여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바람직한 인간의 삶을 지향하는 주제,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내용과는 거리가 있어도 균형 잡힌 지식인이라면 관심을 둘 만한 가치를 가진 주제, 전공과 관련된 주제 등에 골고루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고전 텍스트 논술은 고전에서 가져온 텍스트를 대상으로 하여 텍스트가 지닌 문제점을 발견하게 하거나 특정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게 하는 문제, 문제의 원인에 대한 이해에 바탕을 두고 해결의 방향과 구체적인 실천 방침을 서술하도록 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다시 말해서 고전 텍스트 논술은 대부분 ?문제-해결형?으로 포괄할 수 있는데, 어떤 해답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①문제점을 파악하게 하는 형 ②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게 하는 형 ③문제 상황의 결과를 예측하게 하는 형 ④문제의 원인을 분석하여 해결책을 제시하게 하는 형 ⑤지향해야 할 목표나 실행방안을 논하도록 요구하는 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고전 텍스트 논술의 최근 경향은 여러 개의 텍스트가 제시문으로 주어진다.


특히 최근 논술시험은 제시문으로 긴 텍스트를 주고 특정한 문제를 발견하여 포괄적으로 서술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예 1 : 다음 세 제시문에 나타난 인간관계의 특징을 분석하고, 그 밑바탕에 깔려 있는 공통된 논리를 자신의 관점에서 비판하시오. 2. 다음 세 제시문은 현대문명이 빚어내는 부정적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술하시오.) 또한 문항이 답안의 구조를 직접적으로 지시하지 않고 수험생의 자유 재량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을 토대로 출제가 된 2006학년도 대입 논술고사는 시사적인 문제가 줄어들고, 다양한 분야의 동서양 고전이나 기사 등을 제시하고 이를 근거로 윤리적?철학적 판단과 함께 창의적 사고력을 발휘토록 요구하는 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동서양 고전을 포함한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주변의 사물과 사건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이를 비판적, 창의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목표에 부합되는 문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제시문들은 정보 기술(IT), 과학, 생명 과학(BT), 윤리학, 동양 철학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나와 ?평소 폭넓은 독서를 통해 지식과 사고방식을 체득하는 것만이 논술 대비의 왕도(王道)?라는 대학 측의 설명을 실감케 했다. 단독 제시문 대신 여러 제시문을 읽고 글을 쓰도록 하는 유형의 출제가 많아 종합적, 분석적 사고력을 측정한 경우도 많았다. 특히 전문 분야나 실생활에서의 사례를 들어 현대 사회에서의 윤리 및 철학 문제와 결부시키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었다. 서울대의 경우 그림 형제 동화집에 나오는 ?고슴도치와 토끼? 우화, 초등학교 축구팀과 성인 축구팀의 시합을 다룬 가상적 상황, 허약한 새끼고양이를 배려하는 주인 등의 사례를 주고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을 분석토록 했다. 서강대는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니콜라스 네그로폰테의 ?디지털이다?, 세계 최초의 안면 이식 수술에 대한 기사, 이청준의 ?말없음표의 속말들?에서 발췌한 제시문을 통해 인간 정체성의 본질적 위기와 실존적 의미에서의 인간 관계의 본질을 논하도록 했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문제를 논리적,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이를 문제 해결에 응용해 자기 생각을 풀어 가는 능력을 점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종합적 사고력과 분석적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외견상 별다른 공통점이 없는 제시문들로부터 공통된 주제를 찾은 뒤 답안을 쓰도록 요구하는 문제도 여럿 나왔다.


그리고 최근의 논술 출제의 특징은 고전을 주고 본질적, 철학적 문제에 대한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토록 하는 유형의 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시사 문제를 논술에서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경향은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면 각 대학별 주요 출제 경향을 살펴보자.


◆ 서울대학교

서울대학교 논술고사는 (1)논제의 핵심을 정확히 이해하고 (2)문제가 요구하는 방식으로 그 내용을 분석한 후 (3)그에 따라 설정된 주장들을 자신의 논지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4)합리적이면서도 일관성 있게 논증하는 능력과 함께 (5)창의적 사고력과 표현력이 적절히 조화되어 나타나는지를 아울러서 평가하고자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출제를 했다.


이러한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목표로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쟁 양상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와 경쟁 상황에서 인간의 자유와 그 한계를 다루는 제시문들을 학생들에게 주고, 그것을 자료로 논지를 전개하도록 하였다.


2006학년도 정시 논술고사는 사례와 제시문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례 세 가지는 능력에 차이가 있는 경쟁자들이 각기 상이한 조건 아래서 벌이는 경쟁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제시문은 경쟁 또는 경쟁과 동전의 양면을 구성하는 자유에 관하여 상이한 입장을 주장하는 인문 사회과학 문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 가지 사례를 분석하여, 대등하지 않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유형의 경쟁 상황을 파악하고, 제시문에서 자유와 경쟁의 의미, 자유와 경쟁의 제한이 정당화되기 위한 조건 등을 분석하여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요소들을 논리적으로 종합하는 능력을 발휘하고 창의적으로 사유를 전개해야 높은 점수를 얻게 된다.


◆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는 논술고사를 통해 우리 주변의 사물과 사건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이를 비판적, 창의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는 목표로, 제시문을 동서양의 고전과 현대사회에 관한 여러 책에서 선정하였다. 2006학년도에는 지난 몇 년간 논술고사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언제나 느끼는 익숙한 문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였다.


제시문으로 ?주역?(남동원, ?주역 해의?), 조지 허버트의 ?도르래?, 프로이트의 ?억압, 증후, 그리고 불안?, 리자 자딘의 ?기발한 탐구: 과학혁명의 구축과정?을 주고, 제시문 속에 보이는 ?불안의 생산성, 항존성?이 어떻게 사회문화의 역동성으로 작동하는가를 묻고 있다.


불안은 인간의 끊임없는 욕구와 결핍, 경쟁과 강박, 내재적인 소외를 불러일으키는 부정적인 요소이기도 하였지만, 개인이나 역사의 변동(진보)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역동적 에너지로 작용해 왔다는 인식을 토대로, 불안이라는 증후를 통해 사회 변동의 흐름을 성찰하게 하고, 나아가 불안이 개인이나 역사발전에 어떠한 에네르기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 사례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게 하였다. 기존의 불안에 대한 인식, 즉 긴장과 갈등, 소외 등 병리현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을 전환시켜 우리 사회의 사회문화적 현상들에 내재하는 불안의 속성과 그에 대한 인간의 ?응전?을 다시 반추하게 될 기회를 주고 있다.


◆ 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 정시모집 논술고사 문제는 ?질서?에 관한 것이다. 수험생들에게 질서의 다양한 생성 기제와 종류, 여러 속성과 측면, 그 순기능과 역기능 등에 대해 다각도에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를 통해 주어진 질서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하고 재구성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규정될 수 있는 현상에 대한 물음을 통해 수험생들이 다층적인 이해와 분석, 창조적인 사고와 표현을 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였다.


이 문제는 고려대학교가 논술 시험에서 채택하고 있는 기본 틀을 이어받고 있다. 네 개의 제시문을 통해 수험생들로 하여금 ?질서?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논제는 이 제시문들을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공통 주제를 밝히고, 제시문의 논지들이 어떠한 상호 연관 속에 있는지를 설명한 다음, 공통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일정한 분량의 제시문들은 수험생들의 이해력과 분석력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고, 그 논지들의 상호 연관 관계를 설정하도록 한 것은 수험생들의 심층적 사고 능력을 측정하고자 한 것이며,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도록 한 것은 논리력과 표현력을 평가하고자 한 것이다. 제시된 네 개의 글들은 각각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상호 협의가 없는 지배 질서에 대한 비판, 바람직한 정치 질서로서의 조화, 수적(數的) 질서의 아름다움, 그리고 자생적이고 자기 조정적(self-co-ordinating) 질서를 보여준다.


◆ 성균관대학교

성균관대학교의 출제 지침을 보면 대학에서의 수학능력과 연구의 잠재력을 평가하며 지식을 현실 문제와 연관지어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 상이한 관점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자료를 이용하여 자기 주장을 논리적?창의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다고 되어 있다. 단편적인 주제나 전형적인 시사 문제에 대한 암기를 통한 정형화된 답안 작성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하여 통합적이고도 논리적인 분석 능력을 평가하고자 한다. 또한 상반되는 두 주장에 대한 논리적 구조의 이해를 측정하고 주어진 통계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며, 논리 전개에 있어서 상호 대립되는 논거에 대한 비판적 종합 능력과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평가한다.


2006 정시 논술에서는 하나의 사회현상에 대해 상호 대립되는 논거를 근거로 학생들의 비판적 종합능력과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수험생들이 사회를 이해하고 사회현상을 통해서 문화를 분석, 평가할 수 있느냐, 통합적 사고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문제를 출제했다. 마이어스의 ?사회 심리학?, ?송두율 교수의 ?짝퉁시대?라는 글을 토대로 하여 짝퉁으로 불리는 모조품 소비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모조품 소비 현상의 문화적 함의를 논술하도록 하고 있다.


◆서강대학교

서강대학교 논술은 타 대학과 다른 뚜렷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주로 다양한 관점의 제시문을 주고 서로 관련지어 논의하는 형식을 취하는 유형의 문제를 출제한다. 제시문을 철학, 문학, 역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취택함으로써 독해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고, 제시문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다른 관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어떤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사회현상과 관련지어 이해하는 사유를 유도하고, 고전을 비롯한 다양한 양서들을 읽도록 권장한다는 출제 원칙을 지니고 있다. 이 제시문들은 고전적인 전범이 되는 글이거나 서점이나 도서관을 통해 쉽게 구해볼 수 있는 글들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들이 인문?사회 과학적인 사유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어 학문이 사회적 실천과 관련됨을 암시하는 글들을 제시한다. 물론 원전을 읽지 않은 학생도 제시문만 정확히 읽으면 논술할 수 있도록 출제한다. 단, 제시문을 읽고 정확히 분석해야 출제자가 요구하는 깊이 있는 사고를 전개할 수 있도록 출제하고 있다. 2006 정시논술에서는 제시문이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과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네그로폰테의 ?디지털이다?, 이청준의 ?말없음표와 속말들?이 출제되었는데, 이를 토대로 하여 실존의 정체성과 인간 관계의 본질에 대해 논술하도록 했다. 인간의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을 하도록 하고 있다는 특징을 보인다.


◆ 한양대학교

한양대학교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통합하여 문화현상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문제를 주로 언급하고 있다.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하나의 문화현상을 분석하는 데 올바로 활용하고, 일반적인 논의를 구체적 사례에 적용하여 이를 비판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출제한다. 지문에 담긴 현실에 대한 담론들을 정확히 분석해내는 능력을 중요시하고,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어떤 극복 방안을 창의적으로 내어놓는 측면도 평가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적절한 자신의 언어로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능력도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2006 한양대 인문계열은 ?미래 사회 인간의 정체성 및 인간과 기계의 상호 관계?를 묻는 문제로, 과학 기술의 발전과 인간의 정체성을 연결하여 생각하는 문제였다. 제시문으로는 최근 개발된 인간형 로봇 ?휴보?와 만화 ?공각기동대?의 휴머노이드 그림, 브루스 매즐리시의 저서 ?네 번째 불연속?,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 등이 주어졌다. 자연계열은 생태계 파괴 문제, 과학적 이론이 채택되는 과정, 가상 생물의 번식 과정 등 4문항이 출제되었다. 예년의 영어 제시문과 국문 제시문의 형태 대신에 그림과 만화 등의 다양한 형태로 제시문이 출제된 것이 특징이다.


◆ 이화여자 대학교

이화여대 2006학년도 논술고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하버마스의 도덕적 의식과 의사 소통적 행위, 그리고 환관의 염철론에서 발췌하였다. 이번 논술 문제의 출제 의도는 아래의 지문들을 통해 언어의 다른 측면, 즉 언어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에 관해 생각하게 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지문들에는 언어와 공동체의 연대성, 그리고 윤리성의 확보와 관련하여 언어가 행하는 긍정적 역할에 관한 여러 단서들이 제시되어 있다. 학생들은 아래의 제시문들을 자세히 검토 분석하여 언어가 올바로 사용될 때 연대성과 윤리성 확보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관해, 그리고 언어가 잘못 사용될 때에는 어떤 폐해가 야기될 수 있는지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전개해 나아가야 한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논술의 기본 전제 조건은 제시된 글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른 시각에서 작성된 글을 바탕으로 이를 비판적으로 논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다. 대학 수학을 위해서는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나 고정관념에 의한 편협한 사고에 머물지 않고, 글의 논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다양한 시각에서 비판적이고 창조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2006학년도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시 논술 문제는 이기심이라는 인간 행위의 동기를 바라보는 두 가지 대비되는 이론을 제시하여 수험생들의 분석적 이해를 측정하고자 하였다. 다양한 분야의 지문 제출을 요구한 입시 요강에 맞추어 동서양의 고전에서 각각 지문을 제출하였다. 이번 논술은 ①두 지문의 논제를 명확히 이해하여 ②두 지문의 차이를 분석한 뒤 ③자신의 주장을 가지고 제시문의 입장을 평가 할 수 있는 논지 전개 능력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제시문 1>은 자본주의 경쟁 체제를 가능케 하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의 긍정적 면을 묘사한 것으로 이기적 동기가 공공의 번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제시문 2>는 묵자의 박애사상을 잘 보여주는 지문으로 국부론과 대비될 수 있는 내용이다. 묵자의 이 글은 천하 혼란의 이유가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심에 있다고 주장하여 자기 자신이나 가족만을 위하는 이기적 욕구가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모든 혼동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출제되었다.


◆ 부산대학교

2006 부산대 정시 논술은 ?제시문의 내용을 해석하여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제시문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지문은 고등학교 철학 교과서와 장자의 ?천도(天道)?, 김만중의 ?서포만필?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의 길이가 짧은 대신 내용 속에 포함되어 있는 비유적인 표현의 내용을 정확하게 해석하여 다른 글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문제로 제시문의 정확한 독해가 문제해결의 초점이다. ?서포만필?에서는 ?체험과 경험을 통한 지식 획득?을 주장하는 ?윤편?의 주장이 전개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독서와 그림 감상?을 통한 지식 획득의 필요성에 대해 반박하는 문제이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평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