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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교사 3인이 말하는 2006 논술고사 치러보니
독해보다 표현력 중요 토론시간 많이 가져야 -출처: 조선일보 2006. 2. 20.
2006년 대학입시 정시모집의 화두는 주요대학의 논술 고사였다. 공교육 현장에서 논술 지도를 해온 교사 3명이 모여 앞으로의 경향을 분석하고, 수험생들이 어떻게 논술 준비를 해야할지, 학교는 무엇을 해야 할지 의견을 모았다. 초등학생?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논술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될 조언도 쏟아졌다.
▲ 앞으로의 논술 준비 방법을 논의하는 안광복?권희정?강호영 교사.(왼쪽부터) /이명원기자 mwlee@chosun.com
올해 논술 어땠나
안광복=내신?수능 등 다른 평가요소가 균질화돼 논술 변별력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올해는 연세대?서강대 정도를 제외하고는 제시문들이 평이했다. 특히 서울대 지원 학생들에겐 논술 충격파가 적었던 것 같다.
권희정=이번 서울대 문제는 제시문에 비중을 두기보단 해석의 폭이 넓도록 냈다. 제시문 이해력보다 창의적인 설득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문제가 좋은 문제다.
강호영=연세대는 제시문에서 ‘불안’이라는 개념을 찾아내야 했는데, 채점교수가 “승률이 반”이라고 말할 정도로 어려웠던 것 같다. 고려대에 합격한 학생은 ‘질서’라는 개념을 뽑아내기도 수월했고, 기존의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쉬웠다고 하더라.
어떤 학생들이 승리했나
안광복=논술준비를 ‘대증요법’으로 연습한 학생들은 확실히 망했다. 쓰기 테크닉보다 평소 독서와 학과 공부, 수행평가로 장기적으로 내공을 다져온 학생들이 승리했다. 논술 과외를 열심히 하고 서울대를 지원했을 때 적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권희정=강북은 논술 사교육이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아, 틀에 맞춘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질문 많고, 학생 생활 즐겁게 하고, 책 좋아하는 ‘살아있는’ 학생들이 논술 수업의 효과도 빠르고 시험도 잘 봤다.
강호영=국어시간에 배우는 글의 이해로 독해력을 키워야 한다. 학원에서 준비해주지 않은 부분에선 무력해지기 때문이다. 서울대와 고대 모두 합격한 학생에게 물었더니 “처음엔 불안해서 학원엘 가볼까 했지만, 마치고 보니 안 가길 잘했다”고 하더라.
앞으로 논술 패러다임은
권희정=지금까지는 채점을 쉽게 하기 위해 제시문에 비중을 뒀었다. ‘어렵게 읽고 맞춰 써라’에서 ‘쉽게 읽고 무겁게 생각해서 정교하게 표현하라’로 변하고 있다.
안광복=평가의 중심축이 ‘제시문 독해’ 중심에서 쓰기?표현력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대가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번 발표된 2008 서울대 통합논술 예제도 ‘짧은 제시문과 논리력’에 중심을 두고 있었다.
강호영=논술은 지식을 글에 담는 시험이고, 앞으로 그 지식에 무게중심이 갈 것이다. 그 지식획득의 가장 중요한 방법은 독서다. 책을 멀리하려면 논술을 시작하지도 말라고 한다.
권희정=주장 자체의 참신함보다 논거의 창의성이 부각되고 있다. 고전(古典)을 포함한 온갖 텍스트, 사물의 현상과 가십, 인터넷 게임과 댓글 등 일상의 궁금증을 풀기 위한 모든 활동이 그 소재가 될 것이다.
학교는 무엇을 해야하나
강호영=논술은 지금 교사 입장에서는 힘들지만, 기존의 암기식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획기적 방법이 될 수 있다. 10명씩 모여 토론하고, 각 과목 선생님들이 이에 참여하는 환경이 있으면 된다. 즉 ‘소수정예’와 ‘팀티칭(team teaching)’이 관건이다.
권희정=필독서 목록만 주는 것이 아니라, 되새김질하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토론이다. 도서관?토론실, 토론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더 잘 될 수 있다. 온라인 토론방을 활성화해 반과 학년, 학교를 넘어 교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안광복=논술의 기초체력만 돼 있다면 막판 한달이면 틀에 맞추는 것은 금방 된다. 중?고등학교에선 학생들의 정신적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데 충실하고, 각 대학들은 사전에 충분한 시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학부모들에게 조언한다
강호영=학생이나 부모나 불안해하지 말고 하나씩 부닥쳐 보라고 말하고 싶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다 해주기를 원한다. 쓰기도 싫어하고, 정답이 있는 줄 안다. 되든 안 되든 일단 써봐야 한다. 스터디 그룹을 학생들 스스로 짜서 해봐야 한다. 저학년 학부모가 논술 공부법을 문의하면 “학교 공부 열심히 시키라“고 답한다. 고학년 부모는 논술 기출문제를 같이 보고, 함께 책을 골라주거나 신문 스크랩 1주일에 1~2건 등을 해주는 정도면 된다.
안광복=대학 논술고사는 평화, 자율과 경쟁 등 인류의 보편적인 화두를 계속 다루게 되는데, 이는 문학적 감수성이 기본이 돼야 한다. 저학년 때는 글쓰기보다는 문학적 품성을 길러야 한다. 논술공부를 따로 하지말고 교과공부 속에서 해결하게 해야 한다. 숙제나 수행평가를 베끼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잘 하는 게 좋다.
〈참석자〉
안광복(35) 서울 중동고 철학?논술 교사
권희정(33) 서울 상명사대부속여고 철학?논술 교사
강호영(39) 서울 성남고 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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