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출하는 보고서가 곧 승진 청원서”(이코노믹리뷰 2006-03-06 )

출간된 지 한 달 만에 인문과학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글쓰기 전략》의 저자 연세대 정희모 교수는 “리더의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쓰기”라고 단언한다.

정 교수는 “현대는 정보화 사회”라고 전제한 뒤,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매체로써 글쓰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다. 정 교수는 지난 2004년 미국 명문대학의 글쓰기 교육현장을 둘러보고 깜짝 놀랐다고 고백한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달리, 미국 대학의 글쓰기 교육 시스템은 체계화되어 있다”며 “한국도 이런 시스템을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리더의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글쓰기
정 교수가 방문한 미국 대학은 세계적 명문인 하버드와 MIT다. 정 교수는 특히 이공계인 MIT의 글쓰기 교육현장을 보고, 글쓰기 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정 교수는 MIT 글쓰기 교육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제임스 패러디스 교수를 만나, MIT가 글쓰기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를 들어봤다.

패러디스 교수의 설명은 간단했다. MIT 학생은 대부분 사회의 리더로 성장할 것이며, 리더가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글을 쓰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리더에게는 글쓰기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사회에서는 고급인력일수록 글쓰기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사회적 리더를 길러내는 미국 대학들의 교육은 글쓰기로 시작해서 글쓰기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글쓰기와 커뮤니케이션 교육은 필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 미국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 기술인력이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 중 적어도 3분의 1은 쓰기· 편집·프리젠테이션 준비 등에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승진할수록 글쓰기와 관련된 일이 차지하는 시간의 비중은 점점 늘어난다. 중간관리자는 업무시간의 40%, 매니저는 50%를 글쓰기와 관련된 일로 보낸다는 것이다.

특히 매니저들에게 문장력은 필수라고 한다. 전체 매니저의 71%가 글쓰기가 업무에 필수적이라고 답했다. 한마디로 ‘제출하는 보고서가 곧 승진 청원서’라는 얘기다.

미국 대학교육 글쓰기로 시작해 글쓰기로 끝나

미국의 글쓰기 교육의 역사는 약 100년 이상이다. 영어를 배우러 많은 유학생들이 미국으로 건너오기 때문에, 글쓰기 과목은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미국에서 글쓰기 교육이 시작된 것은 1636년부터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국 대학의 글쓰기 교육은 각 전공 교수가 주제에 따라 글쓰기 과제를 주고, 평가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미국의 글쓰기 교육방법은 현재도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MIT의 경우만 하더라도, 글쓰기 교육에 매년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29명의 교수진은 소설가·에세이 작가·시인·번역가·전기 작가·역사가·과학자 등으로 다양하다. MIT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4과목의 글쓰기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과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설명 및 수사학, 창작, 과학기술 쓰기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뉘어진다. 학생들은 현대공상과학소설, 과학에세이, 과학저널리즘,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수사학 등 총 36과목 가운데 선택해 수강하면 된다.

하버드 대학의 경우 매주 12시간 정도 글쓰기 수업을 한다. 자습과 독서, 논문 작성, 리포트 작성 등을 감안하면, 매주 30시간 정도를 글쓰기에 투자하는 셈이다.

이처럼 미국 명문대학들은 글쓰기 교육을 점차 강화해 나가고 있다. 기술력이 신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정보화 시대에 있어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글쓰기는 단순히 생각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만들어 내고 지식을 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6년 노벨수학상 수상자인 피터 도허티 교수나 MIT의 바버라 골도프타스 교수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사고가 명확해 연구 성과가 뛰어나다”고 단언하고 있다.

위대한 과학자 중에는 위대한 작가 많아
실제로 위대한 과학자들 가운데는 위대한 작가가 많다. 지난 500년 동안 과학혁명을 주도해 왔던 코페르니쿠스·갈릴레이·뉴턴·다윈·프로이드·베게너, 슈뢰딩거·자크 모노·제임스 왓슨·레이첼 카슨 등은 단지 논문뿐 아니라 대중이 읽을 수 있는 훌륭한 책을 쓴 사람들이다.

갈릴레이는 지구중심설과 태양중심설을 믿는 두 학자와 한 명의 지식인간의 논쟁을 희곡처럼 구성한 《대화록》을 써 단숨에 유명해졌다.

다윈이 5년 동안 남미와 갈라파고스를 둘러본 후 쓴 《비글호의 항해》는 보고 경험한 것을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 문학사에서도 고전으로 꼽힌다. 진화론을 체계화한 《종의 기원》은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된 베스트셀러였다.

최근 국내 대학가의 글쓰기 교육이 강화되고, 대학마다 글쓰기 강좌가 잇달아 개설되고 있다. 또 글쓰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기관을 설립하고 있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글쓰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정 교수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글은 글쓰기를 통해 늘어난다”고 강조한다.

이어 그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기회를 많이 갖고, 발표 등을 통해 남의 지적을 받는 것도 중요하며, 독서와 자기분야에서 좋은 글을 뽑아 따라 하기 등 연습이 필요하다”고 효과적인 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제시했다.

임원이 되려면"글쓰기부터 배워라" [연합뉴스 2006.02.19 09:11:01]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두산중공업이 사내교육의 일환으로 엔지니어들을 위한 글쓰기 교육을 실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글쓰기 전문 강사인 임재춘 영남대 객원교수를 초빙해 임원과 팀장급 50여명을 대상으로 `테크니컬 라이팅'이라는 주제로 글쓰기 교육을 가졌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글쓰기 교육은 R&D 분야의 엔지니어 육성 프로그램
인 기술혁신과정의 하나로 이날 강의에서는 읽는 사람을 고려한 논리적인 글쓰기 등 간결하고 명확한 글을 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진행됐다.

두산중공업처럼 전통 제조업체에서 기술자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이나 기술 교육이 아닌 글쓰기 강의를 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두산중공업이 이같은 교육을 실시한 이유는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이 글쓰기 능력이 부족해 각종 보고서나 기술논문집 작성을 아예 포기하거나 작성하더라도 정확한 의사전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날 강의를 맡은 임 교수는 "이공계 출신 직장인들이 글쓰기에 막연한 공포를 갖기 쉽다"면서 "엔지니어도 중요 정보를 알기 쉽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윤종준 부사장은 "엔지니어들의 글쓰기 및 의사전달 능력의 부재는 기술공유 및 이전 측면에서 큰 손실이며 임원으로 승진하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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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결정(디지털 타임즈2006년 5월 22일)


김창곤 한국전산원장


얼마전 모 월간지가 국내 매출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이공계 CEO가 상경계 CEO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100대 기업 CEO 가운데 이공계 출신이 상경계를 넘어선 것은 이 잡지가 1994년 조사를 시작한지 13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더욱이 공학계열 졸업자들의 대기업 취업 비율도 여타 계열 전공자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공계 기피현상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고, 이공계 출신이 사회조직 전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공계 출신들은 대체적으로 기술에 대한 이해가 깊어 멀리 보는 안목이 발달해 있으며, 시대 변화나 트렌드 파악에도 기민하고 빠르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새로운 기회를 잡는 기회 포착력에서도 이공계 출신들의 능력이 출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직의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대응이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디지털시대, 정보통신의 시대에서는 이공계출신의 역할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비쿼터스 사회에 접어들면서 지금보다 훨씬 더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과거보다 더욱 빨리 변하고 변화의 폭도 지금 보다 훨씬 큰 미래 사회에서 코드를 미리 읽어낼 수 있는 안목과 상황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공계 출신들의 대처능력과 지혜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미래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이공계CEO가 되기 위해, 혹은 능력을 갖춘 미래형 인재가 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더 이상 국내용이 아닌 세계를 상대로 일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인터넷과 WTO라는 새로운 무역질서에 의해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고 세계는 하나의 공통체로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같은 세계화의 물결을 제대로 타려면 `세계인'으로 거듭나는 수밖에 없다. 세계인이란 다른 생각, 다른 문화, 다른 인종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시야와 개방적인 마인드를 갖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대응해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제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세계를 상대로 일하는 세계의 일꾼이라는 마인드와 더 넓은 시야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구현함으로써 세계인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식견과 교양을 넓히는 것이야말로 중요하다. 이공계 출신들은 자신의 전공분야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 전공이 아닌 타 분야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 자체를 두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공대 전공자들이 `세계인'에 동참하고 합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편협한 시각을 과감하게 털어 내야 한다. 사회, 문학, 예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식견을 넓히는 것 또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미국의 리드대학은 1학년때 그리스신화, 로마고전 같은 책 40권을 반드시 읽게 하는 등 교양과목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초가 없다면 깊이 있고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것도 시급한 사안이다. 이공계 전공자들의 경우, 프리젠테이션 발표능력, 글쓰기 능력, 설득 능력 등 자신을 표현하고 알리는 부분에 있어 요령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는다. 때로는 심각할 정도의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무리 능력과 성과가 뛰어나도 제대로 알리고 표현하는 능력이 없다면 인정도, 평가도 제대로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는 모르는 자에겐 두려움이고 아는 자에겐 즐거움이다' 라는 말처럼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미래를 선도할 기술력을 갖춘 이공대 후학들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미래사회가 원하는 진정한 인재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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