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1.09 19:12 수정 : 2014.01.0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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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ASSITEJ·이하 아시테지) 세계본부 회장 이벳 하디 |
하디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장
아시아 지역대회 참가 위해 방한
“아이들은 자신들의 상상력을 연습하고 가지고 놀 수 있는 기회나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야 자신이 지닌 가능성을 깨닫고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능력과 방법을 찾게 됩니다. 아이들이 연극을 통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9일 서울에 온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ASSITEJ·이하 아시테지) 세계본부 회장 이벳 하디(사진)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연극을 볼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아시테지는 전세계 86개 나라의 아동·청소년극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정부 국제기구이다. 이벳 하디는 9~10일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리는 ‘2014 아시테지 아시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그는 “아시테지 총회장으로서 나라마다 어떻게 연극이 다뤄지고 있고, 어떤 과제나 문제점이 있는지 늘 궁금했는데 김숙희 아시테지 한국본부 이사장이 초청해줘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연극연출가·기획자·교육자·작가로 일하는 그는 특히 고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흑백 갈등 해소를 위해 만든 ‘진실과 화해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통역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번역 속의 진실>로 세계 연극계에 화제를 모았다.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통역사들이 털어놓는 가해자들과 피해자들의 증언, 통역사들이 작업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변화 등을 음악극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 과거를 용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비롯됐죠. 개인이든 집단이든 국가든 과거를 용서해야만 할 때 그 질문은 모두에게 공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번역 속의 진실>은 2006년 르완다에서 초연된 뒤 미국·스웨덴·보스니아·남아공·크로아티아·코소보 등 13개 나라 52개 도시에서 5만5000명이 넘게 관람했다. 현재 이벳 하디는 분쟁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갈등 해결과 조정에 관한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정상영 선임기자
ch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