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돌봄파업 때 교사 투입하면 강경 대응…교장 고소"

돌봄전담사 다음달 6일 돌봄파업 예고…대체인력 필요
"교사 투입은 노조법 위반"…"파업 전에 문제 풀어야"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2020-10-23 13:27 송고

 

지난 4월14일 긴급돌봄을 실시하는 경기 안양 소재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뉴스1 © News1

돌봄전담사들이 다음 달 초 돌봄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일부 교원단체는 시·도교육청이 대체인력으로 교사를 돌봄에 투입할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3일 교사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최근 경기교사노조와 전북교사노조 등은 경기도교육청과 전북도교육청에 각각 공문을 보내고 돌봄파업이 시행될 경우 조합원이 대체인력으로 투입되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북교사노조는 돌봄전담사 파업 시에 교사를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면서 교사 조합원을 강제로 투입하면 사용자를 직권남용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43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 수행을 위해 사업과 관계없는 사람을 채용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

학교돌봄이 초·중등교육법에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돌봄업무와 법적으로 관계가 없는 교사를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면 불법이라는 것이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공문 내용처럼 대체인력을 투입할 경우 불법인지 여부를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른 시·도교육청이 어떻게 하는지도 검토해야 해서 아직 정해진 입장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교사노조연맹은 교사 대체인력 투입 여부가 위법인지 법률 검토를 마쳤으며 중앙집행위원회 차원에서 돌봄파업 시에 개별 노조가 대응할 방안을 정리한 뒤 종합적인 대응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도 "교장이나 교감이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내려온 잘못된 지침에 따라 고발될 수 있다"면서 "법적 자문한 내용을 다음 주 중으로 교장과 교감에게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전날(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종일돌봄체계특별법 폐지와 학교돌봄 법적 근거 마련을 촉구하며 다음달 6일 전국적인 돌봄파업을 예고했다.

학교돌봄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5일 교육부는 6개 교원단체와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속해있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만나 협의를 진행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한 상태다.

오는 27일 한 차례 더 협의회가 예정된 가운데 교육부가 돌봄파업을 철회시킬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출입기자단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학교돌봄 갈등이 복잡한 방정식이 되는 것 같다면서 대체인력 준비를 언급하기도 했다.

시·도교육청들은 돌봄파업 시에 돌봄대란을 방지할 대책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가운데 교육부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돌봄파업이 예고됐는데 파업까지 안 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제로 파업이 일어났을 때 교사를 사용하려고 하면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도교육청이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진행 중인 집단 임금교섭에서 돌봄전담사들이 요구하는 학교돌봄 인력운영과 처우 개선방안을 수용하면 돌봄파업 강행에 재검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복리후생 차별 해소와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돌봄전담사들이 돌봄업무를 수행한 점을 고려해 재난업무수당 지급과 휴식권 보장을 요구 중이다.


kingkong@news1

이집트서 2500년 전 80여 개 목관 무더기 발견..안에는 미라가

권윤희 입력 2020.10.21. 11:16

[서울신문 나우뉴스]

사진=EPA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사카라 유적지를 방문한 이집트 총리 무스타파 마드불리가 목관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사진=EPA 연합뉴스

이집트 카이로 남부에 위치한 사카라 유적지에서 약 2500년 전 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목관이 추가로 발견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얼마 전 목관 59개가 발견된 사카라 유적지에서 목관 80여 개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성명을 통해 사카라 유적지에서 목관 80여 개를 추가로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금박으로 장식된 형형색색의 나무 조각상이 발견됐다. 추가로 발견된 유물도 이전에 발견된 목관과 마찬가지로 고대 이집트 제26대 왕조(기원전 664년∼기원전 525년) 때의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EPA 연합뉴스

불과 2주 전 비슷한 시대의 목관이 쏟아져 나온 곳에서 또 다시 여러 점의 유물이 발견되자,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도 칼레드 엘아니니 관광유물부 장관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는 등 관심을 표했다.

이집트 고고학팀은 2주 전 지하 10~12m 깊이 갱도 3곳에서 250년 전 목관 59개를 발견했다. 대부분의 목관에는 미라가 들어 있었으며, 고대 이집트의 신 ‘프타’ 등을 형상화한 조각상도 나왔다. 보존 상태가 매우 좋고 원래 색깔도 잘 유지하고 있어 연구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EPA 연합뉴스
사진=EPA 연합뉴스

당시 엘아나니 장관은 목관들이 밀봉된 채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고고학팀이 우리의 위대한 문명에 관한 비밀을 밝히기 위해 발굴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사카라는 과거 3000년 가까이 고대 이집트 왕국의 수도였던 멤피스의 공동묘지 역할을 했다. 이집트 최초의 피라미드인 계단 모양의 ‘조세르 피라미드(Djoser Pyramid·기원전 27세기)’와 상형문자가 새겨진 우나스피라미드 등으로 유명하다. 사카라를 포함한 멤피스 유적지가 197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사진=EPA 연합뉴스
사진=EPA 연합뉴스

이집트 정부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내란으로 타격을 입은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전국에 걸쳐 고고학적 발견을 장려했다. 관광객 유입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고고학적 발견이나 발굴 홍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더욱 침체에 빠진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사카라 유적지에서 새로운 유물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지난 달에도 2500년 전 목관 27개를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나훈아, '의료진'에서 '소크라테스'로 연결한 3단계 화법의 속뜻

김고금평 기자 입력 2020.10.03. 12:36

30일 KBS 2TV 한가위 특집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사진=KBS 영상캡처


지난달 30일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 출연한 나훈아는 40분간 노래만 부른 뒤 갑자기 이런 말을 했다. “우리에겐 영웅들이 있는데, 그들은 의사와 간호사들입니다.”

그리고 이 나라를 지킨 주인공은 왕이나 대통령이 아니라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등 보통의 우리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소크라테스를 응용한 ‘테스형’이라는 노래를 부를 땐 “세월에 끌려다니지 말고 모가지를 비틀어 (세월을) 끌고 가야 한다”는 인생론도 펼쳤다.

나훈아가 이날 무대에서 사용한 의료진, 보통 국민, 소크라테스 같은 키워드들은 서로 맥락 없는 독립적 형태로 보이지만,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보면 기가 막힐 정도로 세 키워드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소크라테스가 죽기 직전, 드러낸 ‘말’의 속뜻과 그의 ‘변명’을 따라가봤다.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399년 신을 믿지 않고 청년을 선동하고 타락시켰다는 이유로 고발돼 사형선고를 받았다. 오직 이성에만 충실하고 끝까지 시와 비를 가린 뒤 소신을 말하고 실천하는 지성인이 독배를 마셔야 했던 이유는 그 시대인의 무지나 진리에 대한 외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의 ‘파이돈’ 편에서 소크라테스는 친구 크리톤에게 마지막 말을 이렇게 남겼다. “크리톤, 나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네. 기억해 두었다가 빚을 갚아 주겠나?”

30일 KBS 2TV 한가위 특집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사진=KBS 영상캡처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신(醫神)이다. 아테네에는 병으로부터 회복된 사람은 의신에게 닭 한 마리를 바치는 관습이 있었다. 마지막 순간에 소크라테스가 그런 말을 유언으로 남긴 데에는 이런 의미가 있다. 인간 마음속 병을 고치려다가 독배를 마신 자신이 언젠가 인간의 병이 고쳐지는 날, 자신을 대신해서 감사의 뜻으로 닭 한 마리를 바쳐달라는 속뜻이었던 셈.

이 닭 한 마리를 갚을 책임은 크리톤 한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온 인류가 모든 사람에게 진 빚이다.

나훈아는 코로나19라는 육체적 병을 다스리는 의료진을 향한 찬사를 통해 우리에게 남겨진 빚을 얘기했지만, 그 속뜻은 국민에게 상처 주는 정신적 병에 대한 의신의 또 다른 치유에 대한 희망사항을 꼬집은 ‘예인의 용기’였는지도 모른다.

소크라테스는 ‘변명’ 편에서 ‘무지의 자각’을 통해 지혜는 어느 한 사람에 의해 분양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또 아테네든 어떤 다른 나라든 행복을 얻거나 발전하는 경우 한 사람 또는 일군의 지도자나 사이비 현자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또는 대중 전체의 지혜의 집결로만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내가 그(정치가)보다는 현명하다고, 왜냐하면 우리는 둘 다 선이나 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데 그는 알지도 못하면서 그것을 알고 있다고 믿고, 이에 대해 나는 알지도 못하거니와 알고 있다고 믿지도 않기 때문입니다.”(‘변명’ 중에서)

30일 KBS 2TV 한가위 특집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사진=KBS 영상캡처


소크라테스는 지성인의 역할이 권력에 아부하며 일신의 영달을 도모하는 대신, 거리에 넘쳐 흐르는 인간의 마음속에서 진정한 지혜를 길어내는 데 있다고 봤다.

나훈아가 언급한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등 보통의 우리 국민은 ‘거리에 넘쳐 흐르는 인간의 진정한 지혜’의 산물인 셈이다.

소크라테스가 마신 독배는 결과적으로 우리의 축배로 다가온다. 지성인이 마신 독배는 용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남긴 ‘닭 한 마리를 빚진’ 시대가 계속된다면 인간의 병은 더 악화하고 있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의료진으로 시작해 보통 국민을 거쳐 소크라테스로 마치는 나훈아의 3단계 화법이 생뚱맞으면서도 폐부를 찌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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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훈아 ‘테스형’ 젊은이까지 잡았다…중독성 가사와 멜로디 ‘깡’ 못지 않네

나훈아 ‘테스형’ 젊은이까지 잡았다…중독성 가사와 멜로디 ‘깡’ 못지 않네

나훈아의 콘서트가 안방극장에서 대박을 친 가운데 ‘테스형!’이 화제의 곡으로 떠올랐다.

나훈아는 30일 방송된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15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 나훈아는 무대를 사로잡는 원맨쇼로 시청자를 열광하게 했다. 나훈아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공연을 통해 위로를 주고자 ‘노개런티’로 공연을 진행했다.

나훈아의 이름값과 무게감을 새삼 느낀 웅장한 무대에서 시청자가 특히 관심을 보낸 노래가 ‘테스형!’이다. ‘테스형!’은 나훈아가 지난 8월 발매한 새 앨범 ‘아홉 이야기’에 수록된 신곡이다. 작사와 작곡은 나훈아가 직접 맡았다.

나훈아는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를 ‘테스 형!’이라고 표현하며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드냐고 묻는 재미있는 가사를 붙였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먼저가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

재미 속에서도 인생의 의미를 찾는 가사는 물론 깊이 있는 음색과 리듬감은 듣는 사람을 순식간에 빠져들게 했다.

나훈아는 ‘테스형!’을 부른 뒤 “우린 지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며 살고 있다”며 “테스형에게 세상이 왜 이렇고 세월은 또 왜 저러냐고 물어봤더니 테스형도 모른다고 하더라. 세월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떻게 할수없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월은 누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가게되어있으니 이왕 세월가는 거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된다. 우리가 세월의 모가지를 딱 비틀어서 세월을 끌고가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방송 이후 ‘테스형!’은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20대에게도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20대들의 커뮤니티에는 ‘테스형!’에 중독된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테스형은 1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음원사이트와 유튜브에서도 화제다.

누리꾼은 “소크라테스를 형이라 부를 수 있는 유일한 가수”, “테스 형 못지 않은 훈아 형 짱” 등의 댓글을 남기며 ‘테스형!’을 향한 뜨거운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원문보기:
http://sports.khan.co.kr/entertainment/sk_index.html?cat=view&art_id=202010011158003&sec_id=540101#csidx8d43c98166ef055994d79425bd953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