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고등교육과 평생교육 통합 필요하다/이창원 한성대 총장·한국행정개혁학회 이사장

 

입력 2023-04-12 00:16
업데이트 2023-04-12 00:16

대학의 위기는 학령인구 감소 이전에
변하는 사회 요구 못 따라잡는 교육 탓 커
대학·지역·산업·학습자 모두 머리 맞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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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원 한성대 총장·한국행정개혁학회 이사장
오늘날 학령인구 감소,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급격한 발전, 지방 소멸, 대학 위기는 여러 다른 범주의 문제로 보이지만 사실 서로 맞물려 있는 하나의 현상이다. 대학이 직면한 위기는 오롯이 학령인구 감소에서 기인한 것처럼 회자된다. 그러나 대학의 위기를 가져온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오랜 기간 사회·산업의 변화 및 요구와 일치하지 않는 교육에 있다. 이는 대학 스스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산업과 학령인구 감소, 이에 따른 지방 및 대학 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평생교육도 다르지 않다. 사회 및 산업 측면에서 분명한 수요가 있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평생교육은 가외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운영은 하되 사실상 대학의 지원과 관심에서 외면받아 왔다. 그 주요 원인은 학령기 학생만을 중심으로 한 대학교육 체제 때문이다.

기술 발전에 대응한 직무역량 강화와 전직 교육 지원, 산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재직자 교육, 지역ㆍ산업ㆍ대학 간 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 필요성은 미래 고등교육이 평생교육 체제로 전환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결국 인구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의 통합적 고도화로의 전환은 필연적이다.

고등·평생교육이 대학 내에서 그리고 고등교육 생태계 전반에 안착해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대학부터 성인학습자와 학령기 학생의 구분 없는 고등·평생교육 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문제는 성인학습자 대상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운영하는 대학조차 행정적 편의에 따라 성인학습자를 학령기 학생과 구분하면서 충분한 지원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은 성인학습자가 대학 내 모든 교육과 지원체계에 접근할 수 있고, 학령기 학생과 비교해 차별 없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둘째, 성인학습자의 수요 및 산업·지역사회 수요에 기반한 고등·평생교육 체계의 구축이다. 재직 경험이 있는 성인학습자는 디지털 대전환 시기 4차 산업혁명 기술 확산에 따른 새로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필요로 한다. 물론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산업·지역사회와 연계한 체계적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대학 내의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재직 중인 성인학습자가 대학교육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집중이수제도, 학습경험인정제, 다학기제 등 성인 친화적인 유연 학사제도로의 개편도 필요하다.

셋째, 대학에서 성인학습자와 학령기 학생의 경계를 구분하지 않는 교육과정과 운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성인학습자는 학령기 학생과 함께 학습하는 동료이자 멘토이며, 산업체 문제를 제공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학령기 학생도 성인학습자의 학습 역량 지원을 위한 멘토가 될 수 있다. 결국 대학은 교육 및 학습 과정에서 이들이 잘 융화될 수 있도록 전공을 넘나드는 공동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역과 산업체의 수요와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평생교육 기반 동반성장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제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은 대학만의 책무는 아니다. 사회 및 산업, 지역의 수요에 부합하는 교육을 위해 지역의 기관, 산업체, 대학이 활발하게 참여하며 고등·평생교육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의 통합적 고도화는 사회·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른 대학의 위기, 산업의 위기, 지역의 위기, 그리고 학습자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실질적인 고등교육과 평생교육 통합 생태계를 실현하고, 함께 성장하며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ㆍ지역ㆍ산업ㆍ학습자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나갈 수밖에 없다.
2023-04-12 26면

[기고] 평생교육, 100세 시대에는 필수 교육이다

류명혜 전 교육과학기술연수원 교수
입력 2024.02.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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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한국 교육을 소위 트렌드로 표현한다면 ‘평생교육’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의 평생교육을 위해 정부는 문해 교육, 학점인정제, 독학에 의한 학사학위 취득, 다양한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제공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우리 한국이 학교 교육 영역에서는 물론,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해 개인의 개발과 학습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평생교육의 시대를 열었음을 의미한다.

평생교육은 ‘성인 교육(Adult Education)’을 한국말로 옮길 때 등장한 용어이다. 성인 교육의 사전적 의미는 학교 교육을 종료한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다. 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등 명칭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평생교육이 모든 연령대의 모든 사람에 대하여 적용되는 교육으로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 즉 평생교육이 성인 교육(Adult Education)에서 ‘생애 교육(Lifelong Education)’ 개념이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평생교육법이 제정, 시행됨에 따라 나타나게 되었다. 국민의 교육에 관한 헌법상 조항에 더하여 평생교육법이 규정하는 평생교육 진흥의 국가적 의무를 행하기 위하여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등 기관이 설립되었고, 기관 주도적으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평생교육의 트렌드는 인구 사회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요즘 부고에서 고인의 향년이 100세 이상인 경우가 있다. 앞으로는 그 빈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국민의 평균 수명 차원에서 60세 환갑이 노인이던 세대를 훨씬 넘어 현재는 100세 이상 건강 장수를 지향하는 시대이다. 정부는 이러한 인구 사회학적 추이와 국민 개인의 행복 추구권, 국민에게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해야 할 헌법상 책무를 조화롭게 충족할 제도와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평생교육의 진흥은 기관의 설립, 운영으로 체계적으로 추진된다. 현재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17개 광역 시도별로 평생교육진흥원 형태의 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이 기관들에 우수한 인원과 충분한 예산이 지원되어야 할 것이다. 평생교육이 성인 교육으로부터 이제는 평균 수명 100세 향유 국민의 생애 주기별 학습 수요를 충족할 생애 교육(Lifelong Education)으로 확장 일로에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기존의 인원과 예산의 확대가 필요하다.

 

인원과 예산 등 국가의 자원을 배분할 때 정부에서는 일반적으로 부처별 분야별 소요를 산정하고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하는데, 평생교육의 의미를 특히 깊이 살펴볼 것을 제안한다. 한 개인의 생애 기간이 약 80세인 시대에서 이제 100세 시대로 진입했기에 적어도 약 20%의 추가적 재정이 소요될 것이다.

평생교육 분야에 대한 추가적 자원의 투입은 국가적으로 매우 효과적인 투자가 될 것이다. 전 생애 주기별 터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금 전 국민의 중요한 사회 문제가 된 아이 돌봄과 노인 돌봄 등 생애 문제를 평생교육 개념으로 접근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국가와 지방 정부가 평생교육 진흥 목적의 가칭 ‘평생학습관’을 설치하되 이 건물에 영유아 돌봄을 위한 유아원, 유치원을 두고, 노령 돌봄을 위한 시니어 입주 및 케어 센터를 두는 방식이다. 청장년기 국민의 어린 자녀와 노부모 케어를 국가, 사회의 공적 책무로 승화시켜 청장년 세대가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게 된다. 평생교육의 진흥과 그 재정 투입은 교육의 질 제고와 복지의 증진, 그리고 국민 만족의 제고라는 일거삼득의 효과적 투자이다. 기꺼이 투자를 늘려야 한다. 한국 교육의 트렌드는 일거삼득 평생교육이고, 이제는 평생교육 시대이다.

* 평생교육사 기말과제 제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