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 전시 '어머니의 보자기展', '숨결의 연장-허동화展'
2006년 0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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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미술관에서는 한국자수박물관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展이 열린다.

3월 28일부터 5월 28일까지 열리는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1부 전시 '어머니의 보자기'에서는 조선시대 여성들이 만든 우리 옛 보자기와 자수 60여점을, 6월 2일부터 6월 25일까지 2부 전시인 '숨결의 연장-허동화 전'에서는 한국자수박물관 허동화 관장이 옛 직물로 만든 회화작품과 우리 옛 생활 도구를 이용해서 만든 오브제 작품 60여점을 선보일 예정.

1, 2 부로 연이어 진행하는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展은 옛 조상의 보자기와 생활 용품의 가치가 우리 선조의 생양식 한 면을 엿볼 수 있는 자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표현 기법과 구성 양식이 시간을 뛰어 넘어 현대로 이어지는 시간의 연속성을 보여줄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어머니의 보자기展'에서는 19세기 조선시대 궁중에서 두루 사용되어 각종 물건을 싸거나 꾸미는 데 썼던 궁보, 민간에서 다목적으로 쓰던 상용보(이불보, 옷감보 등)와 혼례시에 썼던 혼례용보를 조각보, 자수보, 자수조각보, 모시조각보, 세모조각보, 네모조각보, 혼합형 보자기 형태로 만나 볼 수 있다.



한 땀 한 땀 바늘 자국마다 우리 어머니들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보자기.

희망을 누비며 기쁨을 이어가는 마음이 조각조각 천에 스며든 자랑스러운 우리 보자기.



1988년 서울올림픽, 2005년 세계박물관대회의 피날레 전시, 예술의 나라 프랑스 니스(Nice)의 세계동양박물관 개관전에 초대 된 바 있는 한국자수박물관 소장품인 우리 전통 보자기와 자수는 세계인을 감동시키고 가슴을 벅차게 할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품이다.

얼마 전 '신비의 보자기' 전시라는 이름으로 한국자수박물관의 보자기를 선보인 뉴질랜드의 와이카토 미술관(Waikato Museum) 관장은 조선시대 보자기에 대해서 '한마디로 말해 독보적'이고 '각 보자기에서 엿볼 수 있는 섬세한 스킬은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솜씨'라고 극찬했다.



또한 우리의 보자기는 화려하다. 전통 보자기는 색실로 수놓은 자수 보자기뿐 아니라 자투리 천으로 만든 조각보를 통틀어 보더라도 백색 한 가지 색으로 된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오방색을 중심으로 서구 추상회화에서 나타나는 조형성 못지않은 다채롭고 세련된 색채 감각을 보여준다.

이는 1980년부터 현재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가진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의 초대 전시에서 이미 인정받아왔다.

그 일례로, 한 미국 디자이너는 우리 옛 조각보의 디자인 감각이 몬드리안의 기하학적 추상 미술에 버금간다고 상찬했다. 이는 그동안 하찮게 취급받아온 우리의 옛 보자기가 서양 현대 추상미술의 거장의 작품과 대등한 위치에 오르는 조형성을 인정받은 당당한 예술품임을 말해준다.

선인들의 생활 용품이었던 보자기에서 극히 현대적이고 세련된 조형 감각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점은, 표현 양식의 유사성이 보이더라도 조각보의 조형은 어디까지나 옛 여인이 일상생활에서 솜씨가 있으면 있는 대로 서투르면 서투른 대로 욕심없이 지어 낸 이름 없는 예술인의 성과이고, 우리 옛 여인들의 소담스런 꿈과 감흥, 그리고 사랑의 발로였다는 점이다.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서 만든 우리 조선시대 보자기와 자수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독창적인 작품이다.

한편 2부 전시인 '숨결의 연장-허동화 展'에서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보자기를 30년 넘게 독보적으로 수집, 연구한 한국자수박물관의 허동화 관장의 독특한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