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아량을 베풀어달라”는 중국 교민에게 달린 댓글

입력 2020-01-30 14:03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과 관련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발이 묶여 있는 한국 교민들을 위해 전세기를 투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우한 교민들의 격리 수용 장소를 두고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터져나오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상황을 지켜본 중국 교민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2년 전부터 가족들과 함께 중국 광저우에 머물며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설날을 맞아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번 사태가 독감처럼 금방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을 했죠.

그러나 갈수록 감염자수가 증가하면서 불안감이 가중됐다고 합니다. 작성자는 사태를 지켜보며 출국을 한달 정도 미뤘다고 하네요.

한국 정부가 우한에 전세기를 띄운다는 뉴스를 보고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아빠, 역시 대한민국이 진짜 최고예요. 나중에 우리도 구하러 올 수 있겠죠?”

“당연하지!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데, 국민을 당연히 구하러 오지”

그런데 그날 밤 뉴스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을 비난하는 댓글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작성자는 ‘죽으려면 거기서 죽지 왜 들어오냐라’는 댓글이 참 아팠다고 합니다.

그는 ‘내가 많이 착각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럴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가도 ‘만약 나한테 증상이 생기면 한국에서 더이상 못살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네요.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생활하지만 잠시 나와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들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한국을 사랑하며 매일 한국을 그리워하는 평범한 아이들입니다. 부디 조금만 아량을 베풀어주세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국민의 의무를 다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