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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7색 무지개展] 비 온 후 대지엔 무지갯빛 꽃밭이 핀다
그동안 밀린 전시소개를 7군데의 전시를 한 블로그에 퓨전 비빔밥 아니 뷔페식으로 상차림을 해 봤다. 그림은 그래도 백인백색이 아니라 만인만색이라 다행이죠. 21세기는 남과 얼마냐 다르냐가 경쟁력이다. 미술에서는 더욱 그렇다. 20세기는 남과 같아야 살았는데 세상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색의 만발, 꽃의 만색이다. 4월의 눈부신 봄햇살처럼 그렇게 눈부시다. 여기 형형색색의 꽃들처럼 이 세상이 그렇게 다양하고 다채로울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그 나름의 멋을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이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적어도 7가지 색과 형으로 말이다
촛불시위도 모인 사람이 의견과 생각과 견해와 관점이 다 다르다. 각양각색이다. 그래도 전혀 문제가 없다.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사람의 얼굴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듯이 이 작가는 그런 점도 잘 잡아냈다.
이처럼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듯이 한 나라의 정당은 적어도 7가지 무지갯빛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싶다. 정당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신문도 잡지고 생각도 판단도 관점도 7가지는 되어야 한다. 그것은 최소를 잡은 것이다. 사람 사는 곳에 7가지 스펙트럼도 없다면 그곳은 사람 사는 곳이 아니다.
정치색을 굳이 구분한다면 이 정도가 되면 어떨까 싶다. '우파(보수), 중도우파, 보수우파, 좌파(진보), 중도좌파, 진보좌파 그리고 중도파' 등 적어도 7가지 정치컬러가 있어야 문화국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기에 이것이 그리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 하나 [신오감도전] "그림에서 빛과 소리와 향기가 나네"
언제: 2009년 6월 7일까지 어디서: 서울시립미술관 1층전시실 02-2124-8800 www.seoulmoa.org
소리와 빛깔과 향기가 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상응의 미학을 노래한 보들레르나 "세계를 온전히 지각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모든 감각이 유기적으로 동원되어야 한다"고 했던 미디어학자 마샬 맥루한의 말처럼 현대미술의 키워드는 바로 통합(convergence)이고 백남준이 말하는 비빔밥정신(multi-media)이다.
이번 신감각전은 '통감각'이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감각 등의 모든 것을 예술의 기초가 되는 미학으로서의 통합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구텐베르크 문자혁명과 산업혁명에 이어 정보혁명시대에 도달하면서 이제는 메타감각의 시대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통감각 혹은 다중감각의 미술시대를 이번 전은 잘 보여준다.
과천국립현대미술관의 입구 중앙로비에 다보탑이나 석가탑처럼 하늘로 휘휘 감아 돌아가는 '다다익선(문화는 많으면 많을수록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좋다)'을 보면 관객들이 마치 하늘로 웅비하는 것처럼 서울시립미술관의 입구에 설치된 '서울랩소디'는 보면 언제 봐도 반갑고 즐겁다. '랩소디'라는 사전에 찾아보면 형식과 내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환상곡풍의 기악곡으로 서사적·영웅적·민족적 색채를 띤다고 되어 있다.
리스트의 민속무곡 풍의 '헝가리 광시곡(Hungarian Rhapsodies)'이 있고, 브람스의 고전 풍인 '피아노를 위한 랩소디(Rhapsodies for Piano)'가 있고, 거슈윈의 자유분방한 재즈 풍의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 1924)'가 있다면 한국에는 백남준의 탈춤 풍의 전자미술인 '서울랩소디(Rhapsody in Seoul)'가 있다.
백남준은 예술이란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독창적인 삶의 스타일이라는 것의 궁극적 효과는 '삶의 즐거움(joie de vivre)'이다. 이것을 깨달은 백남준은 그렇게 작품에 욕심을 낸 것이 이 일이 너무나 그에게 '쾌감(jouissance)'를 주기 때문이다. 축구선수가 골인 맛에 축구에 미치는 원리와 같다.
김환기의 점화(점묘화) '봄의 소리'를 보는 순간 관객의 혼과 넋은 이 그림의 블랙홀으로 빨려 든다. 감각적 착란과 환영의 바다에 빠지고 만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았을 때와 같은 전율이 온다.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의 전주곡 같다. 점들은 밤하늘에 총총 빛나는 별인가. 뉴욕에서 바라본 조국에 대한 그리움의 흔적인가.
김환기도 말년에 뉴욕에서 쓴 일기에서 "내가 그리는 선(線), 하늘 끝에 더 갔을까. 내가 찍은 점(點),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회화가 갈 데까지 가면 추상일수밖에 없지 않은가. "추상은 현대미술에서 가장 싫어하는 그 무엇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 독립적이고 순수한 정신의 결정체다"라는 어느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이런 작품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죽음도 뛰어넘는 영원한 생의 찬가인가. 잘 들어보면 봄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 속에는 우리 눈에 너무 낯익은 한반도의 산과 바다, 바람과 구름, 하늘과 노을, 별과 달, 꽃과 새 등이 보인다.
"우리 주변의 가시적 세계가 지니는 매혹적인 현상은 오히려 생명력의 접근을 더디게 하지 아닐까?" - 한묵
추상미술의 거장 한묵(韓默)은 보이는 세계보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추구하며 구도자처럼 평생 한 길을 걸었다. 그는 이 세상에 수많은 종류의 형태와 색채의 사각형을 보고 이를 다양하게 변주시킨다. 거기에 상상력과 구성력을 통해 화폭에서 시각적 착시현상을 일으키며 독창적 운동감과 율동감을 낳는다. 그의 그림 속에는 들어가면 사막 속에 오아시스처럼 뭐라 말할 수 없는 묘한 공감각의 환영들을 맛보게 된다.
관련기사 '무한한 우주, 유한한 화폭' http://www.francezone.com/bbs/view.php?id=017&no=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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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우제길, 그의 주제는 빛이고 아니면 빛과 관련된 속성과 리듬감과 무한대의 공간 확장에 관한 것이다. 번민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미묘한 빛과 어둠의 뉘앙스를 통해 조명한다. 그리고 옵아트적인 착란의 효과와 중첩되는 레이어효과로 그런 마음의 흐름을 포착한다.
그러나 '과거의 빛은 절망의 빛이었고 지금의 빛은 희망의 빛이다'라고 한 그의 말처럼 미래를 희망적으로 긍정적으로 본다. 왜냐하면 좌절과 고통이 언제나 희망과 구원의 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그의 친구인 이석우교수도 "그는 마치 내면의 불덩이를 아주 부드러운 솜뭉치로 싸놓은 사람 같다. 그는 어두움에 빛을, 구속에서 자유 와 해방을, 좌절에서 기쁨을 찾아주는 불굴의 작가정신의 소유자이며, 진실한 예술과 삶의 구도자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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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은 현대적 동양화로 철학을 그리는 시인으로 한국미술의 대표주자다. 이 작품을 보는 순간 전율이 왔다. 그의 진품을 여기서 감상할 수는 없지만 역시 대가의 작품은 다르다. 동양의 여백을 현대화하고 세계화한 작가다. <최고의 개입으로 최대의 공간을 창출하는 그의 미학>이 일본과 유럽에서도 먹힌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의 미학은 '십분의 일 미학'이다.
'십분의 일 미학'이란 바로 그림에서 10%의 개입으로 100%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얻는 것이다. 비어있는 공간은 그냥 빈 것이 아니라 그 빈 것으로 인해 채워진 것보다 더 충만하게 채워져 있다는 역설이다. 그래서 그의 바람은 서양의 그 어느 바람의 그림보다 더 위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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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미지- 촉각의 시각화'가 이번 전시의 개념 중 하나다. 이우환의 바람은 그런 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어디에선가 불어오는 알 수 없는 바람의 존재는 작가는 감각적으로 읽어내고 있다. 한국의 미를 풍류의 멋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작품에는 그런 자유분방한 기류가 강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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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어두운 시대의 사람이 내는 색이 밝을 수가 없다. 그러나 너무 아름답다. 투박하면서 깊이가 있어 보인다.
그의 작품은 정적이면서도 동적이다. 조형적 독창성도 돋보인다. 제목이 '소음'인 것은 풀어내기 쉬지 않다. 우리의 일상이 그렇게 시끄럽다는 소리인가. 아니 주변의 삶이 너무 복잡하다는 뜻인가. 사람들은 단순한 삶을 살려고 하지만 세상이 내버려두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여간 언제나 사람들에게 삶은 언제나 넘기 힘든 과도기다. 그 속에 어둠과 슬픔과 우수를 담겨 있다. 이러 작품에서 바로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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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인사아트센터에선가 안성하 전시회를 본 적 기억이 난다. 그는 참 맛있게 그림을 그린다. 담배도 피우게 싶게 한다. 맛을 그림을 표현하는 그림을 17세기 네덜란드가 세계무역의 중심지가 되던 시절 유행했지만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다. 여성은 맛있는 것, 새콤달콤한 것, 예쁜 것, 귀엽고 유쾌한 것 등을 좋아한다. 하여간 이 그림을 보면 입에서 사탕이 살살 녹는 것 같다. 사탕이 정말 깨물고 싶다.
역시 신세대작가들다운 예민한 미감과 세련된 감각이 돋보인다. 과거에는 볼 수 없는 신선함이다. 기호와 취향에 대한 보다 더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신세대가 아닌가. 멋이란 맛이라는 말에서 나오는 것인지 모른다. 맛에 대한 감각은 미적 감각과도 연관성이 높다. 맛에서 멋을 내고 색의 감각을 내고 향취의 근간을 찾아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인간의 욕망이 아니겠는가. 과거처럼 감정이나 감각에 대한 표현을 무조건 참고 절제하는 시대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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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하작가와의 인터뷰 기사 참고
http://topclass.chosun.com/board/view.asp?tnu=200710100015&catecode=J&c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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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사실주의 그림인데다 색채 역시 남다르다. 햇살이 시간대로 다르듯이 색감이 세대별 편차가 크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색감을 경험하면 이렇게 색에 대한 감각이 진화하는 모양이다. 50년대 모든 것이 검은 색이던 시절 전화기, 자동차, 양복, 신발 그 때하고 지금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 색의 진화 속에 색의 교합과 혼합 속에 날이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윤병락 작가의 홈페이지 http://www.bomulyoon.x-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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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 설치와 조각 공간과 시간 등이 통합되어 사람들의 마음에 뜨거운 꿈자리와 꽃자리를 피운다. 어떻게 보면 아슬아슬하게 붙어있는 나팔꽃 같은 알루미늄 관에 새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그 앞에 가면 기계라는 기분이 안 들고 마치 숲속에 와 있는 착각이 든다.
자연을 떠난 인간들은 이제 예술을 통해 다시 인간의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이제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자연과 가까워야 하겠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예술과라도 가까이 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예술은 예술일 뿐이라고 생활과 격리할 필요는 없다. 그리기에 미술적 그릇에 음향과 리듬과 소리와 향기와 색채와 상상과 환영을 담을 수 있으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끝으로 최덕휴, 이준, 신영상, 안병석, 차명희, 김호득, 문봉선, 윤병락, 황순일, 이용학 작가들의 남다른 관점으로 선보인 작품들을 지면상 다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네요.
# 둘 [우제길전] "시간을 초월한 공간의 확대"
언제: 2009년 4월 15일까지 어디서: UNC갤러리 02)733-2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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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을 그를 '빛의 작가'라고 한다. 하긴 미술이라는 것이 빛에 나온 것이지만 하여간 그의 빛의 응용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것으로 주변사람들의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우제길미술관 홈페이지 중에서 나오는 그의 작품경향을 여기 인용해본다. 우제길미술관 홈페이지 http://www.wooart.co.kr/
"그의 빛은 한없는 자유의 율동이며, 해방이며, 진동이다. 사물놀이 패들 중의 상모꾼의 고깔에 매달린 하얗고 긴 띠는 그의 자유에의 갈망, 목마름의 표상이다. 그 화면의 깊은 데에 그의 '짜증, 한탄, 꿈, 인생'을 모두 처 집어넣고 참으로 얄미운 것들, 마주 대하기 힘겨웠던 너의 모습까지도 모두 쓸어넣어 버리는 자의 자기해소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 빛은 그들을 가르고, 그것을 살라버리며, 힘차게 솟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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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길 그는 겹겹이 쌓인 세월 속에 매일 영원으로 가는 여행을 시작한다. 그 걸은 외롭고 힘들지만 끝까지 가다보면 언젠가 맑은 눈빛의 인생과 마주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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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를 처음 뵙고 참 말씀이 없으시다. 그림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담담하게 인생을 맞이하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사실 그의 작품은 다양하고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
그는 말하기를 "있는 사물을 그대로 그린다는 것에 대해 회의도 있었고 성격도 맞지 않았어요. 그리고 선생님의 영향도 있었고, 비구상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호기심, 창작의 본질적인 매력 같은 것에 끌려 [에포크(추상파)]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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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기질 중 하나는 어두움을 밝음으로 답답함을 시원한 창조적 상상으로 전환시키는 긍정적 창조력이다. 그런 생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작가가 빛의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를 '화가의 고집-신비한 태고의 빛깔을 찾아서'(가나아트 1989년)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바로 200년 전, 자유와 평화를 갈구했던 프랑스인들에게, 무겁게 열리는 바스티유감옥의 문틈으로 새어 나오던 그 영롱하게 빛나는 햇살, 그 빛은 그러한 반가움으로 비춰주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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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caf.or.kr/art500/woojegil/
# 셋 [경기도미술관新소장품전] "공공에게 드리는 마음의 보물"
언제: 2009년 어디서: 경기도미술관 031)481-7012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400-3 www.gmo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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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오마이뉴스기사 '쌍방형미술을 꿈꾸는 최정화의 반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58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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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미술관 창문 쪽 설치미술 바코드색채미학을 연출한다. 무지갯빛을 연상시킨다. 1989년 독일에서 처음 바코드로 결재하는 대형마트를 경험했는데 이제는 설치미술로 다시 꽃피고 있다. 바코드의 디자인은 미학적으로 빼어난 미니멀리즘요소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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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리를 찾아가는 길- Root & Route]
- 경기창작센터 개관(2009년 10월예정)에 즈음하여 경기도미술관 국내창작스튜디오 기관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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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창작센터 개관에 즈음하여 경기도미술관 국내창작스튜디오 기관토론회에 앞서 간단한 인사말을 하는 있는 김 관장의 모습이다. 관장이란 바로 프로그래머라고 할 수 있다. 돈과 사람과 프로그램을 가지고 새로운 문화의 장을 열어주는 사람이다.
요즘 지방자치단체에서 작가들의 창작과 연구를 지원하는 '레지던시와 스튜디오'를 마련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고 있다. 진정한 창작의 요람이 되려면 그 지역사회의 문화센터가 되는 지역화(local)와 함께 지구촌 작가들과 교류하는 세계화(global)의 보금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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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문화르네상스를 맞이할 100년만의 회기를 맞이하고 있다. 21세기는 경제성과 대중성과 실험성 그리고 공공성이 경계가 없는 환경에서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환경에서 문화의 도약기를 맞을 때가 되었다.
1988년 올림픽이 있었다면 20년이 지난 2008년은 우리가 문화국으로 가는 첫 발판을 마련한 해이다. 2006-2007년 한국미술시장은 엄청나게 성장하면서 거품현상도 있었으나 이제 그런 거품이 꺼지면서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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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의 정신 소통과 참여는 21세기의 모든 분야에서 화두다. 미술은 소통과 참여의 문제를 가장 고민하는 예술장르다. 그런데 거기로 가는 미술방식이라는 것이 때론 엄청나게 험난하고 어렵다. 쉽게 갈 수 있는 것도 어렵게 가는 것이 미술인듯 보인다. 그러나 결국은 그런 방식이 소통과 참여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소통을 위해서는 참여가 있어야 하고 그 참여는 조작적인 것이 아니라 자발적이어야 하며 그 자발성이 있어야 창의성이 발동하고 그 창의성은 인간을 최고의 창조적 단계에 도달하게 한다. 그리하여 이 세상의 어떤 즐거움보다 큰 위력을 발휘한다. 여기 안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석수아트 프로젝트도 그런 활동 중 하나로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홈페이지 http://saptap.egloos.com I http://resartis.org I http://stonewa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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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내 창작 스튜디오 기관 토론회 참가자로는 서진석 대안공간 루프 디렉터, 백기영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디렉터, 박찬응 석수(stone and water)아트 프로젝트 디렉터, 심규환 고양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래머, 홍순명 작가, 김희진 인사아트공간 큐레이터, 김윤환 서울문화재단 창작공간추진단장 발제자나 토론자로 참석했다.
[특별전] 경기도미술관 신소장품전(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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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 욕망의 상징물을 등장시켜 우리시대의 문명의 코드와 기호를 해석하려고 한다. 초현실적인 기법도 도비하고 있다. 그래서 뭔가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지식과 정보가 중요해지는 사회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맺기를 위한 한 도정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지식은 시공간을 추월하여 전 세계로 번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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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환은 지금 한국사회의 대표적 징후로 불면증을 꼽는다. 밤의 부산물인 깨진 술병을 모아 부엉이 전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와 불안을 암시적으로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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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의 대표주자 이불 그가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이 작품은 그의 아이디어가 역시 번뜩이는 작품으로 거울효과를 극대화했다고 할 수 있다. 공간의 재창조는 모든 조형예술의 과제이다. 그는 바로 그런 전방위적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을 이 작품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거울 속에 들어가서 맛보게 되는 신비경 무한한 깊이는 바로 우리 모두가 맛보고 싶어 하는 미지의 영역인지 모른다. 바로 그런 공간적 유혹에 빠지게 하는데 이불은 확실히 일가견을 갖추고 있다. 그는 미술계에서 군인으로 비유하면 정예부대 중에서 최전방에 배치되는 전사라고 할 수 있다.
안소연(전 삼성미술관리움 학예연구실장)이 기고한 작가이불에 대한 글을 참고하면 이 작가과 친해질 것이다.
기사주소 http://news.joins.com/article/3560516.html?ctg=1706 "그는 80년대 말부터 도발적인 나체 퍼포먼스를 벌이거나, 역겨운 괴물 형태의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 게다가 화려한 장식물로 꾸민 날 생선을 뉴욕현대미술관에 전시하면서 부패와 악취를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선사해 논란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관련 오마이뉴스 기사 '세계적 미술여전사 이불전'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07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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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건조한 세상을 구하는 애매하지만 축축한 바람이 불어와 나무 생명의 생명을 다시 살려준다. 그리고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상상의 늪에 만들어준다. 이런 안개낀 것 같은 효과는 현대인의 불확실성이라는 정서와 맞아떨어진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런 작품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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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조소과출신인 권오상은 대단한 인내력을 가진 작가다. 그는 사진으로 조각을 만든다. 다시 말해 사진조각가이다. 과거에는 전혀 없는 개념이다. 씨킴(김창일) 회장이 이끄는 아라리오 갤러리 전속작가다. 사진을 붙여나가며 입체를 만든다. 그런 시도는 자연스럽지만 사진으로 그 작업을 한다는 것이 다른 작가와 차별된다.
그는 무거운 조각이 아니라 가벼운 조각을 하고 싶어 한다. 가벼움을 경박함이 아니다. 가벼움은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시대정신이다. 모델도 없이 촬영한 필름을 프린트하여 이어 붙이는 작업은 세계미술사에서 전례가 없는 것이다. 그는 치밀하게 계산하는 작가가 아니라 온몸으로 밀고 가는 스타일이다.
그의 가벼운 조각은 역설적이기도 참을 수 없는 무거움(Unbearable Heaviness)이다. <꿈같은 여행에 대한 구겨진 계획서(1999)> <미술이 가지는 절대적 권위와 숭배에 관한 280장의 진술서(2000)> 참으로 멋진 제목이나 작품에서는 그만큼 성공적이지는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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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데오도란트타입'이라는 첫개인전이 열렸다. 겨드랑에서 암내를 은폐하기 위한 데오도란트라는 상품이 한국에서 잘 팔리지 않았지만 이 작가에게는 큰 영감을 주었다. 데오도란트가 얄팍한 눈속임의 효과를 지니듯 그의 첫작품들도 그런 은폐 의도가 TV 세트적 구조와 그림 속에 숨겨진 것인가.
첫 전시 후 나온 작품에는 광고에서 차용된 어떤 특정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요가자세로 비누거품을 묻히고 있는 '텐더(tender)'가 그렇다. 이 작품은 디오르 광고에 등장하는 비누거품 이지미들과 연관된다.
하여간 권오상은 아트선재센터 김선정씨의 눈에 띤다. <뒤엉킨 480장의 진술서>는 그가 판 첫 작품이다. 바로 김선정씨가 샀다. 그리고 2003년 작 '미스'도 큰 인기를 끈다. 이 작품도 요가자세의 인형광고에서 온 것이다.
그러나 그의 사진조각이 현대조각이라는 고지식한 집안에서 적자로 인정받으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그가 조각가문의 친자라는 이름을 얻을지는 전적으로 그의 손에 달려 있다고 미술평론가 임근준은 말한다.
(임근준 '이것이 오늘의 미술2'에서 일부내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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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덕현은 쉼 없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의 상실을 역사 속에 희미해진 옛 사랑의 추억을 복원시키는데 설치미술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그런 흔적과 발자취를 찾아가고 있다.
그의 사진은 그런 면에서 일종의 서사의 노래가 들리는 역사책이기도 하고 그림책이기도 하다. 그에게 있어 한 장의 사진을 놀라운 꿈과 위대란 이상과 자신의 예술을 구현하는 거울과 같은 것인지 모른다.
오마이뉴스 조덕현 기사 "화려하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던 두 한국여성"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26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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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자리가 아무리 화려해보여도 여자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사회적 메커니즘과 자본주의적 여성관이 바꾸지 않은 한 여성은 가시방석일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성은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라는 것은 요즘 장자연사건에서도 여지없이 들통 났다. 이 문제를 일관되게 꼬집고 있는 윤석남은 우리시대 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과 평화의 끈을 끝까지 놓지않고 우리사회를 보다 인간적인 사회로 이끌어가는 깃발과 같은 존재이다.
오마이뉴스 윤석남관련 기사 버려진 개도 품어 안은 페미니스트 작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93120
경기도미술관 소장품은 객관적 자료는 없지만 내가 보기에 전국에서 최고다. 관장의 탁월한 안목과 알뜰한 돈 씀씀이를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경기도미술관은 전국에서 제일 알짜 부자 미술관이다. 이곳을 한번 가보면 그 어느 미술관관람보다 유익할 것이다. 하긴 경기도문화재정이 전국에서 최고인지 모른다.
# 넷 [불컬렉션전-SPEAKING WITH HANDS] 손으로 빚는 인생예술
언제: 2009년 5월 24일까지 어디서: 대림미술관 02-720-0667 www.daelimmuseum.org
대림미술관에서는 미국뉴욕미술 컬렉터이자 자선사업가인 헨리불(Henry Buhl) 소장품으로 구성된 전시를 연다. 손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그림을 수집한 그의 소장품 150여점이 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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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예술로 만드는 것이 바로 손이다. 피카소의 손을 생각하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의 손동작이 바로 창조의 원천이다. 이 두아노의 사진은 재치와 유머가 넘친다. 일종의 눈속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피카소의 손은 안보이고 손모양의 빵만 보인다. 그런데 이 사진을 보는 사람은 그냥 뭔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고 빵을 손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기막힌 사진작가의 연출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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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네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컬렉터다(The most happy man from all over the world is the collector)"라고 이 말이 이해가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아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그것은 돈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이 자신이 뭘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데 10년 걸리는 사람 혹은 20년 혹은 30년 혹은 40년 걸리는 사람 혹은 죽을 때야 알게 되는 사람 그러니까 어려서 자신이 뭘 좋아하는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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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작품은 과천국립현대미술관에서 특별전을 연 적이 있다. 그는 남성에게 복수하기 위해 남성의 성기부분을 집중적으로 사진 찍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주변의 여성의 일상적 용품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합쳐 전혀 엉뚱한 설치미술을 만들어낸다. 한국의 여성작가 이불이 연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마이뉴스 메사제 기사 제목: "몸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설치미술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88022&PAGE_CD=
윤진섭 미술평론가의 참고글 http://www.daljin.com/02.730.62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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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rin Neshat(born March 26, 1957 in Qazvin, Iran) is a contemporary visual artist who lives in New York. She is known primarily for her work in film, video and photography
종교의 경직성은 때로 인간성을 파괴하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아예 총을 보여준다. 그것이 뜻하는 것은 뻔하다. 바로 자발적 신앙이 아니라 강요된 것이라는 것이다. 손에까지 경전을 쓴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신앙이 아님을 보여준다. 종교란 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인간을 위한 것인데 그 순서가 뒤바뀐 것인가. 하여간 인간의 손에 까지 쓰여진 경전을 보니 섬찟해진다. 남자의 손이지 여자의 손인도 모르겠다.
낯설고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수용은 사람들의 자가당착과 자기모순을 교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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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한 장만 봐도 이 이란 여자사진작가가 무엇을 주제로 사진을 찍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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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활활 불탄다. 손에는 힘이 있고 열이 있고 숨결이 있고 호흡이 있고 기와 에너지가 있고 인간의 삶을 마법처럼 신비한 세계로 들어가게 하는 비밀문이 있는지 모른다. 여기서는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Sarah Charlesworth(American, 1947~) who was born in East Orange, New Jersey, studied art history and painting at Barnard College, New York City. Before graduating in 1969, she studied with Douglas Huebler; a 1968 exhibition of conceptual work by Huebler, Robert Barry, Joseph Kosuth, and Lawrence Weiner influenced her decision to turn to conceptualism.
He worked as a free-lance photographer and furthered her knowledge of photography by taking classes at the New School with Lisette Model. She worked with a leftist publication for several years, and then began to produce a series of re-photographed collages, a project that occupied her for half a dec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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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의 개념미술가로 작품이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손조각을 만드는 솜씨가 빼어나다. 손이 생생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손이야말로 인간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하나의 징표가 아닌가.
Richard Humann (born 1961) is a contemporary conceptual American artist who was born and raised in Stony Point, New York. He is a graduate of the art school at Harriman College in New York. He lives and works in Williamsburg, Brooklyn and Woodstock, New York. He is married to the contemporary vocalist Susan Darmiento. Richard Humann's work has received national and international attention and was chosen for inclusion in the 2003 Venice Biennale, Venice, It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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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낀 사람들의 손은 그야말로 섬섬옥수다. 손을 찍은 때마다 굉장한 쾌감이 올 것 같다. 사진을 콜라주하는 방식이 매력적이다. 모두 다 가장 예쁜 손이다. 왜냐하면 그 손마다 길이나 매듭이나 움직임 같은 한 부분에서는 가장 아름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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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누구의 손인가. 바로 그 유명한 사진작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의 아내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의 손이다. 손이 너무 섬세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손에는 한 영혼의 감정과 인격과 솜씨와 성격까지도 어느 정도 알아차릴 수 있는 어떤 바로미터가 있다.
오키프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화가이다. 여성이 표현한 여성의 꽃이 주제이다. 이런 대담함은 바로 그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이 확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꽃의 이미지와 여성의 상징과 만나 또다른 예술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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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열도의 중심, 한지로 물들다 http://www.afpbb.co.kr/article/korean/korean-life-style/2035382/758603
종이가 주는 포용성과 흡입력과 분출력 그리고 무한정의 수용과 베품을 맛볼 수 있다.
다양한 크기의 삼각형 조각들을 한지로 감싼 오브제들이 모여 빈틈없이 치밀하게 구성된 화면으로 제작하는 전광영작가의 작품은 '프렉탈(fractal 작은구조가 전체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되풀이 되는 구조)'한 구조로 혼돈과 질서가 내재된 공간을 연출한다. 삼각형의 오브제들의 짜 맞춰진 화면이 흡사 퍼즐을 조합시킨 것 같다.
평면의 기하학적 구성을 뛰어 넘어 입체화된 화면에서 깊이를 알 수 없는 영원한 공간과 찰나의 순간을 담아낸 화면의 서사에 전율이 흐르는 작가의 작품에서 변치 않는 도전과 탐구의 정신을 통해 지금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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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이은우전] 사건을 일으키는 지평선
언제: 2009년 4월 28일까지 어디서: 대안공간루프 02-3141-1377 http://www.gallerylo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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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처음부분에 나오는 대안공간루프 디렉터 서진석의 논문 중 전반부 소제목만 여기에 옮겨본다.
미술과 자본 포스트자본주의 이후 금융화의 시작과 미술시장(전반부)
1.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집단구분해체
2. 미술시장의 금융화로 인한 투자수단으로서 미술
3. 문화의 산업화로 예술과 경제 간에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 활성화
4. 생산 유통 소비순환구조의 민주화
작년에 영국, 중국, 일본, 인도 등의 미술전문가들이 모여 홍대에서 세미나를 열렸고 그 논문들이 묶여져 책이 되었다. 관련 오마이뉴스기사 "자본의 힘이 셀까? 예술의 힘이 셀까?"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28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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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표준화와 범주화에 대해 매우 정교한 본인만의 방식으로 재조직하였다"
- 대안공간루프 공모전 심사위원 일본 큐레이터 수미토모 후미히코(Sumitomo Fumihiko)
성용희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는 이 작가는 사건을 두 가지로 분류하여 정리한다고 본다. 하나는 수학적 통계이고 또 하나는 정치적 지평이다. 작가는 사건을 습관처럼 통계화하고 수치화하는 것 같다. 또한 작가는 사건을 사회적인 현상으로 보면서 그런 결과를 낳은 것에 대한 의미화를 시도하는 것은 아닌지.
위 작품은 시라 해도 좋은 것이다. 사건을 수학공식과 같은 기호와 정치적 풍자로 풀어 낸 시로 쓴 것 같다. 시라기보다는 어떤 기표에 가까운데 하여간 이 작가는 이런 메타텍스트작업에 소질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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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업은 그야말로 온몸을 던지는 노가다작업. 작가자신과의 한판 붙은 큰 싸움이라고 할까. 요즘 데이터베이스작업이 오타쿠 작가들 사이에 성행이긴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범위를 넓게 잡지 않고 하나에 깊이 파고드는 시대인지 모른다. 거시적이라기보다는 미시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부분적으로 보면 별것이 아닌데 전체로 보면 하나의 작품으로 작가의 의도가 살아난다. 이런 작품은 작가가 즐겨 쓰는 말 그대로 '하나의 사건'이다. 우연의 사건이라고 해도 좋고 필연의 사건이라고 해도 좋다. 하여간 그 소에서 수학적 수치와 정치적 맥락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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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우리 삶에서 키워드를 이렇게 디자인화하고 있다. 은유로서의 이미지 가 아니가 이미지로서의 은유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해온 방식을 거꾸로 풀어가는 셈이다. 문자시대에서 영상시대, 텍스트시대에서 이미지시대로 바뀌고 있음을 더욱 실감나게 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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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공간의 빈틈을 노린다. 아무도 보지 못한 것을 보고 거기에 작은 구멍을 낸다. 작은 숨통을 터주는 것이다. 일상의 정치학 혹은 개인의 정치학,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페미니즘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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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은우가 친구의 축하케이크를 받고 있다. 이 작가의 일성은 '유학은 필요 없다'이다. 여행이나 연수는 갈 수 있지만 인터넷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기에 그것으로도 충분하단다. 문제는 아이디어인가보다.
이운우 작가는 1982년생으로 2008년 루프신인작가공모전에서 당선되었다. 한국예술종합대학 미술원 전문사과정을 마쳤다. 전시로는 '매일은 같지 않다(Everyday is not the same)' 상하이 2008.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 갤러리 175(2007) '시간속에서 어딘가(Somewhere in Time)' 아트선재센터(2006) 전시를 가짐.
# 여섯 [전미경전] 씨앗에게 말을 걸다
언제: 2009년 4월 7일까지 어디서: 갤러리 라메르 02-730-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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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평론가 김영호선생님(중앙대교수 제주도립미술관총감독)도 미술세계 디자인 김미영팀장님도 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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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의 자연을 인간의 손으로 화폭에 옮겨놓은 것 같다. 작가는 자연을 수집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다시 꿰맨다.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자연이 조형이 되어 다시 화폭에서 꿈을 꾸고 춤도 추고 노래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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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껍질이 무지개처럼 하늘에 화살모양을 내며 조용히 웃는다. 저렇게 은은한 미소를 보기가 힘들다. 꿈틀거린다. 파도처럼 출렁인다. 나무껍질이 자연의 향기와 소리와 빛깔을 내며 사람의 마음을 마냥 흔들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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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평론가 고충환선생님이 이번 전의 서문을 써 주셨다. 내용을 다시 보고 계시다. 서문의 제목은 '향수를 자아내는 심의적 풍경(Mental Landscape that evokes Nostalgia)'이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풍부하게 섞여 만든 작품을 말씀하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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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무와 같은 무늬들 삶이 돌고 돈다. 빨강과 파랑으로 시작도 끝도 없이 순환한다. 자연의 순환처럼 인생도 순환한다. 인생은 반복하면서 진화한다. 직선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돌면서 앞으로 간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얽히고설켜 돌아간다. 돌아가는 것이 바로 가는 것이다. 그런 리듬과 운율이 바느질하듯 나무껍질에 수놓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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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 금박이 들어간다. 너무나 순수하게 우러나는 것만으로는 마음이 허전해진 모양이다. 조금은 화려한 변신을 했다. 그런 변신까지도 귀엽고 은근하다. 도무지 드러나지가 않는다. 그저 은밀하고 평온하고 조용하게 마음들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그러나 작가의 작은 손은 우주보다 커 보인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보이는 힘보다 보이지 않는 힘이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섭다. 그 속에는 삶의 본질과 사물의 본성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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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미소는 주변사람들이 마음을 토닥이며 안정시켜준다. 작가의 가라앉음은 들뜸보다 더 사람을 들뜨게 한다. 축제의 제의의 순간들을 만들어간다. 이 작가의 근처에 가기만해도 큰 힘을 얻는다. 왜냐하면 이 작가는 자연을 채집하고 소통하고 대화하는 가운데 큰 힘을 많이 축적했기 때문이다
# 일곱 [김형진전-도시속에 산다] 기억의 계보학과 역사적 상상력
언제: 2009년 4월 7일까지 어디서: 갤러리 엠(M) 02-730-5454
- 이명박대통령은 노벨상마크가 그려진 김대중전대통령과 탱크가 그려진 전두환전대통령을 보고 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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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명박대통령에게 영감과 영혼, 개념과 역사를 생각해보라고 주문하는 것인가? 이명박대통령은 노벨상마크가 그려진 김대중 전대통령과 탱크가 그려진 전두환 전대통령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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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는 이명박대통령에게 대통령으로서 정체성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이대통령세대는 교육적으로 문화적으로 그 어느 세대보다 빈곤한 세대다. 준비 없이 갑자기 해방을 맞자 우왕좌왕했고 그나마 일본제국의 최고급 문화를 향유할 기회조차도 없었다. 어디 가서 배울래야 배울 사람도 배울 곳도 없었다. 더욱이 인문학적 교양이나 정신적 자양분을 섭취할 기회는 더더욱 없었다.
그들의 문화는 천박할 수밖에 없다. 기껏해야 '돈과 교회와 아파트' 정도이다. 식민국가의 후손들이 맞이해야할 피할 수 없는 비애였다. 일본식민주의가 남긴 자기비하와 독립운동 등 아무리 옳은 일을 해야 손해만 본다는 패배주의가 몸에 익었다. 아무렇지 않게 식민사관에 젖어있는 것이다.
개인이나 사회나 국가가 고유한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자신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없으면 열등감을 건강하게 극복하지 못했다. 그런 자기순화 혹은 정화를 할 기회조차 없었다. 개념 없이 그냥 앞만 보고 산 것이다. 소수자 인권, 환경의 경제성, 취향의 주권, 표현의 행복, 문화적 다양성, 문화권력, 여성적인 것의 위대함 등등을 알 리가 없다.
아무리 돈이 많고 성공을 하고 높은 지위에 있어도 존경받지 못한다. 왜냐하면 정도를 가지 않고 우주의 질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 와도 집안에서 부인이나 딸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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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미래의 꿈이다. 그들에게 우리들은 무슨 유산과 역사와 가치와 신념을 남길 것인가. 이들에게 어떤 역사를 보여줄 것인가는 어른들의 과제이다.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이성과 감성의 상실을 아이의 해맑은 미소를 통해 꼬집는다. 인간의 정체성과 역사의 정당성을 묻고 또 묻고 있다.
작가의 어룩집(1)
- 기억이란 생활체가 경험한 것에 어떤 형태로 간직되었다가 나중에 재생 또는 재구성되는 현상이다.
- 나에게 기억하기란 나를 알아가는 수단이다. - 생활체험의 기억은 망각을 통해 화석화된다.
- 기억은 세월에 망각되고 매개체의 의해 추억된다. - 소리의 기억은 추억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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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정체성을 묻고 있다. 나의 정체성 우리의 정체성 국가의 정체성 작가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지 못한다면 영원히 그림을 그릴 수 없다. 그래서 작가는 이 문제를 묻고 또 묻는다. 동포애도 마찬가지고 인도주의사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작가의 어룩집(2)
- 장소와 사물은 기억의 매개체로 존재한다. - 기억이 드러날 때 내면의 나와 마주한다.
- 심장은 굳어지고 감성은 망각되었다. - 기억하기란 돌아보기다.
- 경험은 기억을 생성하고 존재시킨다. - 같은 기억조차 시각의 차이에 의해서 달라진다.
- 진실은 역사의 기록으로 남는다. - 나쁜 기억도 자신임을 부정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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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의 전두환과 1997년의 김대중 17년 사이에 민주화라는 생물체는 진화를 했다. 그러나 그 정치의 생물체도 때로는 후퇴하기도 하나보다. 민주주의는 세월이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 싸우는 자가 없이는 유지하기 힘든 생명체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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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귀를 간지럽히는 아프리카의 속삭임
언제: 2009년 3월 29일까지 어디서: 갤러리반디 02)734-2312, bandi_art@naver.com
작가의 공식 홈페이지 http://www.irenelopezdecast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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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일반적 편견을 깨고 아프리카여인을 매우 지적이고 사려 깊은 교양인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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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아프리카를 매우 품격있고 고상하고 우아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기존의 격정적이고 원시적이고 야생적인 것에 대한 편견을 깬다. 인간은 사실 대화를 해보면 다 똑 같다. 우리가 여행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미인을 볼 때 그런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우리는 서양의 여자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나의 경우는 미스 다마가스카르를 보고 그런 편견을 버렸다. 정말 미인에는 인종과 관계가 전혀 없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이다. 여기 여인도 보기 드물게 우아한 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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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joura Coulibaly et Annick Turner (Artistes) 아래는 그의 홈페이지 자료 중 하나. 직접 방문해도 좋죠.
이레네 로페스 데 카스트로의 미술에 대해서 제목: '모래와 빛' Irene López de Castro: Sable et lumière
이 작가에 대한 해설에서 '전설, 금빛 흐르는 정원, 새벽의 영혼, 회상, 침묵과 아름다움, 선남선녀, 인본주의, 찬연한 그림자, 진동, 면지, 가는 모래, 가벼운 베일, 평화, 기도, 고난, 형제애, 사막의 애인 같은 물, 심오한 궁전, 시작도 끝도 없고 가까이 혹은 멀리 있는 나라, 속삭임, 먹구름에 덮인 것, 태양, 여정이 얼룩진 구름, 신비하고 수수께끼 같은 빛, 윤곽' 등 화려한 언어적 수사가 끝이 없다.
Legende, jardin ruissellant d´or et de lumière dans la blancheur phosphorescente de l´aube. Aube de l´Âme, Reminiscence, Silence et Béatitude. Hommes et femmes, l´humanité entière d´ici, tout un peuple, ombres brillantes: profils, esquisses, vibrations, poussière, léger voile, sans nuage, nuages des teintes du chemin... à peine..., contours.
Tu dis ce qu´on ne sait pas de ce coin là d´Afrique: la paix, la prière, la peine, la fraternité. Les mains de ceux qu`on quitte, les pas de ceux qu'on retrouve, l'eau présente comme un appel, comme un miroir, comme une épouse du s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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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reconnais-tu tout ça Irène, toi l'étrangère qui ne fait que peindre et que passer? La transparence, les parures, l´ébauche des gestes, l´humilité et la tendresse de leurs regards? Comment peux tu savoir ce qui se cache derrière, derrière ce coin, ce pan de mur, cette clôture, ce chemin. Comment as tu compris le sens de cette lumière qui éclaire sans brûler?
Éclat de conscience, mystère, oui, l´énigme est tenace et elle nous interrroge. Poudre d'or, sable fin, ocre ou jaune comme cette nuance que le coeur confond avec le soleil. Nuées, murmures, essences à peine visibles dont tu affirmes la présence.
[...] Chaque tableau, comme une porte d'entrée dans un temple plus profond, s´ouvre sur un trésor enfoui, un secret qui attend. Parle, Irene, parle - nous encore de ce pays ici sur la terre et à la fois ailleurs... le très loin , le très proche... le sans commencement , le sans fin.
산의 혼령과 그 속에 잠재한 무궁무진한 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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