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마녀의 독서지도법] 방귀 만세
"으악, 이게 무슨 냄새야!"

"완전 썩은 똥냄새. 빨리 창문 열어!"

가족 여행 중 차 안에서 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났다. 윽, 아이가 소리 없이 방귀를 뀌었다. 덕분에 차 안은 순식간에 공기오염으로 숨쉬기 곤란한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점심을 먹고 운전을 해 살짝 나른해진 남편도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냄새 때문에 잠이 확 달아났다. 귀신 잡는 해병이 아니라 졸음 잡는 방귀라면서 모두 다 깔깔깔 웃었다.

〈방귀 만세〉는 방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참 따뜻한 그림책이다.

방귀 소리가 온 교실을 울렸다. 뿌웅. 테츠오는 빨개진 요코를 보았다. 선생님에게 요코가 방귀를 뀌었다고 말한다. 갑자기 1학년 3반 교실이 웅성웅성 시끌벅적. 테츠오는 요코를 보면 왠지 늘 골려 주고 싶었는데 오늘 제대로 걸린 것이다. 선생님은 방귀가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말해주었지만 요코는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덕분에 수업시간은 방귀에 대한 주제로 흘려가게 된다. 방귀의 중요성과 방귀 자체의 의미를 알려주고 방귀에 대한 글짓기를 하면서 아이들이 방귀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이 책은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굳이 글을 읽지 않고도 책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림만으로도 내용을 읽을 수 있게끔 만든 부분이 너무 좋다. 거기다 상상력까지 일으킨다. 그래서 이 책은 더욱 돋보인다. 예를 들면 아이들을 자명종에 비유한 그림이나 엄마 등에 태엽을 그려 넣어 아무도 모르게 방귀를 뀌는 엄마 모습은 볼수록 웃음이 나온다. 또 아이들의 심리묘사까지도 잘 표현하고 있다. 처음부터 천천히 그림을 맛보자.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자. 큰 그림들은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왼쪽 페이지 아래에 보면 테츠오와 요코만을 보여준다. 방귀를 뀐 요코를 골탕 먹을 때, 방귀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을 때, 방귀이야기가 끝날 무렵 테츠오와 요코의 아주 미묘한 감정을 한눈에 쏙 들어오게 한다. 참 예쁘다.

방귀는 왜 뀌는 걸까? 사람의 입으로 들어간 음식과 물과 공기는 몸속 필요한 곳에서 힘이 나도록 한다. 그리고 남은 찌꺼기는 똥을 만들어 내는 큰창자로 간다. 똥이 다 만들어질 때는 부글거리면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가스가 생긴다. 이 가스가 공기와 합쳐 밖으로 나오면서 '뿌우웅!'바로 방귀가 된다. 보통 하루에 박카스 3병 분량의 방귀를 뀐다. 횟수로는 하루 14~25회 정도이다.

탐정 놀이하듯 꼼꼼하게 한번 보자. 교실 풍경이 있는 그림에서 아이랑 숨은 그림 찾기를 해 보면 어떨까? 음. 실내화를 한 짝 벗고 있는 친구, 연필을 귀에 끼고 있는 친구, 선생님 몰래 친구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아이, 줄무늬 필통을 가지고 있는 친구, 머리를 두 갈래로 묶고 주황색 원피스에 흰 블라우스 입은 여자 친구, 빡빡머리 친구, 등등 찾아보는 재미가 즐겁기만 하다. 사물을 자세하게 관찰하는 힘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큰 도움이 된다.

풍선을 '푸푸'하고 불면서 장난을 쳐보자. 불 때마다 풍선에서 다른 소리가 난다. 뿌웅 아빠 방귀 소리, 뽀옹 피지직 이건 엄마 방귀소리, 뽕뽕뽕 이건 아기 방귀소리. 꽃은 어떤 방귀 소리를 낼까? 상상만 해도 웃긴다.

방귀는 원래 무색. 무미. 무취의 깨끗한 상태이다. 그러나 장내에 노폐물이나 부패세균이 많으면 더 고약한 냄새를 내뿜게 된다. 똥을 제때제때 누지 못하면 냄새가 심하다. 내 마음에 감정의 찌꺼기도 제때 버리지 못하면 냄새가 나게 된다. 화나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분한 감정들을 제때 버려주자.
황미용


자료:〈방귀만세〉 아이세움

깔깔마녀 황미용씨는 현재 교육 사이트 아삭(www.asak.co.kr) 운영자이자 맘스쿨 창의력 논술강사. 저서로는 '깔깔마녀는 일기 마법사' '깔깔마녀는 독서마법사' '빙고 놀토 초등 - 체험학습' 등이 있다.

부산일보 | 21면 | 입력시간: 2009-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