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생 아니면 어때? 우리에겐 실력이 있다
[매일경제 2007-05-11 20:02]

◆지방대생들의 당당한 외침◆

대학 졸업자의 취업난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지방대 사정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가뜩이나 부족한 일자리에 지방대라는 편견까지 겹쳐 말 그대로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기' 경쟁이 벌어진다. 취업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건 도서관의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강의는 제쳐두고 수도권대 편입 준비에 열을 올리는 신입생을 찾아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것이 지방대의 본모습은 아니다. '기회는 나에게 열려 있다'는 신념 속에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학생도 많다. 남다른 노력으로 명문대생 못지않은 실력을 키워 대기업과 신생 유망기업, 외국 기업과 창업에 골인한 학생들이 최근 매일경제 미디어센터 편집국을 찾았다. "수도권 학생들이 역시 똑똑하고 활기차더라"고 거침없이 말할 만큼 당당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치는 이들에게서 지방과 수도권의 구분은 무의미해 보였다.

교육부와 학술진흥재단이 추진하는 누리사업(지방대학 혁신역량강화사업)에 참여해 나름의 경쟁력을 키운 학생들이 취업 성공 비결과 후배들에게 던진 조언을 들어봤다.

◆자기계발 기회는 반드시 잡았다

= ▶ 이성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대구 영진전문대 졸업)

기회가 생길 때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얘기부터 하고 싶다. 찾아보면 학교 내에도 다양하게 자기계발을 할 기회가 많다. 작년 1월 군대를 제대하고 호주에 가게 됐다. 그때 경험이 시야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학교 연구동아리든 뭐든 열심히 찾아다니다 보면 놀 시간이 없다.

(※이성원 씨는 자격증 4개와 영어회화 등으로 지난 2월 청와대에서 '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상'을 받았다.)

▶ 변홍주 경상대 공대 4학년(휴학중)

창업 동아리 소속으로 전국 활동을 하다 보면 수도권대생들이 활동적이고 열정적인 데 반해 지방대생들은 분위기가 다소 침체돼 있는 것을 느낀다. 경험이 부족한 것도 눈에 띈다. 하지만 좌절해 공무원 준비만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나는 목표가 창업이다. 이를 준비하려고 일본 중국 미국에 가 경험을 쌓기도 했다. 공대지만 학교에 개설한 미니 MBA도 수강했다.

(※변홍주 씨는 작년 9월 두부공장을 차려 화제를 모았다. 고객과 직접 거래하는 델컴퓨터처럼 다이렉트 마케팅을 한다. 식품 장사인 만큼 "무더운 여름을 지나봐야 성패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패해도 전혀 우울할 것 같지 않은 표정이다.)

▶ 양병연 현대차 디자인팀(대구대 졸업)

지식은 인터넷을 검색하면 다 나온다. 하지만 몸으로 느끼는 체험은 아무나 가질 수 없다. 해외 전시회를 다녀온 경험으로 스페인 디자인회사에 인턴으로 지원해 두 달간 현지에서 연수를 받았다. 당시 갈고닦은 디자인 포트폴리오는 대기업에 입사하는 데 도움이 됐다. 모든 경제사회 중심이 서울에 있다 보니 지방대여서 안 된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스스로 편견을 버려야 한다.

◆다양한 인턴 거치며 경험 쌓았다

= ▶ 최여림 보석업체 클라세(원광대 졸업)

일본(1개월)과 중국(1개월)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큰 도움이 됐다. 현지에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있어 실제 생산현장에서 일할 수 있었다. 지금은 중동 이탈리아 쪽으로 수출하는 보석의 주얼리 디자이너를 하고 있는데 그때 경험이 크다. 특히나 스스로 만든 디자인에 대한 실용신안과 디자인 특허 출원도 했다. 사회에 나와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

▶ 강성아 전주대 3학년

작년에 지방MBC에서 제작하는 '우리문화기행'이란 다큐멘터리에 참여한 적이 있다. 7주간 경험을 쌓았다. 글로벌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작년 1월부터 8개월 동안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 한 달은 미국 뉴저지 현지에 있었다.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 잡으려고 한다. 웹서핑을 하다가 괜찮은 인턴 모집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지원한다. 처음에는 먼저 찔러보게(지원하게) 되지만 쌓이다 보면 나중에 그쪽에서 먼저 연락이 온다. 중요한 것은 열정이다.

▶ 김정미 제노바이오텍(강원대 졸업)

자기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높은 곳을 지향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3개월의 인턴 기간에 실험 테크닉 등을 배운 것이 취업은 물론 지금 일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성원 씨는 아예 기업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1학년 때 주변의 만류에도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했다 쫄딱 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통ㆍ사회ㆍ경영을 알게 돼 더 큰 수확이었다"며 웃는다. 좌담회 이후 저녁 자리에서 강성아 씨도 "실은 나도 쇼핑몰을 했다 망했다"고 실토했다.)

◆공모전ㆍ전시회…나를 드러냈다

= ▶ 윤지은 호남대 4학년

전시회든 축제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여해 실력을 쌓고 있다. 경험도 많이 되고 공모전에서 많이 당선이 되니깐 주변에서 찾는 사람도 많다. 교수님이든 누구든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많이 주더라. 인맥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들과의 관계에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

(※윤지은 씨는 싸이월드 등 인터넷 카페에 스스로 만든 공예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다. 많이 팔 때는 한 달에 100만원어치까지 판 적도 있다. 기업을 차린 것은 아니지만 남부럽지 않은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 최욱진 아산시 학예연구사(공주대 졸업)

전공에 맞춰 경험을 쌓는 것이 우선이다. 대학에 들어와서 전공학과를 선택했다면 우선은 이에 맞는 경험을 해야 한다. 전공은 자격을 따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정보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런 경우 동아리 활동에서 좋은 정보를 접할 수도 있다. 학술논문에 참여해 장학금 지원을 받았는데 이런 것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 정지선 화천기계(조선대 졸업)

공대지만 어학연수나 토익 강좌, 기업체 견학 등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1년 반 동안 고시형 공부방에 참여한 것도 좋았다. 많은 기회가 있는데 도전을 하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황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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