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zi와 함께 하는 논술] 달력에 음력을 꼭 넣어야 할까?


우리 나라 달력에는 양력과 함께 음력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우리 선조는 달의 주기를 기준으로 만든 음력을 활용해 생활했지만, 근대화되면서 태양의 주기를 기준으로 만든 양력을 들여온 것이지요. 요즘에는 양력을 주로 사용하는데도 굳이 음력을 넣을 필요가 있을까요? 다음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써 보세요. (600 자 안팎)

[글 1]

일력은 양력을 쓰면서 설날은 음력으로 셈한다는 것은 많은 사회적 모순과 낭비를 불러 오고 있다. 신정은 성탄절과 함께 '연말연시'라고 해서 온 나라가 들뜬다.

그런데 구정에 또 3 일의 공휴가 주어져, 보통 주말까지 묶어 5 일 이상의 휴무가 있으니 이로 인한 사회적 생산력의 손실은 얼마인가. 구정 설 제도를 고수한다는 것은 세계화의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지금 화교권을 제외하고는 이 지구상에서 음력 설을 지내는 나라가 없다.

/한국경제 2002년 3월 4일자 중에서

[글 2]

을미사변 이후 성립된 개화파 정권은 단발령을 실시하려고 하였다. '상투를 자르고 망건을 폐하자.'는 단발령은 당시로서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래서 심각한 토론이 계속되었다.

한편에서는 "단발은 위생적이고 편하다."며 근대적인 삶의 상징이니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을 지키는 것은 생활의 편리 그 이상의 것이다."라며 강하게 반대하였다. 이 같은 논란은 음력을 폐지하고 양력을 사용하자는 조치에 대한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 '살아 있는 한국사 교과서' 중에서

[글 3]

'과학 기술'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서양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오늘날 세상을 움직이는 과학 기술이 바로 17세기 이래 서양에서 크게 발달했고, 전세계가 철저하게 서양의 과학 기술을 배우려 애를 써 왔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서양 중심의 과학사 인식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우선 17세기 무렵까지 인류 문명에서 과학과 기술이 가장 발달했던 곳은 서양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였다.

특히 일찍부터 농경과 중앙 집권적인 국가 체제가 발달한 중국과 우리 나라 등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나름의 과학 기술 문명을 크게 발달시켜 왔다. 전통 과학에 대해서 올바르게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스스로 자신의 과학적 전통을 바르게 인식해야 우리 삶의 필요와 목적에 걸맞은 과학 기술 문명을 발달시켜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자신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올바른 자긍심의 회복도 가능할 것이다.

/서울신문 2005년 9월 3일자 중에서

[글 생각 주머니 - 74] 어휘 중복을 피하라

[예시글] 전통 과학 기술은 현대 과학 기술의 포석

음력은 꼭 사용할 필요가 있다. 조상의 지혜가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양력이 일반화된 요즘이지만 굳이 달력에 음력을 표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계화 시대에 민족 정신을 잃지 않으려면 옛 것을 지켜 새 것을 알아 낸다는 ‘온고지신’의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음력을 사용하면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설의 경우 전통에 따라 음력을 지키는 것이 대부분인데 양력까지 공휴일로 지정돼 경제적인 낭비가 생긴다(글 1). 더욱 편리한 생활을 위해 양력을 사용하자는 의견도 맞는 말이다.

다만 경계해야 할 점은 서양 문화를 과학적이고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우리 문화를 잃어 가는 것이다. 음력 때문에 생기는 생활의 문제는 각자의 입장에 맞추어 가면 될 일이다. 음력도 충분히 과학적이다.

밀물ㆍ썰물 등 바닷물의 흐름은 완벽하게 음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양력은 태양의 주기를 기준으로 만든 것인데 비해 음력은 달의 주기를 기준으로 만든 것이다. 전통적으로 농업과 어업에 종사해 온 우리 조상들의 생활은 음력과 밀접하게 연결되었다(글 3).

아무리 거대한 성당도, 만리장성도, 피라미드도 작은 벽돌 하나로 시작된다. 거대한 문화유산도 결국 민족 정신을 기리는 생활 습관에서 시작될 수 있다. 음력도 마찬가지다. 아름다운 전통을 지키는 것은 생활의 편리 그 이상의 것이다(글 2). 음력은 조상의 과학 기술을 되살려 현대 문화를 꽃피울 수 있는 포석이 될 수 있다.

[문제 이해] ‘세계화와 민족주의’ 항목에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세계화 시대에 민족의 주체성을 잃지 않으려면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기 이전에 자기 나라의 민족 문화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지요. 우리의 민족 문화에는 무엇이 더 있을지 알아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