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zi와 함께 하는 논술]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되는 법은 어겨도 될까?


[문제] 법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양심에 따르는 도덕과 달리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꼭 지켜야 하는 약속과 같은 것이지요. 반면 원래 목적인 정의를 지키기 위해 일부 잘못 만들어진 법은 어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잘못 만들어졌다고 생각되는 법은 어겨도 될까요? 아래 글을 참조하여 자신의 생각을 써 보세요. (600 자 안팎)

[글 1]

법 법(法) : 水(물 수)와 去(갈 거)를 합친 회의 문자. '물은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규칙이 있다.'라고 풀이할 수 있으며, 당연히 따라야 하는 규정을 뜻한다.

[글 2]

정부는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법정에 세웠다. 청년을 타락시키고, 나라에서 숭배하는 신들을 믿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소크라테스는 "나는 국가의 공헌자이다."라고 주장했으나 오만하다 하여 도리어 사형 선고를 받았다. 아테네에서는 사형 판결을 받으면 24 시간 안에 독약을 마시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때가 델로스로 배를 보내는 신성한 기간이어서 사형 집행이 한 달 뒤로 미루어졌다. 친구인 클리톤이 탈출을 권하자 소크라테스는,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더 분명하게 법을 따르겠다고 동의했다."라며 감옥 안에서 조용히 기다리다가 독약을 마셨다.

/'한 권으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발췌ㆍ수정

[글 3]

1930년 간디는 소금법을 폐지하라고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열대 지방인 인도에서는 소금이 아주 요긴했습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은 소금을 많이 먹어야 합니다. 그러나 가난한 농민들은 소금조차 제대로 먹을 수 없었습니다. 정부가 매긴 소금세가 워낙 높아 소금 값이 무척 비쌌기 때문이었습니다.

소금법은 인도인이 소금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법률이었습니다. 정부는 소금을 전부 영국에서 수입했고, 거기에 50 %의 높은 세금을 매겼습니다. 소금세가 큰 수입이 되었으므로 간디의 요구를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간디는 국가의 법률을 따르지 않는다는 시민 불복종 운동을 선언했습니다. 시민 불복종 운동은 간디가 존경하는 소로우의 생각을 빌린 것이었습니다. 간디는 가난한 농민에게 큰 짐이 되는 소금세를 내지 않고 소금법을 어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간디는 전 국민에게 소금법을 어기라고 말하고, 경찰이 붙잡으면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대하라고 선언했습니다. 그 말은 정부에 대한 선전 포고나 다름 없었습니다. 간디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가까운 해안에 나가서 소금을 만들었습니다.

/'위대한 영혼, 간디' 중에서 발췌ㆍ수정

[글 생각 주머니 - 72] 나열할 때는 격을 맞춰라

[예시글] 준법 정신은 국가를 지탱하는 뿌리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되는 법도 지켜야 한다고 본다. 사람마다 판단의 잣대가 달라 법의 옳고 그름을 가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독일의 법학자 옐리네크는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했다. 법은 사회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담은 약속이라는 얘기다.

물론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할 때는 과감히 법을 고칠 필요가 있다. 남녀를 차별하고 사람을 계급화하는 생각은 문제가 있다. 정부가 멋대로 만든 법을 이용해 국민을 억압하는 것도 고쳐야 할 일이다. 시민 불복종 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다만 시민 불복종 운동은 대다수의 양심에 따라 시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법이 정의롭게 실현될 수 있도록 견제하는 사회적 장치이지 개인이나 소수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 대표적인 시민 불복종 운동인 간디의 ‘소금법 폐지 운동’도 도덕적 양심에 비추어 대다수 사람들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법을 고치기 위함이었다(글 3).

법(法)은 한자 풀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이 흘러가는’ 자연스러움을 뜻한다(글 1).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한 관습과 도덕이 법으로 받아들여진다. 중요한 것은 법이 먼저 정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관습과 도덕이 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때 법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법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대다수 사람들의 도덕과 양심에 비춰야 할 것이다. 법에 불만이 있다면 합법적인 통로를 통해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 죽음 앞에서도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법의 가치를 일깨운 소크라테스의 가르침(글 2)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문제 이해] ‘민주주의와 국가’ 항목에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악법도 법인가’, ‘양심에 어긋나는 법도 지켜야 하나’라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예시글은 법에 대한 개인적 판단의 위험성과 다수의 행복을 위한 민주 정신, 법의 보편적 가치를 근거로 준법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통해 시민 불복종 운동, NGO(비정부기구)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알아 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합시다.

[다음 회 주제] 다음 회에는 ‘방학 숙제가 없어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을까?’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