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zi와 함께 하는 논술] 비어 있는 노약자 지정석, 앉아도 될까?


[문제] 버스나 지하철에는 노약자 지정석이 있습니다. 노인이나 임산부, 장애인 등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지요. 노약자 지정석에 사람이 앉아 있지 않을 경우 굳이 자리를 비워 둬야 할까요? 다음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써 보세요. (600 자 안팎)

[글 1]

지하철과 버스의 노약자 지정석은 '양심의 자리'다. 우리 사회의 노약자들을 위해 비워 둔 자리이다. 몸이 건강한 사람이 운동으로 지쳤다고 해서 그가 약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주차장의 장애인 주차 지정석도 장애인을 위해 비워 두어야 한다. 언젠가 찾을지 모를 그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해 두었고, 그들이 바깥 세상에 좀더 자유롭게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의 배려이다. 지하철과 시내 버스에 마련된 경로석은 정말 그 자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워 두기로 하자. 자기보다 약하고 힘든 자들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 정책 관련 도서 '개인 맞춤형 복지 시대' 중에서

[글 2]

지하철을 타면 이따금 민망한 일을 목격한다. 나이 지긋한 노인과 젊은이가 자리를 놓고 벌이는 언쟁이다. 이런 일은 주로 경로석에서 벌어지는데 먼저 노인 쪽에서 언성을 높이고 젊은이가 이를 되받아 격렬한 말싸움으로 비화되곤 한다. 노인 쪽에서는 경로석인데 왜 젊은이들이 자리를 빨리 비키지 않느냐고 화를 낸다. 젊은이들도 가만 있지 않고 뭔가 이유를 들면서 또박또박 항의하는 모습은 과거 세대와는 다른 특징이다.

요즘 20, 30대들은 거의 대학 교육을 받았을 만큼 교육 수준이 높기 때문에 경로석이 노인을 위한 자리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따라서 젊은이들이 문제삼는 것은 다른 데 있다. 상대방이 불쾌한 표정으로 윽박지르듯 자리를 비키라는 것에 감정이 상한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좌석을 양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동아일보 2003년 3월 22일자 기사 중에서

[글 생각 주머니 - 68] 글을 읽어 줄 독자를 생각하라

[예시글]

몇 년 전 유행한 ‘지킬 건 지킨다.’는 TV 광고 영향 때문인지 요즘에도 노약자석은 아예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언제 탑승할지 모르는 노약자들을 위해 비워 두는 양심의 자리로 자리잡았다(글1).

그러나 노약자석을 놓고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젊은이, 당연한 권리라며 목청만 높이는 어르신도 있다.(글 2). 어느 것이 옳고 그른가의 판단은 개인 양심의 몫이다.

물론 자기 중심적인 사회에서 노약자 지정석을 만들어 양보의 미덕을 이끌어 내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양보를 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문제다. 나아가 노약자 자리에 앉지 앉는 것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거나 노약자석이 아닌 자리는 양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역시 그릇된 것이다.

예전에는 교통 수단의 모든 자리가 노약자석이었다. 버스나 지하철에 몸이 불편한 사람이 올랐을 때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불안해 어쩔 줄 몰라했다.

노약자석이 생기고 나서는 어떤가? 노인은 노약자 자리에만 모시면 그만이고, 그 자리를 벗어나면 노약자에게 양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늘지 않았을까?

결국 강제하는 양보는 미덕이 될 수 없다. 먼 미래를 내다보자.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마음에서 우러러 나와 노약자를 대하는 일은 곧 미래의 자신을 배려하는 것이다.

[강평] ‘사회와 문화’ 항목에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주어진 글을 바탕으로 독창적으로 주장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것은 훌륭하지만 주어진 논제에 더 충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회 주제] 다음 회에는 ‘학급 도난 사건의 범인이 친구라면 숨기는 것이 옳을까?’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세요.


입력시간 : 2006-06-13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