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만난 어린 왕자 | 교육상상력 2006/02/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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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2내부정리.JPG(420.81Kb)

주말, 야외 나가서 움직이는 게 상책이나, 부득불 나가지 못하는 경우 많다. 나가기 귀찮기도 하고. 한 잔 한다면 모를까. 아파트 좋아하진 않으나 별 대책 없으니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우리 가족도 그렇다. 며칠 전 원래 엉뚱한 아들놈이 텐트 꺼내서 야영을 시작했다. 이틀 지나 딸도.

각자 자기 방에 텐트를 치고, 안에다 필수품을 배치하고, 자잘한 기기를 손보고, 완벽한 야영 준비를 갖춘다. 아이들에겐 상상의 공간이 필요하다. 귀엽고 착하고 씩씩하게 크는 게 좋다. 어려서 공부니 뭐니 하는 강박을 줘선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공부 잘하길 바란다면, 먼저 부모가 공부 좀 해라. 신문도 보고 책도 보고, 텔레비전은 끄고. 그거 안하면서 얘들만 잡는다. 얘들한테 먼저 가르쳐 줄 것은 아, 사는 건 참 즐겁고 행복한 것이구나, 이것부터 제발 가르쳐라. 인생 짜증 나고 답답하고 되는 건 별로 없고, 지금 이런 것부터 가르치고 있는 거, 다 알고 있다.

작은 공간 안에 들어가 있는 건 무한의 꿈과 희망이다. 아이들이 즐겁게 행복하게 노는 것은, 어른들에게도 행복 아닌가. 스트레스 그만 주자. 마구 놀게 하자. 남에게 해끼치는 거 아니면 장난도 실컷 치게 해라. 장난꾸러기들이 나중에 훌륭한 인물이 된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제대로 놀리자.

준비, 완벽하군.

아파트 야영은 돈이 들지 않아 좋다. 텐트, 방수도 안 되고 작고 허접하다. 대신 무지 싸다. 지난봄에 두 개 물경 3만원이라나. 하여간 누군 재주도 정말 좋다. 어쨌든 준비가 끝났으면, 만나러 가자. 초록별 어린 왕자를.

잘자.응, 니 꿈 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