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싶은 알고싶은 직업]<2>변호사(사회형)
이재만 변호사



변론 준비를 위해 법전을 보고 있는 이재만 변호사. <최혁중 기자>sajinman@donga.com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종종 법정에서 ‘주인공’(피고인)이 무죄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온다. 어린이가 말을 잘하면 어른들은 종종 “변호사 났네” 하고 말하곤 한다. 남을 설득할 수 있을 만큼 논리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변호사다. 주병진, 편승엽 등 유명 연예인들의 소송을 맡아 언론에 종종 소개되는 이재만 변호사를 19일 만났다.
―변호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어린이들은 혼자 공부할 수 있지만 학교나 학원에 가죠?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 공부가 잘 되잖아요. 변호사도 법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전문가로서 도움을 주는 직업이죠. 불리한 처벌을 받지 않도록 도와주는 거죠.”
―하루 일과는요?
“보통 오전 9시에 출근해요. 10시에는 재판에 참석해요. 오늘은 회사에 돈을 빌려줬는데 회사가 파산해 피해를 본 사람을 도와줬어요. 재판이 끝난 뒤에는 아는 사람에게 빌려준 돈을 못 받은 사람, 부모님 유산을 못 받은 사람, 이혼하려는 사람들과 상담했어요. 상담이 없는 날엔 재판 기록을 검토하거나 동료들과 재판에 대해 연구해요. 일이 많으면 밤샘작업도 하죠.”
―영화를 보면 변호사들이 법정공방을 하던데요.
“미국에서는 건전한 생각을 가진 보통사람 가운데서 뽑힌 배심원들이 유죄냐, 무죄냐를 결정하죠. 배심원들은 합숙하며 사건을 검토해요. 변호사들은 의뢰인을 대신해 짧은 시간에 그들을 설득해야 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재판장(판사)이 유무죄를 결정해요. 그래서 증거를 확보하고 자신의 주장을 문서로 재판부에 전달하므로 미국처럼 치열한 공방은 없죠.”
―법이 어렵지 않나요?
“법은 일반 국민이 지켜야 할 원칙이에요. 누구나 수긍할 수 있죠. 법전에 한자가 많아 어려운 거 같지만 찬찬히 읽어 보면 어렵지 않아요. 법전 한자도 쉬운 한글로 곧 바뀔 거예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늙은 아버지를 따라 유치장에서 그의 아들을 만났는데 말은 못하고 울기만 해요. 나중엔 비명소리처럼 들렸어요. 순간 ‘아들은 죄가 없구나’ 생각했죠. 결국 무죄가 입증됐어요. 진실은 반드시 드러난답니다.”
―학부모시죠? 자녀 교육에 대해 변호한다면?
“네. 초등 6학년 아들이 있는데, 공부를 억지로 시키지 않고 환경만 만들어줘요. 휴일에는 꼭 대형 서점에 데려가요. 영어나 논술, 수학 등 전 과목을 골고루 공부하라고 해요. 학원에선 1년 정도 선행학습도 해요.”
<배수강 기자>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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