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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결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일까요?
정은식, 안산강서고, 통합논술, 다수결, 합리적, 의사결정
[논제 1]
제시문 (나)를 참고로 해 제시문 (다)에서 예상되는 투표 결과를 제시하고 그것이 제시문 (가)의 어떤 조건과 맞아떨어지지 않는지 설명하세요.(600±100자, 띄어쓰기 포함) [40점]
[논제 2]
[논제 1]의 논의가 갖는 뜻을 설명하고 제시문 (가)~(라)를 바탕으로 제시문 (마) 같은 상황에서 투표할 수 있는 방식에 따른 결과와 의미를 논하세요.(1200±100자, 띄어쓰기 포함) [60점]
(가)
197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 애로우(Kenneth J. Arrow)는 사회 구성원들의 선호를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반영하는 이상적인 사회적 의사결정이 가져야 하는 다섯 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다. 첫째, 모든 대안을 완전히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어떤 대안에 대해서도 그 우열이나 동일한 선호의 판단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각 대안 사이의 선호순위는 서로 엉키지 않아야 한다. 즉, 사과를 배보다 선호하고 배를 바나나보다 선호한다면, 당연히 사과를 바나나보다 선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두 대안 사이의 선호순위는 비교대상이 되는 그 대안에 의해서만 결정되어야지, 이와 무관한 다른 대안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 즉, 사과와 배만 있을 때 사과를 배보다 더 좋아한다고 하였다가, 바나나도 있다는 말을 듣고서 배를 사과보다 더 좋아한다고 선택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넷째,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특정 대안을 선호하면 사회 전체적으로도 그 대안을 선택해야 한다. 즉, 개인들의 만장일치 의견은 바로 사회의 결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특정 개인의 선택이 다른 사회 구성원의 선택을 무시하고 결과를 결정해서는 안된다. 앞선 네 조건이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조건이라면, 마지막 조건은 개인들의 선호를 민주적으로 반영하여 사회의 선호를 결정하도록 하기 위한 조건이다. <한국은행 경제교육 홈페이지>
(나)
다수결이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로는 프랑스 대혁명 시대의 정치가이자 수학자인 콩도르세(Nicolas de Condorcet)가 발견한 역설이 유명하다. 이를 투표의 역설이라고 한다. 세 후보 A, B, C에 대해 사전 여론 조사를 하였더니, 유권자의 1/3은 A>B>C 순으로 후보를 선호하고, 다른 1/3은 B>C>A 순으로, 나머지 1/3은 C>A>B 순으로 후보를 선호하였다고 하자. 이 경우 A 대 B에서는 A가 과반 득표를 하고, B 대 C에서는 B가 과반 득표를 한다. 그렇다면 A와 C가 대결하면 어떻게 될까? A>B이고 B>C이니 당연히 A>C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A 대 C에서는 C가 과반 득표를 하게 된다.
![](http://nimg.ahaeconomy.com/news/9/9474/c88ab558e3ae8d33210912810f9f6cbe.jpg)
이런 역설은 선거에서 당선되는 후보라면 다른 어느 후보와 일대일로 대결해도 이길 것이라는 착각 때문에 발생한다. 유권자 한 명 한 명은 선호도에 따라 후보를 한 줄로 줄 세울 수 있을지라도, 전체적인 투표 결과로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 가능하다. 마치 가위 바위 보에서 가위는 보를 이기고, 보는 바위를 이기지만, 가위가 바위를 이기지는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예를 보면 투표라는 것은 애초에 순위를 정할 수 없는 것을 억지로 줄 세우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투표 제도를 아예 없앨 수는 없는 일이니, 결국 문제는 이 줄 세우는 과정이 얼마나 그럴 듯하고, 어떻게 유권자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되겠다.
<수학산책, 네이버캐스트, 박부성 교수(경남대 수학교육과)>
(다)
(다)
행복촌에 남자 1호, 남자 2호, 남자 3호와 여자 1호, 여자 2호, 여자 3호가 있다. 남자 1호는 여자 1호, 2호, 3호 차례대로, 남자 2호는 여자 2호, 3호, 1호순으로, 남자 3호는 여자 3호, 1호, 2호순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 매일 점심은 남녀가 함께 먹기로 하였다. 남자들에게 인기가 가장 많은 여자가 원하는 남자를 지명하여 먹는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한 표의 투표권을 주고 선택하라고 했더니 여자 1호, 2호, 3호 모두 한 표씩만 얻게 되어 선정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행복촌 마을 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투표 순서를 정했다고 하자.
▶세 명의 여자 중 두 명을 놓고 1차 경합시켜 다수결을 얻은 여자와 나머지 한 명과 2차 경합시켜 다수결을 얻은 여자가 최종 결정된다.
(라)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산다. 다수결 원칙의 정점은 투표다. 의견이 충돌하고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있을 때 다수결에 의한 결정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합리적 방법으로 인식된다. 대의민주주의에서는 투표로 선출된 대리인을 통해 자신의 이익과 주장을 관철시킨다. 문제는 다수결 원칙과 투표가 항상 합리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최근 ‘선거의 모순’을 바로잡는 게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각국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최다득표자 당선 방식’조차 수학적 논란을 불러온다. 지지율 30%대인 정당이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니 일부 과학자와 수학자의 눈에 선거가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투표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항상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해서 투표를 없애고 모든 의사결정을 한 명에게 위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재로서는 투표율을 높여 개인의 선택과 집단 선택의 간극을 좁히는 게 최선이다. 역설적이지만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대전일보>
(마)
행복고등학교 1학년 2반(34명)에서 학급반장 한 명을 다수결로 선출하려고 한다. 후보로 나온 학생은 홍길동, 성춘향, 이몽룡, 임꺽정이다. 후보에 대한 학급 구성원들의 선호는 다음과 같다.(단, 후보는 투표권이 없고, 선호가 높은 후보에게 투표하며 과반수가 넘은 후보가 반장으로 선출된다고 가정한다.)
▶8명: 홍길동>성춘향>이몽룡>임꺽정
▶12명: 성춘향>이몽룡>임꺽정>홍길동
▶7명: 이몽룡>임꺽정>홍길동>성춘향
▶3명: 임꺽정>홍길동>성춘향>이몽룡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투표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다득표 선출방식: 후보자 중 최다득표를 얻은 후보가 선출되는 방식
▶순차 투표 방식: 투표 시 후보를 두 명으로 제한해 순차적으로 경합하는 투표 방식
▶점수 투표 방식: 유권자가 후보자에 대해 각각 1점, 2점, 3점, 4점으로 점수를 부여한 뒤 총점이 가장 높은 후보가 선출되는 방식
▶선호 대체 투표 방식: 유권자들이 출마한 후보들에 관해 지지하는 선호의 정도에 따라 1번에서 꼴찌까지 순서를 표시한 후, 개표할 때는 먼저 유권자들이 1순위로 지지한 표를 계산한 뒤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있다면 당선자로 확정되고, 과반수의 후보가 없다면 최하위에 해당한 후보를 탈락시키고 그를 1순위로 투표한 유권자들의 표를 2순위로 지지한 후보들에게 분배하여 합산하는 방식(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이 과정을 계속)
[예시답안]
[논제1]
제시문 (다)에서 남자들은 여자 2호보다 여자 1호를, 여자 3호보다 여자 2호를, 여자 1호보다 여자 3호를 더 좋아한다, (다)에서 예상되는 투표 결과는 투표 순서에 영향을 받는다. 투표 순서는 첫째 여자 1호와 2호를 경합시킨 후 여자 3호와 경합하는 경우, 둘째 여자 2호와 3호를 경합시킨 후 여자 1호와 경합하는 경우, 셋째 여자 1호와 3호를 경합시킨 후 여자 2호와 경합하는 경우가 있다.
첫째 경우, 여자 1호와 여자 2호를 비교하여 투표하면 다수결에 따라 여자 1호가 결정되고 이후 여자 1호와 여자 3호를 비교하면 최종적으로 여자 3호가 선택된다. 즉 여자1호 > 여자2호이고 여자 3호>여자 1호이므로 선호도는 ‘여자 3호>1호>2호’가 된다.
그러나 남자들은 여자 3호보다 여자 2호를 더 선호하므로 선호도 ‘여자 3호>1호>2호’와는 모순이 된다. (나머지 경우는 아래 표를 참고하기 바람) 따라서 제시문 (다)의 결과는 (가)의 둘째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 남자들은 여자 2호를 3호보다 좋아하면서 동시에 여자 3호를 여자 2호보다 더 좋아할 수 없기 때문이다.
![](http://nimg.ahaeconomy.com/news/9/9474/d30aa5f04a8fb7699ac60b954d755873.jpg)
- 남자들은 2호를 3호보다 좋아하면서 동시에 3호를 2호보다 더 좋아할 수 있는 결과가 발생
- 남자들은 3호를 1호보다 좋아하면서 동시에 1호를 3호보다 더 좋아할 수 있는 결과가 발생
- 남자들은 1호를 2호보다 좋아하면서 동시에 2호를 1호보다 더 좋아할 수 있는 결과가 발생
[논제 2]
[논제1]을 통해 다수결 제도는 이상적인 의사결정 방식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투표 순서나 규칙에 따라 다수결의 결과가 달리 나올 수 있으므로 다수결로 의사결정을 하기 이전에 투표 순서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데 다수결은 합의를 보장하지 않고 투표에는 개인의 최상위 선호만 반영되고 나머지 선호들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마)에서 설계할 수 있는 투표 방식은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있다.
첫째, 다득표자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 의하면 반장은 성춘향이 될 것이다. 최다 득표를 얻은 후보가 반장이 된다면 성춘향이 12표를 얻어 당선될 것이다. 이 방식은 1순위로 최대 다수의 지지를 얻은 후보를 재투표 없이 선출할 수 있어 효율적이긴 하지만 과반수의 지지를 받지 못한 후보가 선출되므로 민주적 정당성이 약하고 유권자들의 선호가 투표 결과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둘째, 과반수의 득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순차적으로 투표하는 방식이 있다. 이 방식에 의하면 반장은 이몽룡이나 성춘향이 당선될 것이다. 투표 시 후보를 두 명으로 제한해 순차적으로 경합하는 투표 방식을 채택할 경우 투표 순서에 관한 합의를 이뤄야 하나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가령 이몽룡은 1차 투표에는 홍길동과 성춘향, 2차 투표에는 1차 투표 다득표자와 이몽룡, 3차 투표에는 2차 투표 다득표자와 임꺽정과 경합하는 방식을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성춘향은 1차 투표에는 성춘향과 이몽룡, 2차 투표에는 1차 투표 다득표자와 임꺽정, 3차 투표에는 2차 투표 다득표자와 홍길동이 경합하는 방식을 주장할 것이다.) *참고자료2 참고
셋째, 점수투표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이 방식에 의하면 반장은 성춘향이 될 것이다. 점수투표방식은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선호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후보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여 총점이 가장 높은 후보자가 당선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가령 개인별로 4명의 후보에 1점, 2점, 3점, 4점을 부여하면 홍길동 67점, 성춘향 85점, 임꺽정 65점, 이몽룡 83점으로 성춘향이 당선됨. 그러나 점수급간에 따라 당선 순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급간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넷째, 선호대체 투표 방식으로 결정될 수 있다. 이 방식에 따르면 반장은 홍길동이 될 것이다. 선호대체 투표 방식은 유권자들이 출마한 후보들에 관해 자기가 지지하는 선호의 정도에 따라 1번에서 꼴찌까지 순서를 표시함으로써 투표한다. 개표할 때는 먼저 유권자들이 1순위로 지지한 표를 계산한다. 그 결과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당선자로 확정된다. 만약 1순위 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1순위 득표에서 최하위에 해당한 후보를 탈락시키고 그를 1순위로 투표한 유권자들의 표를 2순위 지지에 따라서 나머지 후보들에게 분배해 합산한다.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이 과정을 계속한다. 만약 마지막 두 후보가 남을 때까지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두 사람 중 다득표자가 당선자로 확정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의 지지를 받은 후보는 없으므로 최하위에 해당하는 임꺽정(3표)을 탈락시키고 임꺽정을 지지했던 3명의 표를 2순위인 홍길동 후보에게 합산시킨다.(홍길동 11표, 성춘향 12표, 이몽룡 7표) 그래도 과반수가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므로 최하위에 해당하는 이몽룡을 탈락시키고 이몽룡을 지지했던 7명의 표를 2순위인 홍길동 후보에게 합산시킨다.(임꺽정은 탈락한 상태) 그러면 홍길동은 과반수인 19표를 얻어 반장으로 선출된다.
이렇듯 진정한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다수결에 따른 결과보다 다수가 합의에 이르는 절차와 방법에 관한 진지한 토론과 열린 마음으로 소수의 의견을 경청해 타협과 양보의 미덕을 갖추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참고자료2>
EX.
- 홍, 성, 이, 임 순으로 순차적으로 투표할 경우 => 이몽룡 당선
- 홍, 성, 임, 이 순으로 순차적으로 투표할 경우 => 이몽룡 당선
- 성, 이, 임, 홍 순으로 순차적으로 투표할 경우 => 성춘향 당선
- 이, 임, 홍, 성 순으로 순차적으로 투표할 경우 => 성춘향
- 임, 홍, 성, 이 순으로 순차적으로 투표할 경우 => 성춘향
< 정은식 경기 안산강서고 교사 / info@ahaeconomy.com > 2012-12-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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