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의 상처를 딛고 책상 앞으로 돌아왔습니다. 지식의 섬이 클수록 의문의 해안선은 길어져만 가더군요."(B학생의 자기소개서)
A학생과 B학생 모두 이 문장을 다른 학생의 자기소개서에서 보고 옮겨온 뒤 같은 대학에 지원했다면, 앞으로는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이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표절을 가려내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는 것은 물론, 판에 박힌 지원 동기나 특정 책에 대해 똑같은 감상을 표현한 문장을 쓸 경우 불리해질 수 있다.
고려대가 올해 수시모집부터 가동하겠다고 밝힌 'Ke 러닝 시스템'은 제출된 자기소개서를 ▲다른 지원자의 자기소개서 ▲대학이 보유한 전년도 응시생들의 자기소개서와 비교, 구체적 수치를 통해 표절 여부를 가려내게 된다.
연세대도 올해부터 자기소개서끼리의 '유사도 검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 학교 김현정 입학팀장은 "단어와 문장, 문장의 순서 등을 분석해서 어느 부분이 비슷한지 찾아내고, 계속 누적관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자기소개서뿐 아니라 추천서까지도 비교하는데, 한꺼번에 많은 제자들의 추천서를 쓰는 교사들 중에 같은 문장을 여러 번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혹시 있을지 모를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