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12월 초까지 대입 논술…생글 커버스토리 훑어라 | 생글생글 (hankyung.com)

 

[커버스토리] 12월 초까지 대입 논술…생글 커버스토리 훑어라 | 생글생글

[커버스토리] 12월 초까지 대입 논술…생글 커버스토리 훑어라 , 고기완

sgsg.hankyung.com

[커버스토리] 12월 초까지 대입 논술…생글 커버스토리 훑어라

고기완 기자 입력 2022.11.21 10:01 수정 2022.11.21 16:26 생글생글 778호
 
그래픽=허라미 한국경제신문 기자지난 17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습니다. 수능은 입시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수험생들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수시 등 각종 입시 전형이 ‘준비 땅!’ 하는 거지요.

지난 주말 성균관대 서강대 건국대 동국대 숙명여대 등 일부 대학이 논술시험을 실시했습니다. 고사장은 많은 수험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논술 고사는 이번 주부터 12월 초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11월 24~27일, 12월 3~4일 연세대 한양대 한국외국어대 이화여대 중앙대 경북대 인하대 광운대 논술고사가 몰려 있습니다.

가채점 결과가 지원 학과 예상 점수보다 높게 나왔다면 과감하게 ‘수시 납치’를 피할 수 있겠지만, 점수를 확신할 수 없는 수험생이라면 짧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논술에 전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 생글생글을 열심히 읽은 학생은 논술고사에 담담하게 임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 않은 학생이라면 응급 처방이 필요하겠죠.

대입 논술고사는 제목 하나를 주고 쓰라는 작문 시험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제시문과 논제 속에 답이 들어 있습니다. 논술 전형은 대개 수험생의 사전지식을 요구하지 않도록 설계하기 때문이죠. 논술고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출제자의 의도 파악입니다. 출제자는 여러 개의 긴 제시문을 내놓고 수험생을 헷갈리게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투키디데스 함정·인플레·타다와 AI 갈등
시사·철학·사상 엮는 논술고사 대비해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7일 대구 대륜고등학교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논술전형이 있는 대학들은 과거와 달리 너무 어려운 문제는 내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읽어도 잘 모르는 제시문을 많이 냈습니다만, 요즘 그렇게 냈다간 강한 비판을 받습니다. 대학들은 쉬운 듯하면서도 쉽지 않은, 까다로운 문제를 내기 위해 시사 이슈를 많이 활용합니다. 시사와 철학, 사상을 연계하는 출제 경향이 강합니다.

① 투키디데스 함정: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신흥 강대국이 기존 강대국을 대체하려 할 때 큰 전쟁이 일어난다고 봤습니다. 투키디데스는 “기원전 5세기에 일어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스파르타의 아성에 아테네가 도전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고 했어요.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s Trap)’이라는 말은 미국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이 쓴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에 등장합니다. 이 정치학자는 미국과 중국도 이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앨리슨의 분석에 따르면 인류는 역사적으로 16차례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 큰 전쟁을 치렀습니다. 투키디데스와 <예정된 전쟁>이 연계돼 출제될 수 있죠.

② 코로나와 공급망 이슈: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세계 경제에 큰 질문을 던졌습니다. 세계가 복잡한 관계망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 코로나19로 확인됐습니다. 몇몇 나라가 봉쇄되자 세계로 흐르던 인적·물적 공급망이 막혔습니다. 세계화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졌죠. 세계화와 지역화를 바라보는 대립된 시각이 논술 주제로 제시될 수도 있습니다.

③ 중앙은행과 통화량 조절: 올해 최대 이슈는 지구촌 인플레이션 현상입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코로나19로 망가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돈을 많이 풀었습니다. 풀린 돈은 물가 상승을 자극했죠.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쳐서 석유, 가스 가격이 급등했어요.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통화량이 폭증한 것이죠. 이것은 복합불황, 즉 스태그플레이션(불경기 속 물가 상승)을 일으켰습니다. 1970년대 후반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었죠. 지금과 1970년대를 비교하는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있어요. 수험생이 중앙은행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을 수도 있죠.

④ 개인과 국가의 역할: 국가 속에서 개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개인을 위해 국가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묻는 철학적 질문은 얼마든지 출제될 수 있습니다. 국가를 왜 만들었는지를 고민했던 여러 철학자의 주장을 제시해놓고 서로의 관점을 비교하라는 문제가 나올 수 있어요. 장자크 루소, 존 로크, 토머스 홉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국가론은 대표적인 것들입니다.

⑤ 큰 정부, 작은 정부: 상경계 대학 논술에서 단골로 출제되는 주제죠. 애덤 스미스와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작은 정부, 큰 정부를 논할 때 반드시 등장합니다. 애덤 스미스는 자유로운 시장경제와 정부 개입의 최소화를 주장했고, 케인스는 정부의 적극 개입을 강조했어요. 큰 정부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만큼 규제도, 지출도 많이 합니다. 반면 작은 정부는 세금을 적게 걷고, 규제 법률도 가능한 한 만들지 않습니다. 복지 정책은 큰 정부, 작은 정부론이 부딪치는 교차점이죠.

⑥ 타다 등 신산업과 갈등: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모바일쇼핑 갈등,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 핀테크와 기존 금융업의 갈등, 법률·부동산 플랫폼 서비스와 기존 변호사·중개업소 갈등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면서 많은 갈등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산업 판도가 빨리 변해서 법률조차 따라가기 힘들 정도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이런 갈등을 풀어낼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합니다. 해결책을 모색하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⑦ 인공지능과 인간의 삶: 인공지능(AI)과 인류의 삶을 그리는 과학소설, 디스토피아 소설은 많습니다.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도 나옵니다. <멋진 신세계> 같은 소설의 한 대목이 제시문으로 나올 수도 있죠. 생글생글 ‘지면보기’를 참고하는 것도 대비책의 하나입니다.NIE 포인트1. 생글생글 홈페이지(sgsg.hankyung.com)에 접속해 최근 커버스토리를 찾아보자.

2.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투키디데스 함정 간의 관계를 알아보자.

3. 인공지능이 인류의 삶과 산업에 미칠 영향을 검색해보자.깔끔한 글씨체·짧은 문장으로 쓰는 게 기본
논제·제시문 연결하는 핵심정보를 파악하라
지난해 경희대학교에서 2022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한경DB글쓰기는 말하기보다 어렵다고 합니다.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은 “인간에게 말하는 본능은 있지만 글쓰기 본능은 없다”고 말했어요. “빵 굽기, 술 빚기처럼 배워야 글쓰기를 잘할 수 있다”고 했죠. 글쓰기 수업이 거의 없는 학교 현실을 감안하면, 대입 논술시험은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논술시험. 이렇게 대응해 봅시다.

① 글을 또박또박 써라: 가장 기본적으로 실행해야 할 매뉴얼입니다. 휴대폰이나 컴퓨터 자판 치기에 익숙한 세대여서 글씨체가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읽기 어려울 정도로 글씨체가 나쁘면 채점자들이 난감해합니다. 최대한 또박또박 써야 합니다. 수백 명의 답안지를 읽어야 하는 채점자들에게 악필은 감점 요인이 되겠지요.

② 간결한 문장을 구사하라: 한 문장을 길게 쓰지 마세요. 시간이 촉박한 논술고사에선 문장을 짧게 쓰는 게 주효합니다. 한 문장이 길어지면, 수험생 본인도 문장 안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그러면 주어와 술어가 상응하지 않거나 누락돼 무슨 말인지 모르게 되죠. 주어와 동사가 마구 섞여 있는 복문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한 문장에 주어는 하나로 하세요.

③ 묻는 것에만 답하라: 대입 논술고사는 제시문과 문제가 나와 있는 시험입니다. 출제자가 제시한 논제에는 의외로 많은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수험생들에게 내리는 지시, 답안 유형, 제시문의 유형과 주제, 반드시 써야 할 내용과 쓰지 말아야 내용 등이 들어 있습니다. 출제자는 크게 네 가지로 문제를 냅니다. 요약형, 비교형, 비판형, 자기견해 제시형. 표, 그림, 그래프 분석이나 설명 문제는 비교형으로 주로 제시됩니다. 경영학과나 경제학과의 경우 변별력을 키우기 위해 수학적인 부분을 끼워넣을 수도 있어요. A와 B를 비교해서 대안을 찾는 유형이 잦습니다. 시와 소설 쓰기 같은 완전 창작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세요. 이것은 글의 뼈대를 잘 세우는 길입니다.

④ 키워드에 집중하라: 논제와 제시문을 연결하는 키워드가 존재합니다. 키워드에 주제가 함축돼 있습니다.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 글을 전개해야 합니다. 일종의 방향타죠. 평가자들은 논술시험지를 많이 봐야 하므로 키워드를 중심으로 흐른 글을 선호합니다. “출제 의도를 잘 파악했네”라는 거지요. 공통점과 차이점을 키워드로 비교하면 합격쪽 라인에 답안지가 들어갑니다. 제시문은 장황하지만 키워드가 엑기스라는 걸 잊지 마세요. 필자의 의도는 늘 분명하니까요.

⑤ 문제 해결력을 보여라: 출제자는 논술을 통해 언제나 문제적 상황을 보여주고 수험생들에게 문제 해결력을 보이도록 요구합니다. 학문적 모순, 딜레마적 상황, 논쟁적 이슈가 평범하고 정상적인 상황보다 많이 제시되는 이유입니다. 수험생이 각각의 문제 상황을 잘 인식하는지와 갈등 해결책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보는 거죠. 이것은 ④와도 일맥상통합니다.

⑥ 자기 느낌대로 쓰지 말라: 논술은 논리적인 글을 뜻합니다. 자기 넋두리나, 평소 생각을 주절주절 쓰는 걸 출제자들은 원하지 않습니다. 그럴 경우 너무 주관적이어서 채점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주장과 근거, 앞글과 뒷글의 관계, 과정과 결과, 이론과 사례를 잘 연결하는 구조를 중시한답니다. 제시문과 논제가 주어지는 까닭이죠. 같은 잣대를 놓고 평가해야 하는 게 논술인데 수필적으로 글이 흐르면 점수를 줄 수가 없어요. 문예창작과는 예외겠습니다만. 연습지에 뼈대를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키워드와 핵심 문장을 미리 적어보는 것이죠. 그냥 써내려가면 정작 써야 할 핵심이 누락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⑦ 뒷 문제가 중요하다: 1번 문제에 올인하는 수험생이 많습니다. 논술고사에선 배점이 높은 문제가 뒤에 배치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심층적 사고나 창의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는 뒤에 배치되는 것이죠. 이것이 출제자의 의도 중 하나입니다. 시간 배정에 신경써야 한다는 뜻입니다.NIE 포인트1. 말하기는 본능이지만 글쓰기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말의 뜻을 이야기해보자.

2.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글을 잘 쓴다’를 주제로 토론해보자.

3. 자신이 논술 채점자라면 어떤 글에 높은 점수를 줄지 말해보자.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자기소개서 잘 쓰는 방법 (3가지 원칙)

by 맥북과안경 2022. 3. 21.
 

자기소개서 쓰는 접근 방식

최근 가까운 후배가 자소서를 봐달라는 부탁을 해 요즘 자소서는 어떻게 쓰이나 하고 봤다. 충격인 것은 아직도 2000년대 초반에서나 볼 법한 고리타분한 자기소개서 양식을 그대로 따왔다는 것이다. 고리타분한 자기소개서라 함은 [저는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 000한 환경에서 자라왔습니다]는 식의 아무 의미 없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도대체 자신의 태생 환경은 왜 적어내는가? 자기소개서는 맞선의 자리가 아니다. 정말 네 소개를 하라는 게 아니라 당신이 지원한 업무에 얼마나 적합한지 설득해보라는 의미를 가진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는데 이게 뽑는 입장이 돼보질 않아서 그렇다. 본인이 정말 작게나마 사업을 하려고 할 때 동업자를 구하거나 아르바이트 생을 뽑는다고 가정해보면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서류전형에서는 한 번도 탈락해보지 않아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IT 스타트업부터 공기업, 언론사 등등 다양한 업종의 서류전형을 겪어봤으니 내가 하는 얘기를 믿고 따라와도 좋다. 게다가 블로그로 광고 수익을 내고자 하니 허투루 적지도 않았다. 

1. 지원한 직무에 필요한 역량부터 파헤쳐라

20,30년 전만 해도 고스펙이고 나발이고 그냥 학벌 하나만 보고도 뽑았다. 그 이유는 그 당시엔 회사 자체 내에서도 업무 분장이 뚜렷하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자기네들도 어떤 업무를 하는데 어떤 특별한 역량이 필요한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지 학벌 좋으면 '어 똘똘한 친구네 합격!' 이런 식으로 채용이 이뤄졌다. 때문에 지원자들도 그냥 자기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 거나하게 뽑아내면 그만이었던 것인데 그러나 현대는 전혀 그렇지 않다. 

 

업무는 점점 더 세분화돼가고 해당 업무에 높은 퍼포먼스를 내는 사람들이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통계가 많이 쌓여있다. 따라서 지금은 지원자가 살아온 인생은 솔직히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지원자가 지원한 업무에 맞는 역량을 갖췄는지만 볼 뿐이다. 정확히 말하면 해당 업무 역량이 드러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지를 본다. 가령 영업 업무에서는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고등학생 때나 대학생 때 길거리에서 꽃이라도 팔아본 경험이 있으면, 그리고 꽃을 많이 팔아본 경험이 있으면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든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든 별로 큰 상관이 없는 거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를 쓰기에 앞서 모든 걸 제쳐 두고 내가 지원하고자 하는 업무에 어떤 역량이 필요한 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야 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 해당 회사의 해당 부서에 다니고 있는 선후배, 지인이 있다면 좋고 없다면 블라인드, 잡플래닛 어플에서 아무에게나 쪽지라도 보내봐라. 그 업무 하는데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실제로 높은 실적을 내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등등 물어봐야 한다. 하다못해 그냥 해당 부서 직원들 이메일이라도 알아내서 염치 불구하고 정중하게 물어봐야 한다. 그냥 씹히는 경우도 있지만 놀랍게도 대부분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경우가 많다. 

2. 내 경험에서 해당 역량을 강제로 끄집어내라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했다면 이제 본인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찬찬히 돌이켜볼 단계다. 대부분이 나는 한 게 없이 허송세월을 보냈다고 생각하는데 누구나 그렇게 생각한다. 특별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나. 합격한 사람들 모두 대단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막상 까 보면 포장을 어마어마하게 한 것뿐이다. 보잘것없이 보이는 경험도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해석하고 풀이하냐에 따라 누구도 해보지 못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정말 사소한 경험 하나하나 다 적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고등학교 시절 받은 작은 상장이라던가, 개근을 했다거나, 대학교 동아리에 친구를 가입시켰다거나, 군대에서 경례 잘했다고 칭찬받았다거나 하는 정말 사소한 경험 말이다. 옆에서 봤을 때 진짜 뻔뻔해 보일 정도로 말 같지도 않은 경험을 일단은 다 끄집어낸 다음 거기에서 해당 역량을 어떻게 뽑아낼지 고민하면 된다. 자소서 스터디는 이럴 때 필요하다. 그냥 서로 쓴 거 읽어보고 뭐 오타 체크나 해주라고 스터디를 하는 게 아니다.

 

3년 동안 창업해 마케팅만 했던 나도 뜬금없이 메이저 일간지 기자로 전직할 수 있었는데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기자로서 필요한 역량에 내가 했던 수많은 경험들을 억지로 끼워 맞췄기 때문이다. 더 재밌는 건 뽑는 사람도 '이놈이 자기 경험을 포장해서 이러쿵저러쿵 끼워 맞췄구나' 정도는 바로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서 면접에서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묘하게 인사자를 설득시킬 능력이면 그 자체로도 꽤 괜찮은 능력이 될 수 있다. 그놈의 '창의적 인간'이 별거겠나. 다 이런 거다. 

3. 최대한 압축적으로 써라

이제 거의 다 왔다. 문항별로 필요한 역량과 거기에 끼워 맞출 경험들을 추려냈다면 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장담컨대 몇 줄 쓰다 보면 금방 난관에 부딪힐 텐데 막상 써보니 내용이 별로 없는 거다. 그러다 보니 한 문장으로 끝낼 얘기를 괜히 양을 부풀려서 두, 세 문장으로 써 갈기는데 정말 최악이다. 최대한 압축적으로 쓰되 쓸 말이 없으면 1번부터 다시 시작해라. 자소서에 쓸 내용을 넣을 생각을 해야지 부풀릴 생각을 하면 안 된다. 보통 잘 쓴 자기소개서를 읽으면 똑같은 분량임에도 내용이 굉장히 풍부하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여러 내용을 압축적으로 꾸역꾸역 담아냈기 때문이다. 

 

문장을 잘 쓰려고 할 필요 없다. 최대한 압축적으로 내용을 풍부하게만 꾸역꾸역 넣어놓으면 그때 첨삭에 의미가 생긴다. 우리가 비싼 돈 주고 자기소개서 첨삭을 받았음에도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이유는 여기 있다. 첨삭자들은 없는 내용을 만들어서 써줄 수 없다. 단지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조금 더 맛있어 보이게 다듬을 뿐이지 맛을 변화시킬 순 없는 거다. 문장 가지고 장난치는 걸로 인사권자나 면접관들을 설득시킬 수 없다. 오히려 조금 투박하더라도 포함돼 있는 내용이 풍부하면 기억에도 오래 남고 궁금증을 품게 되기 마련이다.

 

자소서를 쓴다는 것은 한 번에 쫙 써 내려가는 게 아니라 썼다가 지우고를 반복하는 행위다. 그러다가 종종 아예 다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경우까지 포함한다. 오늘 밤에 쓴 글도 내일 아침에 보면 창피하고 부끄럽다. 하물며 자소서는 그것으로 내 직업이 좌우되는데 얼마나 많이 들여다봐야 할까. 서류 제출 하루 전에 급조해서 쓰는 자소서는 가망이 없다. 적어도 2,3주 전부터 계속 썼다 수정했다 지웠다를 반복해야 꽤 읽어줄 만한 자소서가 나올 수 있다.

끝으로

위 과정을 모두 거쳐 자소서를 작성해 제출해보면 그다음 자소서는 훨씬 수월해진다. 인고의 시간을 거쳐 대충 프레임이 만들어졌으니 다른 서류 전형에도 얼마든지 차용 가능하다. 게다가 해당 역량의 조사와 내 경험을 미친 듯이 고민했기 때문에 면접에 가서도 어버버 거릴 일이 확연하게 줄어든다. 내 경험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가지고 논 경험은 면접에서 임기응변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취업으로 내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나눌 수 없다. 설령 자기소개서 서류에 낙방하더라도 능력 부족이라기보단 대부분 회사와 지원자 간의 시각 차이 때문이니 너무 낙심할 필요도 없다. 회사를 볼 때 연봉이나 복지 등의 덩치 차이로 나누지 말고 어떤 업무를 하는지를 기준으로 나눠서 살펴보면 더 좋다. 어차피 월급쟁이는 다 비슷하다. 이왕 노예로 일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조금 노력해도 성과가 잘 나오는' 적성에 맞는 직업을 골라보자. 

논술 잘 쓰는 방법 (4가지 원칙)

by 맥북과안경 2022. 3. 16.
 

논술을 잘 쓰기 위해 알아둬야 할 4가지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어디에서나 필요한 스킬 중 하나인데 살아가면서 글쓰기 능력이 필요 없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입을 위해서는 논술시험, 대학교 수업 때는 리포트 작성, 취업 준비를 할 때는 자기소개서 작성, 취업 후에는 사업보고서 및 계획서 작성, 자영업을 해도 카피나 전단지 작성 시에도 글쓰기 능력은 발휘돼야 한다.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이미 와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온라인 채팅을 예전보다 많이 친다. 이때도 글쓰기 능력이 쓰인다. 수험생이나 수험생을 둔 학부모라면 자신 또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 글쓰기 연습을 지금 당장부터 시작해도 빠르지 않다.

 

여러 시험 중에 특히 논술시험은 자기의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써 내려갈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아주 좋은 시험이다. 아는 사람은 많이 없지만 현대의 논술이라는 것은 조선시대 '과거제도'에서 비롯됐다. 임금이 인재를 등용하려고 낸 시험들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 대입한다면 [최근 저조한 우리나라 청년 취업률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라.] 뭐 이런 식인 거다. 물론 당시 양반들도 속으론 '내가 그걸 알면 이미 임금을 하고 있지 왜 시험 보고 있겠냐'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1. 논술은 지식 뽐내는 시험이 아니다.

논술은 특정 주제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논리 정연하게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하는 것을 얼마나 잘하는지 측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이는 게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한정적인 지식들을 가지고 얼마나 논리적인 주장을  할 수 있냐를 보여주면 된다. 물론 내가 많은 정보를 머릿속에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총알이 많다는 의미므로 상대를 글로 조지기 수월할 순 있다. 그러나 논리적 사고에 있어서 필수조건은 아니다.

 

막말로 논술 시험에서는 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혹은 예시가 실제 사실과 조금 달라도 그게 내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틀린 정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논술을 잘한다는 것은 올바른 정보만 있으면 더 논리적인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말과 같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실인 팩트를 여러 개 제시했어도 내가 주장하는 바와 무관한 정보만 나열했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답안이 된다. 보통 논술 시험에서 낙방하는 가장 큰 이유도 이와 같다. 논술은 배경지식으로 한다는 잘못된 접근으로 별 시답잖은 이론을 외운다거나 사회현상 명칭을 줄줄 읊는데 그런 거 잘 외우는 학생들은 논술 없는 전형이 더 유리하다.

 

2. 개요 작성에 시험 시간 60%를 할애해라.

보통 논술시험 시간은 90분 정도인데 글자 수 제한이 많으면 120분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시험장에 가보면 수험생들은 두 부류로 나뉘는데 절반 정도는 시험 시작 땡- 하면 '두두두두' 소리와 함께 미친 듯이 무언갈 적어나간다.

 

반면 나머지 절반은 곧바로 답안을 쓰지 않고 문제지와 제시문을 뒤적거린다. 일단 앞서 시험 시작하자마자 써 내려간 애들 절반은 무. 조. 건. 탈락이다. 애초에 율곡 이이 정도가 아니고서야 문제를 받자마자 장원급제할 만큼 써 내려갈 수험생은 거의 없다. 그냥 학원에서 외워온 포맷을 까먹지 않고 통째로 적느라 그런 것인데 십중팔구 탈락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무엇을 적고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생각하는데 시험 시간의 절반 이상을 할애해야  그나마 읽어줄 만한 글이 나온다. 시간은 절대로 부족하지 않다. 내가 무엇을 쓸지, 어떻게 쓸지 개요를 잘 짜 놓으면  2000자짜리 답안도 30분이면 충분이 작성한다. 머릿속에 있는 답안을 그냥 손으로 베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3. 책보단 모범답안을 많이 읽어라.

논술 잘하기 위해서 책 많이 읽으라는 말은 식단 하고 운동하면 살 빠진다라는 말과 같다. 이미 책을 많이 안 읽어왔는데 책 많이 읽어야 한다고만 하면 이미 끝난 인생 아닌가?

 

좌절할 것 없다. 나 역시 맨날 저 소리 듣고 논술 공부했지만 끝끝내 책 많이 안 보고도 글쓰기로 뚫을 수 있는 건 다 뚫었다. 다만, 속성으로 논술 실력을 높이고 싶다면 모범 답안 위주로 계속 보면 좋다. 달달 외우라는 게 아니라 답안자가 자신의 주장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그 흐름을 익히는 게 좋다. 주장과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문장과 예시를  어떻게 끄집어내는지 보는 거다.

 

모범답안은 일반 학원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다. 어떻게든 구해서 읽어보고 따라 적어 보면 좋다. 그렇다고 또 무지 성으로 따라 적지 말고 첫 문장 다음에 어떤 문장이 왔는지 그리고 이 문장이 정말 논리적으로 옳은지, 필요한 문장인지 아닌지 등등 해체를 해가며 적어보자.

 

4. 문장은 단순하고 짧게 써라.

못쓴 글도 잘 써보이게 하는 마법이 있는데 '~라고 생각한다'를 '~이다'로 바꾸는 것이다. 논술은 어차피 자기 생각 쓰라는 건데 자꾸 생각한다는 말을 쓰면 읽는 입장에선 조금 거슬린다. 따라서 문장 구조를 '~는 ~다'라고 단순하게 적는 게 좋다.

 

문장도 무조건 짧게 쓰는 게 좋다. 문장을 길게 늘어뜨리면서 읽는 사람 숨 넘어가지 않게 잘 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좋은 논리구조를 가졌어도 긴 문장 하나 때문에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겠을 때가 있다.

 

언론사에서도 신입기자들 교육할 때 '물론, 그리고, 그러나' 등등 접속사를 쓰지 않아도 문장이 어색하지 않을 시엔 엄청나게 혼낸다. 안 그래도 지면은 한정적인데 쓸데없는 말을 붙였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인턴기자들이 쓴 기사를 보면 쓸데없는 접속사나 부사가 종종 보이는데 이 때문에 글의 내용이 안 보이고 눈에 거슬리기만 하다. 

 

문장을 짧게 쓰라고 하면 대부분 난감해하는 이유가 있다. 보통 문장들을 써 내려갈 때 논리적으로 쓰려다 보니 문장 간에 '그리고', '따라서', '하지만' 등등  접속사를 엄청나게 써단다. 그냥 그리고 없이 문장을 나열해도 전혀 문제가 없으므로 최대한 접속사를 안 적는 연습을 해 버릇해야 한다.

 

'논술 > 중등논술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술이란 무엇인가?-오마이뉴스04.11.17  (0) 2022.11.23
자기소개서 잘 쓰는 방법 (3가지 원칙)-맥북과안경 2022. 3. 21.  (1) 2022.11.22
논술 용어  (0) 2022.11.22
복덕방  (0) 2022.11.22
운수 좋은 날  (0) 2022.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