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aders are Leaders >
“속도보다 읽으면서 생각하는 독서 중요”
이장무 서울대 총장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이장무(63) 서울대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의 강력한 대학 자율화 의지 표명 이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서울대 위상 제고 등 갖가지 일로 눈코 뜰 새 없다. 하지만 신문 읽는 것으로 시작하는 일과는 여전하다. 매일 아침 6시30분쯤 일어나 30~40분가량 운동을 한 다음 6개 신문을 숙독한다.

그리고 오전 9시쯤 출근, 총장실에서 집무를 시작해 외국 대학 총장 등 외빈을 면담하고, 대교협 등 각종 회의에 참석한다. 유일 석간 종합일간지 문화일보를 읽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오후 일과다. 또 대학발전기금 모금을 위한 동문 및 기업인과의 모임 참석 등으로 귀가 시간은 늦기 일쑤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서도 이 총장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이 총장은 “주로 주말에 책을 읽고, 집무실에서도 자투리 시간을 내 독서한다”며 “소설, 경제, 철학 책을 포함해서 폭넓게 읽고 있으나 최근에는 ‘생각의 탄생’ ‘생각의 지도’, 복잡계 이론과 같은 과거와 미래의 지식변화를 탐사할 수 있는 책을 주로 읽는다”고 말했다. 또 ‘대학혁신 마케팅으로 승부하라’ 등과 같은 대학 운영 관련 책도 즐겨 찾는다고 이 총장은 덧붙였다.

이 총장은 자신의 독서습관과 관련, “속독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연관하여 생각하는 정독”이라며 “독서는 바쁜 업무와 일상생활 중에도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하고 어느 책이든 1개의 아이디어만 얻어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고 독서철학을 밝혔다.

이 총장이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역시 대학자율화 문제. 그는 “이 당선인이 대학 자율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대학 자율화 문제는 확실히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당선인은 지난 4일 열린 대교협 정기총회에서 대학의 자율과 책임을 유달리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가장 시급한 것이 교육제도 변화”라며 “그래서 입시를 대학 자율에 맡기려 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교협 회장을 맡고 있는 이 총장은 이에 대해 “자율은 창의력과 경쟁력을 키우는 자유민주사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조만간 각 대학 입학처장들과 등급제 대입수학능력시험의 보완책에 대해 논의, 여기서 모아진 의견을 이달 중 대교협 이사회를 거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요즘 서울대의 위상 제고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서울대는 최근 들어 국제적 위상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영국의 유력 신문인 ‘더 타임스’ 등이 실시하는 ‘The Times- QS’ 대학평가에서 서울대는 세계 51위를 차지했다.

이 총장은 이에 대해 “세계 50위권의 서울대학교를 세계 10위권으로 도약시키기 위해선 창조적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며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에는 여러 집단의 이해가 상충하는 문제를 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긍정의 힘과 신뢰, 화합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1-07
[논술/이슈&이슈]방학이 다가오는데…


푸근하게 즐길 것인가 밀린 공부를 할 것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놀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노동이란 노예에게나 어울린다고 여겼다. 자유인은 충분한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보았다. 기독교 윤리는 정반대다. ‘사람은 일하기 위해 논다’는 것이다.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 정신’을 쓴 막스 베버는 이렇게 말한다. “신께서 선물로 준 재능을 썩혀서는 안 된다.” 기독교에서 일할 수 있는데도 쉬는 것은 죄악과도 같다.

그렇다면 한번 되물어 보라. 그대는 쉬기 위해 일하는가, 일하기 위해 쉬는가? 대답에 따라 생활의 모습은 분명하게 차이 난다.

방학이 시작되는 즈음이다. 그대는 방학을 어떻게 보내려고 하는가? 쉬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모처럼 얻은 휴식을 푸근하게 즐기려 할 것이다. 일하기 위해 쉬는 사람들은 방학 때 쌓인 공부나 일들을 해치우려 할 터이다.

안타깝게도, 어떤 태도를 갖고 있건 간에 방학은 대부분 시시하게 끝나곤 한다. 일에 대한 의욕을 불태우며 시작한 방학은 작심삼일()로 끝나기 일쑤다. 작정하고 놀아 보겠다던 이들도 별다르지 않다. 휴식도 길어지면 지겹기만 하다. 우울해지다가, 급기야 놀지도 일하지도 않는 어중간한 상태에서 방학이 끝나 버린다. 왜 그럴까?

사실 “놀기 위해 일하는가, 일하기 위해 노는가”라는 물음은 어색하다. 원래 일과 놀이는 하나기 때문이다. 농사짓고 가축을 치던 우리 조상들은 일과 놀이를 같은 곳에서 했다. 집과 마당, 근처 들판은 일터이자 생활공간이며, 놀이터이기도 했다. 지금도 도시의 노인들은 ‘소일거리’로 농사를 짓지 않는가!

반면 산업사회에서의 일과 놀이는 이뤄지는 공간부터가 다르다. 일은 사무실이나 공장에서 하지만, 쉬고 노는 곳은 따로 있다. 서류를 꾸미는 일을 ‘놀이’로 하는 사람도 없다. 일은 이제 자연스러운 일상이 아니며, 싫지만 버둥거려야 할 것이 되어 버렸다.

놀이도 마찬가지다. 생활과 동떨어진 놀이는 또 다른 일일 뿐이다. 제대로 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과 노력이 필요한지 떠올려 보라. 화끈한 휴일을 지낸 뒤에 맞는 피곤한 월요일은 놀이와 일이 동떨어진 우리 삶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멋진 방학을 보낼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단다. 그대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일이 취미’, ‘취미가 일’인 사람들은 땀범벅이 되었어도 행복해한다. 나에게 그런 일이 과연 있는지 생각해 보자. 있다면 그대의 방학은 더없이 즐겁고 보람될 것이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철학박사 timas@joongdong.org


[논술/논술비타민]


‘의지-능력-여건-보상’ 4박자가 필요

논술 교육과 관련해 따져보고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가 아직 꽤 남아 있지만 여러 사정상 다음 기회로 미루고, ‘논술 비타민’의 막을 오늘로 일단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논술 비타민’을 연재했던 지난 9개월 남짓 동안 현장 논술 교사 연수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이 과정에서 논술 교육과 관련해 상당한 변화의 조짐이 있음을 쉽게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2006년이 공교육 논술 교육의 원년이었다면, 2007년은 뿌리를 뻗어가고 있는 해라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이제 그 길이 안개에 가려있지 않고 꽤 또렷하게 보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현장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당국의 마인드도 전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 변화는 별똥별처럼 반짝이다 끝나지 않고 은하수처럼 이어져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6월, 교육부 주최로 전국 시도 교육청의 논술 담당 장학관과 장학사들이 모인 워크숍에서 논술 교육 정착을 위해 진지하고 열띠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정책 담당자들의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욱 더 이런 기대를 가져 봅니다.

이제 논술 교육의 발전 방향을 본격적이고 좀 더 구체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대학입시 때문에 논술이 부각되고 있지만, 입시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교육 전체가 한 단계 진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역시 교사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중고등학교 교육에서는 현실적으로 교사의 역할이 결정적이며, 특히 논술 교육의 경우, 현 시점에서 교사가 가장 중요한 변인입니다. 논술 교육을 담당할 주체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교재가 나오고 제도가 변화되어도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바람직한 논술 교육은 교사로부터 출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이 논술교육에 제대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의지 능력 여건 보상의 네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합니다.

우선 교사가 논술에 대하여 교육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 의지는 거의 합격 수준입니다. 전국 곳곳에서 논술 교육의 의지가 불타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6년을 ‘공교육 논술 교육의 원년’이라 부르는 가장 중요한 이유도 작년 한 해를 거치면서 논술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이나 태도가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대학 입시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각 교과에서 평소에 교수 학습 방법으로 논술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의지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시도 교육 연수원마다 논술 연수가 가장 경쟁률 높은 연수 중의 하나이며, 연수에 참여하는 자세 역시 진지하고 성실하다는 점도 이러한 변화를 잘 드러냅니다.

둘째는 능력입니다. 아무리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능력이 안 되면 논술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교사 연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서 긍정적입니다. 그동안은 △개념 이해 △경향 파악 △정보 교환 △사례 발표 중심의 기본 연수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업그레이드된 논술 연수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실습 중심의 전문과정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반가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좀 더 양적으로 확산되고 질적으로 향상되어야 합니다. 양적 확산은 교육부나 각 시도 교육청에서 온라인 연수 등을 통해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연수의 질적 향상을 이루려면 두 방향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먼저 실습 중심의 전문 과정이 더 확산되어야 합니다. 스스로 논증적 글을 써보고 나아가 학생 글을 첨삭해보는 실습 없이는 실제 지도 능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다양하게 전문화된 연수가 필요합니다. 우선 교과 영역별로 연수 프로그램이 다르게 구성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논술 지도 경험에 따라서, 또한 개별 학교에서 논술 교육의 어느 영역을 담당할 것인가에 따라서 연수 프로그램이 세분화되면 연수 효과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셋째, 아무리 능력이 갖추어져도 개별 학교에서 교육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능력은 발휘되기 힘듭니다. 잡무에 시달리면서 논술 지도의 책임까지 떠맡아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 학교에서 논술 지도 시스템을 갖추는 것입니다. 작년 말 많은 학교에 결성된 교사들의 논술 교육 동아리는 이런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여러 교과 교사가 함께 고민하는 과정을 겪어야 현장에 맞는 논술 교육 시스템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논술 교육 동아리는 공교육 논술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논술 교육이 부각되는 이 시점에서는 당분간 논술 교육 동아리에 속한 교사들에게 논술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학교의 교장, 교감 선생님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교장, 교감 선생님을 대상으로 한 관리자 논술 연수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건이 되더라도 노력에 대한 합리적이고 적절한 보상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보상이 없다면 결국 교사의 봉사 활동을 바라는 셈이 되는데, 이렇게 되면 다수의 교사가 장기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교사가 학생의 논술 답안을 첨삭하고 평가해주는 것은 현재로서는 과외활동입니다. 이를 순전히 교사의 헌신에만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제도적 차원에서 적절하고 합리적인 보상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으면 논술 교육이 공교육 안에서 정착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교육 정책 당국의 적극적 대처를 기대해 봅니다.

박정하 성균관대 학부대학 교수·의사소통교육연구실장

소설읽기 논술/중등독서 2007. 7. 8. 12:36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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