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천도자미술관 돌/돌집 2021. 3. 1. 12:25

[문경여행] 당포마을로 떠나는 도자기행

문경은 널리 알려진 대로 조선시대부터 대표적인 도요지입니다.
그중 문경읍 당포마을에 대한민국 도예명장 한 분이 계신데
바로 그 이름 세 글자면 충분하신 '천한봉' 명장님이십니다.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도천(陶泉) 천한봉 도예명장님
 
'주간문경'과 경북북부권문화정보센터 '컬처라인' 등에 문경을 소개하는 칼럼을 연재하시는
기자의 벗님이신 정창식님, 벗님은 천한봉 명장님과 당포마을에 대해 쓴 칼럼을 실으신
'주간문경'에서 명장님을 이렇게 표현하였습니다.
 
"그는 우리 문경이 고려다완, 즉 조선 민요의 전통을 잇는 도자의 고향으로 자리 잡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차인들에게 다완과 차도구의 옛 가치를 일깨워주었다."
  - 정창식 문경문화원 이사
 
문경문화원과 컬처라인 정기간행물에 천한봉 명장님과 그가 계신 당포마을을 포커스로 싣는
벗님의 칼럼과 더불어, 천한봉 명장님을 담는 저의 사진이 소개되기로 하여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당포여행을 시작! 
사전에 약속된 당포마을과 천한봉 명장님의 댁을 방문하였습니다.

천한봉 명장님이 사시는 당포 마을입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지형
왼쪽부터 성주봉, 단산, 그리고 멀리 운달산이 보입니다.
 
이날 연무가 심하여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사진을 담으며 단순히 보이는 대로 찍기보다는,
'아, 저곳이 명장님께서 터를 잡으신 곳 이구나' 라는 생각으로
스토리가 들어있는 풍경을 행복한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담았습니다.

이곳이 바로 문경요(聞慶窯)
'대한민국 명장의 집'이라고 쓰인 입구의 안내비가 눈에 들어옵니다.
왼쪽은 도천도자미술관입니다.

한 위대한 도예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도천 도자 미술관
기록을 좋아하시는 도천님의 도예사 기록들과,
66년간 만드신 도천님의 작품 그리고 문경지역 도자기 200여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도천님의 막내딸이자, 전수자이신 문경요의 대표 천경희님께서 내려주신 차 한잔

기자가 마신 작은 다완에는 학이 한 마리 그려져 있습니다. 
바로 작은 사이즈의 입학다완(立鶴茶碗)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우리의 다완(찻사발) 가운데 하나는 일본의 국보(國寶)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가루차를 마시는 일본의 차인들은 다완 가운데 우리의 다완을 세계 최고로 꼽지요.
 
도자 역사상 한국만큼 다양하고 아름다운 다완을 많이 만든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 중심의 축에 바로 문경이 있으며, 문경읍 당포에서 대표적인 명장님을 만난 날입니다.

기자는 명장님의 웃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그 찰나를 포착하는 순간도 참 좋습니다.
명장이기 이전에 인자하고 소탈하신 천한봉님의 순수함을 마주한 시간들.
눈으로,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담은 귀한 시간들을 함께하며 당포 마을을 돌아봅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유난히 울창한 당포마을.
벗님께서는 이곳의 유래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옛날 화지동이라고 불렀던 마을
화지(花枝)는 ‘꽃가지’의 한자음. 봄날 가지에 꽃이 피듯 아름다운 마을
마을을 품은 성주봉은 모양 좋은 한 점의 산수경석(山水景石), 수석을 닮았으며,
멀리 산 아래 펼쳐진 마을의 전경은 그림 같다고 합니다.
 
그 풍경에 반하여 18세기 우리 지역의 유학자이며 여행가였던 옥소 권섭은
 이곳을 화지동천(花枝洞天)으로 이름 지어 신선이 사는 하늘마을에 비유하였답니다
해박한 벗님의 설명에 놀라고, 마을의 경치에 감탄하며...,
 
화지동천 당포마을을 경영하는 이들, 멀지 않은 곳에 터를 잡고 있는 또 한 분의 도예가, 
바로 천한봉 명장님의 제자 '관문요'의 김종필 도예가님과의 조우가 있어 길을 마저 나섰습니다.

기자와 김종필 도예가님과의 인연은 올해 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함께 모 수상식에서 수상자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었던,
 그 후 문경찻사발축제장에서 차를 대접해 주셨던 아름다운 인연이 있던 이분이
심천 김종필 도예가이십니다.

운치 있는 관문요의 다도실
전망을 창으로 내어 다도실 밖으로 보이는 성주봉
그리고 그 첫 봉우리인 수리봉이 보입니다.
창밖에 한점의 수석을 품었네요. 시시각각 변하는 사계를 보면서 차 한잔하는 여유야말로 최고의 힐링!

 

앞전에 설명한 다완이 작은 입학다완이라면 이번엔 좀 더 큰 입학다완 입니다.
가마 소성의 요변으로 열꽃(熱火)의 무늬가 단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문경도자기의 매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다완

기자가 참 좋아하는 말차

말차에 이어 새로 내려주신 차
찻잔의 굽 모양이 특이하고 예뻐서 물어보니 명칭은 '김해다완' 이라고 합니다. 
예쁘다고 하니 돌아갈 때 기자에게 선뜻 선물로 주셨답니다.

멋스러운 테이블의 결과 차 한 잔의 쉼

문경도자 발전 방안에 대해서, 일상다반사 삶에 대해서 여러 담소가 오고 간 찻자리와
그 순간들을 기록한 시간들
당포마을 성주봉 아래, 따스한 가을 햇살이 가득한 관문요의 다도실

 

정갈한 관문요의 전시실도 둘러보며. 
입구 부분이 특이하게 길게 빠진 화병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기자의 벗님께서 기자에게 당부하듯 말하였습니다. 
'우리 문경에는 문경만의 오래된 문화유산들이 있는데 사라져가는 것들을 알리고,
사진으로 남겨 보존되었으면 좋겠다'고
서포터즈가 되어 글로, 또한 사진가로서 사진으로 알리는 보람과 함께...

귀한 시간들을 뒤로하고 나온 당포마을은 가을이 익어갑니다.

20km

© NAVER Corp.

도천도자미술관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당포길 137-1

제주 돌집의 창의적 해석 '제주 스테이 눈먼고래'

heney

2016. 5. 10.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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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난 관광지로만 여겼던 제주에서의 1년은 전혀 예상 밖의 것들로 가득 채워진 시간이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제주 돌집의 변신을 함께 한 일.

작업을 시작하기 전, 제주의 오래된 돌집을 매만진 카페나 숙소, 주택 등을 두루 구경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마주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들이 쌓여 제주 스테이 ‘눈먼고래(blind whale)’가 세상에 태어났다.

지난 가을, 재밌는 제주 돌집을 만났다. 다양한 돌집을 보았지만 바다로 곧바로 이어진 형태의 집은 처음이었다. 동네 사람들이 족히 백년은 버텨온 집이라고 귀띔했다. 바다도 바다이지만 병풍과 같이 둘러진 오름과 조천 마을의 아기자기한 모습, 그리고 한라산까지 훤히 보이는 멋진 곳이었다. 제주인의 삶이 녹아 있는 집이자 제주다움을 간직한 중요한 유산이라 여겨졌다. 조천 앞바다에 떠오른 고래의 등처럼, 서로 마주한 두 채의 돌집에 ‘지랩(Z_Lab)’ 멤버들은 ‘눈먼고래’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이곳이 갖는 장소성과 돌집이 지닌 잠재력을 이끌어내 제주 돌집의 원형을 살리기로 했다. 그러나 매만지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철저한 계획, 그러나 언제나 변수
오래된 공간을 고치는 것은 지켜야 할 것과 변화시켜야 할 것에 대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돌집의 배치, 그리고 마당과 돌담을 지키는 것은 당연지사. 역시 가장 어려운 것은 둥근 지붕과 현무암 벽, 그리고 내부 고재를 어디까지 재해석해 되살려낼 수 있는지의 여부였다. 또한 돌집의 매력을 그대로 유지하며 전기, 통신, 상하수도, 오폐수 처리 등에 대한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관건이었다. 무엇보다 기획이 중요했다. 사전 실측을 통해 현황 도면을 그리고 집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약 5일 간에 걸쳐 철거에 들어갔다. 썩은 서까래와 기둥은 제주 삼나무를 활용해 자연스러움을 더했고, 철거 과정에서 나타난 뜻밖의 멋진 고재 구조목을 살리기 벽 없는 ‘오픈 플랜(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게 칸막이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제주 돌집은 층고가 낮기에 바닥을 파서 높이를 확보해야 했는데 바닥에 나타난 단단한 현무암 암반이 큰 변수였다. 암반이 없는 곳으로 화장실 및 욕조를 옮겨 배관을 설치하기 위해 땅을 파는 수고스러움을 최소화했다. 층고를 위해 땅을 파낸 만큼 내부 바닥이 지표보다 낮아졌기에 방수 턱을 만들고 방수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돌집의 매력 중 하나는 ‘벽’이다. 최대한 원래의 벽을 유지하자는 계획이었지만 18평, 12평이란 작은 공간에 있던 기존의 벽은 너무 좁고 외부의 조망을 막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벽을 허물고 대신 그 자리에 실내 돌담을 쌓았다. 현무암 돌담을 실내에 쌓는 것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돌담이 자연스럽게 연결됨으로써 제주다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이끌어내었다. 실내에서도 제주의 풍경을 즐기고자 하는 마음으로 바다로 면한 돌집의 벽을 일부 허물었다. 이때 나온 돌은 재활용하여 시멘트블록으로 수리했던 부분을 다시 원래의 돌집으로 복원하는 데에 이용했다.

 

 

돌집의 현대적 재해석
다음으로 가장 큰 문제는 고래의 등을 닮은 지붕을 살려내는 것. 역시 제주 전통의 둥근 이엉지붕을 살리는 것은 예상보다 큰 예산이 들었다. 공사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을 위해 지붕 골조를 인근 공터에서 짜서 크레인으로 올렸고 단가를 낮추기 위해 디테일도 최소화했다. 대신 지붕의 곡면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현장 작업자와 상의했고 태풍과 해충을 고려해 방수시트와 알루미늄징크, 평이음 시공에 있어서 기밀성(氣密性) 확보와 기존 목구조와의 결속, 물끊기 등 완성도 높은 시공을 위해 힘썼다.

마지막으로 눈먼고래의 톤앤매너(tone&manner)를 결정하는 일이 남았다. 눈먼고래엔 이미 지붕의 색감부터 돌담, 고재 등 재료가 주는 묵직한 느낌이 있었다.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도 시간의 흔적을 머금은 재료의 특징들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고벽돌, 현무암, 삼나무 등 재료의 물성을 고려해 바닥은 에폭시 라이닝을 적용해 질감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마감했다. 기존 대문, 마루의 고재를 활용하여 가구 디자이너 ‘매터앤매터(matter&matter)’가 멋진 테이블, 침대를 만들었고, 구조미와 공간감을 살려낸 ‘라이마스(Limas)’ 조명과의 협업은 눈먼고래가 갖는 정체성 지키면서 기능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조화롭게 완성시킬 수 있었다.

옛 것을 지키고 재해석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내고 새로운 가치를 더해 완성해냈을 때의 보람은 참으로 크다. 육지에서 건너와 제주집을 매만진다는 것에 부담이 많았지만 조천 마을 이웃들이 과정마다 좋은 의견을 주시고 완성된 모습을 보고 “우리집도 이렇게 맹글 수 있수꽈?” 칭찬을 건넸을 때는 감동을 받기도 했다. 제주다움을 지키며 돌집을 새롭게 재해석한 눈먼고래 프로젝트는 ‘지랩(Z_Lab)’에게도 매우 특별한


 

 

돌집 매만지기
1. 철저한 사전 체크 필수! 옛집은 지적 관계부터 전기, 통신, 상하수도, 오폐수 처리시설 확인이 필요하다.

2. 구조보강을 하며 철거를 실시한다. 임시 지지대를 되도록 많이 설치하여 구조보강을 하고, 새로 설치하는 구조재는 제주 삼나무와 같이 이질감 없는 재료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3. 건물 주변에 방수 턱을 만들고 바닥방수에 최대한 신경을 써서 내부 기밀성을 확보한다.

4. 기존 주택은 거의 모든 벽이 수직, 수평이 맞지 않기에 창호 및 가구 공사는 반드시 사전에 정확한 실측이 필요하다.

5. 지붕이 최대변수다. 돌집 유형 및 예산을 고려하여 공법 및 재료를 선택한다.

 

눈먼고래는
제로플레이스, 창신기지, 토리코티지x크리스토프초이에 이어 크리에이터그룹 ‘지랩(Z_Lab)’에서 4번째로 선보이는 렌트하우스. 제주시 조천읍의 100년 된 제주 돌집의 원형을 살리며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리모델링하여 독특한 스타일의 스테이 공간 두 채를 갖췄다. 알루미늄징크로 재현한 둥근 지붕과 실내 돌담, 바다를 향해 열린 마당과 대나무 숲, 노천 욕조 등이 어우러져 근사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위     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조천7길 19-12 자세히보기

​전화번호 : 010-7136-5550

​홈페이지 : www.blindwhale.co.kr

 

 

[출처]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1&contents_id=71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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