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특강] "아이 자존감 높이기? 성공 경험 선물하세요"

양선아 2012. 05. 14
조회수 35994추천수 1

〔③ 아이 자존감의 비밀 -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소아신경정신과 전문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아이들은 그 말 잘 몰라요. 아이들은 그냥 사는 거예요. 꽃이 최선을 다해 피나요? 꽃은 그냥 피어요. ‘최선을 다해 꽃을 피우자’라고 생각하며 피는 꽃은 없습니다. 아이들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언제쯤 가능할까요? 사고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성숙해지는 25살쯤 가능합니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은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다. 12일 오전 10시 서울시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진행된 ‘한겨레-마포구 부모특강’에서 서 원장은 400여 청중을 대상으로 ‘아이 자존감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참석한 일부 청중들은 강연이 끝난 뒤 서 원장의 책을 직접 가지고 와 싸인을 받기도 하고, 서 원장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겨레TV는 이날 서 원장의 강연을 영상으로 제작해 한겨레 육아 사이트 ‘베이비트리’(babytree.hani.co.kr)와 마포구청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이다.

 
서 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정리해고가 만연해지면서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불안을 유발하는 사회가 됐다”며 “부모들은 ‘아무도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 ‘나의 효율성을 극단화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당연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부모들의 자존감은 나락으로 떨어졌고, 그런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제시하며 아이들의 자존감 역시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어린이·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23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였다는 것도 그런 현상을 반영한다. 왕따·학교 폭력·자살 등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지는 데도 이런 사회 분위기가 한몫한다.
 
부모들의 완벽주의적 태도는 일상 생활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아이가 국어 시험에서 두 개 정도 틀렸다고 하자. 아이는 두 개밖에 틀리지 않아 기분이 좋아 집에 돌아온다. 그러나 부모는 90점 맞은 것을 칭찬하기 보다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를 유심히 본다. “잘했어”라고 말하지만 표정이나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결코 90점에 만족하지 않는 분위기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부모의 태도를 보고 아이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많은 부모들은 점수나 결과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점수나 결과에 따라 긍정적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많다.


서천석 소아신경정신과 전문의 6.jpg » 한겨레-마포구 부모특강에서 강연하는 서천석 원장. 강창광 기자


부모로서의 자존감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부모로서 잘 하고 있는 부분보다는 부모로서 못하고 있는데 더 많이 신경쓴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도 너무 많다. 건강하고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성격도 좋은 아이를 만들고자 한다. 서 원장은 “이런 완벽주의적 태도로는 결코 행복할 수 없고 자존감도 높아질 수 없다”며 “좋은 부모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안하는 부모”라고 말했다. 그는 “한 연구에 따르면 성취할 수 없는 목표를 끊임없이 제공하면 사람들은 확실히 불행해졌다”며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들 중에도 내면이 지옥 같은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며,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너무 높은 목표를 제시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부모가 “최선을 다하라”라고 얘기하면 아이들은 “공부하라는 얘기죠” “숙제하라는 얘기죠”라고 말한다. “최선을 다하라”는 말은 아이에게 짐이 된다. 서 원장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왜 하냐고 물어보면 저학년 아이들은 ‘공부 안하면 노숙자 되거든요’라고 말하고 고학년 아이들은 ‘나중에 편하게 살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말한다”며 “부모들은 이런 방식으로 아이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박의 세련된 형태도 있다. 해병대 캠프를 보낸다던지,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류의 책을 통해 고생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보여주면서 너는 행복한 아이니 공부를 더 잘 해야 한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당수 부모들은 “열심히 살아야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다”라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과도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고, 그 불안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달되고 있단다.
 
서천석 소아신경정신과 전문의 1.jpg » 한겨레-마포구 부모특강 강연 모습.

인간에 대한 장기 추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행복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20대 행복한 사람이 40대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한 사람들의 경우, 미래가 와도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 다니엘 길버트의 행복의 조건에 관한 연구를 보면 행복한 사람들은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고, △목표를 향해 스스로 조절하고 있다고 느낀다.
 
 
목표가 없는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 여기에서의 목표는 자기가 원하는 행복, 내면에서 나온 목표를 말한다. 그리고 목표를 향해서 스스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그럴려면 목표가 너무 높아서는 안 된다.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목표여야 한다. 수학문제 30문제 가운데 3문제를 푸는 아이가 한 달 새 25문제 풀기를 목표로 하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서 원장은 “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조금씩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존감은 어떻게 결정될까? 서 원장은 “자존감이 높아지려면 목표를 적절하게 세워야 하고, 작은 성공들이 쌓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를 야단치며 죽도록 공부를 시킨다면 결코 자존감이 높아지지 않는다”며 “차라리 그런 아이들에겐 애가 할 수 있는 집안일, 예를 들면 형광등 갈아 끼우기 등을 시켜보면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많은 부모들은 자기 옷 정리를 깔끔하게 정리해주기를 바란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자기 옷을 벗어 정리를 못 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런데 부모들은 아이가 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어주기 같은 너무 높은 목표를 제시한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며 목표를 달성하려는 방법은 이렇다. 처음에는 옷을 벗어놓는 방을 정해보자.“슬기야~ 학교 다녀오면 작은 방에 들어가서 옷을 벗는거야”하는 식으로. 그러면 이 목표는 오히려 이루기 쉽다. 만약 아이가 작은 방에서 옷을 벗는 훈련이 됐다면, 그 다음엔 방에 테이프를 붙여 작은 공간을 만들어본다. “슬기야. 이제는 이 테이프로 붙인 여기에서만 옷을 벗는거야”라고 말한다. 일단 방에서 옷을 벗어본 아이라면, 테이프로 정해진 공간에서 옷 벗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것에 익숙해진 뒤엔 바구니를 가져다 놓는다. “슬기야, 이젠 벗어서 바구니 안에 옷을 넣어보는거야”라고. 이런 방식으로 목표를 잘 설정하면, 나중엔 옷을 잘 걸어놓는 아이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성공하려면 작은 성공을 하게 해야 한다.
 
다음으로 자존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로부터 받는 피드백이다. 이것은 평생을 반복되는 원형적인 평가가 된다. 서 원장은 “상담을 하다보면 부모들이 갑자기 우는 경우가 많다”며 “엄마 역시 자기 엄마한테 받은 상처가 많고, 자기 아이를 통해 평가받고 싶어했는데 그 부분을 인식하게 되니까 운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누구나 인생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는데, 좋은 부모를 둔 아이들은 그 순간에 부모들이 자신에게 한 긍정적 말들을 떠올리며 견뎌낸다”며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그냥 믿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잘될 근거를 가지고 믿으면 부모가 아니다. 겨울나무를 보면 가지는 앙상하고 전혀 꽃이 피지 않을 것 같지만 ‘꽃이 필거야’라고 믿는 마음이 부모의 마음이라고 서 원장은 강조했다. 아이들의 눈을 보면서 “아빠는 널 믿어” “엄마는 네가 지금은 실패했어도 나중엔 결국 잘 될거라고 믿어”라고 말해보자. 그런 눈빛과 마음은 아이들에게 다 전달된다.
 
서 원장은 “부모는 결과를 보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애한테 결과를 봐야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초등학교 4학년 아이에게 지금까지 시험점수를 한번도 물어보지 않았다. 결과를 가지고 칭찬하면 동기가 꺾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시험 전날 아이에게 “계획을 세워서 잘 실천했니?”라고 묻고 만약 아이가 계획을 세워 잘 실천했다면 그것을 평가해서 칭찬해준다. 또 아이가 문제를 풀다가 틀린 문제가 나오면 좋아해준다. “드디어 네가 공부할 기회가 생겼어”라고 말하면서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고, 그것을 잘 풀면 뭔가 얻는다”라고 말한다. 이 과정을 통해 그는 힘든 것을 즐기는 아이로 만들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존감은 만들어지는 것일까? 서 원장은 “자존감은 원래 갖고 태어난 것인데, 오염되어 위태로워진 것”이라며 “나보다 나은 남은 늘 있으므로, 비교를 멈춰야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내가 가진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의 가치는 이미 있는 것이니 가치를 인정받으려 애쓸 필요가 없다. 또 나 스스로 존중과 사랑으로 자신을 대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통해 인정받으려 노력하지 마세요. 애한테도 승부걸지 마세요. 나 자신의 자존감이 낮아 애를 희생해서라도 남 보기에 그럴 듯한 아이를 만들어 내 자존감을 살리려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나를 더 사랑할까를 고민하세요. 나를 더 좋아하시고요. 아이 꿈 이룰 생각하지 마시고, 20년 뒤에 뭐하고 싶은지 여러분의 꿈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꿈은 바뀔 수 있습니다. 부모가 꿈을 가지고 자기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부모 밑에서 크는 아이들은 자기를 존중하는 법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자존감 없이 소비적인 삶을 사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그런 모습을 극복해야합니다.”
 

서 원장은 부모의 자존감이 높아야 아이들의 자존감도 높아지고 행복 지수도 높아질 수 있다며 다시 한번 재차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정리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그 외 강연 내용 중 중요한 것들 정리  
 
 
* 자존감 높은 부모의 특징
 1. 아이가 하는 일에 대한 높은 관심
 2. 아이에게 더 많은 애정을 표현
 3. 아이를 더 많이 받아들이는 자세
 4. 일관되고 건강한 훈육 방식
 5. 부모 스스로 자존감 높음
 
 
설명: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간섭하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지, 어떤 친구랑 친한지,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방자치가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나온다. 선거 시즌, 아이가 교과서에서 지방자치에 대해 배운다는 걸 알고 있다면, 아이에게 슬쩍 “좀 있느면 선거가 있는데 그게 지방자치 배우는 거야. 국회의원 뽑는거야”라고 말해볼 수 있다. 이처럼 일상에서 교육을 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누군지, 어떤 음식 좋아하는지, 어떤 옷을 좋아하는지, 기분 나쁠 때 어떤 표정 짓는지 부모가 잘 안다면 아이는 자기가 존중받고 가치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자존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서 원장은 아이가 얘기하면 “아빠가 네 얘기가 중요하니까 수첩에 좀 적을게”하고 수첩에 적는다. 적는 모습이 존중받는 느낌을 준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아빠가 자신의 얘기를 기억하려고 하는 모습 자체가 아이에게는 존중받는 느낌을 준다.
 
* 자존감 낮은 사람들의 특징
1. 허풍이나 과장
2. 타인에 대한 비방 :못난 나를 인정하기 싫어 더 못난 타인을 공격하는 것
3. 자기 합리화
4. 자기를 낮게 평가: 내가 뭐 그렇지...
5. 수줍은 태도
6. 스스로 따돌리기: 혼자가 좋아
 
 
 
*자존감을 어떻게 높일까?
1. 가장 힘든 것을 넘어서야 한다. 반복되는 어려움은 해결이 필요한 어려움.
-현실적인 목표, 실패에 대한 다른 방식의 인식, 자신에 대한 믿음과 힘주기가 필요
 
2. 조건에 따른 가치 판단을 멈춰야 한다.
 “남에게 인정받아야 가치 있다”
 “성공해야 가치 있다”
 
*외부요인에 의한 자기평가
1. 성공하지 못하면 나는 가치가 없다. 이 정도는 해내야 쓸모있는 사람이지.
 ->바탕에 깔린 생각 “나는 무능하다”
 
2. 남에게 인정받아야 나는 가치가 있다.
->바탕에 깔린 생각 “나는 사랑 받을 만하지 못하다”
 

*자존감은 만들어지는가?
자존감은 원래 갖고 태어난것
=>오염되어 위태로워진 것
 
나보다 나은 남은 늘 있다. 비교는 결국 패배로 귀결된다.
 
내가 가진 단점에도 불구하고 나의 가치는 이미 있는 것이니 가치를 인정받으려 애쓸 필요가 없다
나 스스로 존중과 사랑으로 자신을 대접해야 한다.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1. 애착
 2. 성공
 3. 결정권
 4. 긍정적 자기 인식
 
설명: 애착이 불안정하면 자존감 낮다. 아이가 어릴수록 옳은 것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 부모의 말을 따른다. 아이가 크면서 애착은 부모가 자녀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있는 큰 자산이 된다. 애착이 없는 상황에서 부모는 어떤 영향도 줄 수 없다. 애착이 안 된 상황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힘의 행사일 뿐이다.
 
애착의 6단계
1. 근접성
-같이 축구 하거나 게임을 하자고 하는 것
-둘만의 특별 데이트
-아이가 잘 하는 것을 가르쳐달라고 하기
 
2. 동일성
-함께 좋아하는 tv 드라마 보기
-함께 좋아하는 메뉴가 있는 식당 가기 (맛있는 떡볶이집 순례 등)
-특정한 주제에 대한 아이의 생각을 듣고 부모가 동의하는 부분을 말해주기 (애가 의견을 내면 ‘어. 나랑 생각 똑같네’ 이렇게 얘기하는 것. 다른 것은 얘기 안한다. 같은 것만 얘기해본다. )
 
 
3. 소속감 /충성
-아이가 힘들 때 마사지해주기
-아이가 잘 한것에 대해 아이가 들을 수 있도록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기
-아이가 남과 갈등을 겪을 때 편들어 말하기
  
4. 존재의 중요성
-아이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을 쪽지로 보내주기
-예상치 않은 감정의 고백
-어릴 적 이야기를 하며 소중한 추억임을 말해주기
 
5. 애정
-먼저 사랑한다고 표현하기
-아이가 애정표현을 하면 일부러 하는 일을 멈추고 아이의 표현을 음미하는 모습 보이기
-애정을 담은 작은 선물 예상치 않게 주기
 
6. 자신을 알리기
-아이의 말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기
-아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끊어서 충고하지 않기
-속마음을 말하면 고맙다고 이야기하기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성공>
 
1.“너는 너야. 네가 한발 나아갈 방법만 생각하렴”
-아이에게 개별적으로 피드백을 준다
-개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성공의 사다리를 놓아준다
-잘 하는 것을 이어나가도록 해야 한다.
 

2. 칭찬과 비교
스스로의 기준에서의 성공

 
<긍정>
 
1. 보물수첩 만들기
일상에서의 작은 성공들을 기록하는 보물수첩 만들어보자. 가위바위보를 아빠랑 하는데 세 번 중 세 번 모두 이겼다 이런 식으로. 아이가 자꾸 ‘나는 자꾸 안된다’라고 말하면 보물수첩을 꺼내 자기가 성공한 것들 꺼내 확인시켜준다. 성공적 증거 남겨 놓기가 중요하다.
 
2. 나의 재산
내가 잘하는 것. 이건 잘한다. 잘할 수 있다는 것 적어가는 것.
  
 
3. 그림으로 상상하기
잘됐을 때 상상해봐라. 성취했을 때의 느낌을 그림으로 그리기...  
 
 
4. 다르게 말하기  
“난 못해”가 아니라 “아직은 못하지만 다음엔 할 수 있어”라고 말하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걸 만들어줘라.
 
 
정리 양선아 기자




한겨레 베이비트리와 마포구청이 함께 하는

'우리 아이 자존감과 잠재력을 키우는 소통법' 열린 무료특강


[부모특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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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 들어가면 성공? 감정 못 다스리면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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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노릇 잘하려면 고통과 사귀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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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성적과 행복, 정서 지능에 달렸다 - 조선미 아주대학교 정신과 교수

“많은 엄마들은 내 아이가 고생을 덜하도록 하는 것이 부모 노릇 잘 한다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막상 세상살이해보면 어떤가요? 보람을 느끼고 무엇인가 더 큰 것을 이루려면 힘들지만 참고 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서 지능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일을 할 수 있으려면 아이에게 고통과 친해지는 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조선미 아주대학교 정신과 교수는 힘주어 말했다. 과거 부모들은 아이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무관심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 부모들은 아이에게 힘들고 어려운 일을 안겪게 해주는 것이 좋은 부모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고통을 어떻게 다루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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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10시 서울시 성북구청 다목적홀에서 ‘한겨레-성북구청 부모특강’ 첫번째 강연이 진행됐다. 조 교수는 강연에서 ‘성적과 행복, 정서 지능에 달렸다’라는 주제로 300여명의 청중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참석한 부모들은 강연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아~’ 감탄사를 외치는 등 매우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강연은 조 교수가 실제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일상 생활에서 부딪혔던 구체적 사례와 진료실에 만난 사례 등을 바탕으로 정서 지능에 대해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렇다면 정서 지능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조 교수는 “정서 지능이란 내가 어떤 목표가 있는데, 그것을 이루기까지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감정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잘 다스려 목표했던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 교수가 예로 든 조 교수와 딸이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부모가 아이의 정서 지능을 어떻게 높이는지 살펴보자.
 
대입 입시를 마친 조 교수의 딸은 자신이 기대했던 것만큼의 점수를 받지 못했다. 딸은 조 교수에게 “엄마, 사필귀정이야. 내가 열심히 안 한 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재수를 하고 싶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아이가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만큼 허락했다. 다만 딸에게 “재수를 하건 안하건 너한테 주어진 이 시간은 아주 귀한 시간이니 잘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그런데 딸은 재수학원에 다녀온 첫 날, 엄마를 붙잡고 펑펑 울었다. 딸은 “엄마~ 학원을 갔더니 시커먼 건물에 창문도 없고 좁은 곳에 수십명을 몰아넣고 하루종일 강연만 하더라. 옆을 봐도 뒤를 봐도 모르는 애들이고 다들 똑똑해보여. 나 너무 힘들어. 재수가 이런 것인 줄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조 교수는 말없이 딸의 얘기를 들어줬다. 그리고 아이가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 그때 조 교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제 너도 스무살이면 어른인데 힘들 때마다 이렇게 울고 불고 하는 것은 아닌데…앞으로 네게 이보다 더 힘든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날텐데…. 이 고비를 잘 넘기도록 잘 조언해줘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조 교수는 딸에게 “그래. 네가 힘든 것은 알아. 힘들어서 우는 거지? 그렇지만 남들은 네가 그렇게 힘들다고 백번 말해도 잘 몰라. 자기가 겪어보기 전까지는. 그래서 네가 지금 이렇게 힘든 것을 겪어보는 것이 엄마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학원비 당연히 아깝지~ 그렇지만 딴 돈은 아껴도 이 돈은 투자하고 싶어. 네가 이렇게 힘든 일을 잘 이겨내보는 것은 앞으로 네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엄청 큰 도움이 될 테니까. 만약 힘들다면 아무것도 안해면 돼. 재수 안해도 돼. 그런데 그렇게 하면 행복할까? 고통스럽지는 않겠지만 절대 행복해질 수 없어. 네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무조건 행복한 일은 없어. 뭘 하든 고통이 있지. 지금 고통은 나쁜게 아냐. 네가 뭘 하고자 하는 증거야. 너는 힘들때마다 엄마한테 힘들다고 말하지. 그런데 언제까지나 엄마가 네 곁에 있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 이제는 너도 너를 위로할 수 있어야 해. 내가 나를 위로하지 않으면 아프거나 우울하거나 성미 나빠져. 이 고통은 네가 선택한 걸 위해 감수해야 하는 거야. 그걸 참고 이루면 그 다음에 기쁜 일도 있을 거야”라고 조언해줬다. 그 뒤 딸은 무조건 힘들다고 징정대는 횟수가 줄었고, 자기 감정을 잘 다스려 재수 학원을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정서 지능은 부모와 자식간의 상호작용에서 일어난다. 만약 부모가 “힘들다”고 말하는 딸에게 “뭐가 힘들어! 네가 하겠다고 해놓고선 하루 다녀와서 그렇게 힘들다고 말해?”라고 말한다거나 “힘드니까 재수 하지마. 그냥 여기서 그만둬”라고 한다면, 그 아이의 정서 지능은 훈련되지 않는다. 부모가 감정을 수용해주지 않았고 공감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이 해소되지 않으며, 고통을 다루는 법도 배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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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무조건 부정적 감정을 억누르고 참는 것이 좋을까? 조 교수는 최근 암 환자들과의 집단 상담을 하는데, 암 환자들과 대화하면서 그들이 자기 감정을 많이 억누른 사례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한 환자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직후인데 시어머니가 해외 여행을 가면서 손자를 데리고 공항까지 나와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환자는 그렇게 했다고 한다. 조 교수는 그 환자에게 “시어머니께 화나지 않으셨어요? 저 같으면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굉장히 화가 났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환자는 “시어머니가 오죽 손자가 보고 싶으셨으면 그랬겠어요. 화는 안났어요. 다만 그렇게 고생한 내게 남편이 수고했다라고 말해주지 않아서 서운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 교수는 그렇게 자기 감정을 억누른 환자들이 그것이 몸의 병으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감정을 참으면 결국 몸과 마음의 병이 된다. 감정을 잘 다스린다는 것은 감정을 부정하거나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이 저절로 사라지도록 기다리고 어떻게 그 감정을 해소할 수 있을지 방법을 스스로 떠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부모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조 교수는 아이가 짜증을 부리거나 떼를 부릴 때, 실망하거나 좌절할 때, 하루에 한번 정도 다음과 같이 하라고 조언했다.
 
첫째, 아이 감정이 어떤지 부모가 인식하고, 그 감정을 간단하게 읽어줘야 한다. 감정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해석하거나 축소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그 감정이 사라질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그때까지 지켜봐주자. 부모들은 보통 감정을 빨리 없애버리려고 한다. 울음을 그치게 하고 싶고, 화를 내지 못하게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잽싸게 달아나거나 그 자리를 떠나지 말고 그냥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감정이 잦아들면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알도록 확인시켜준다.
 
이런 과정을 자주 거치면 아이의 정서 지능이 향상된다. 어떤 감정을 처음 겪으면 많이 힘들지만, 두번, 세번 겪으면 덜 힘든다는 것을 우리는 누구나 경험한다. 다만 이런 감정 읽기와 훈육은 아무 때나 하는 것은 아니다. 동생을 때린다거나 문제 행동을 할 때는 감정 읽기를 해주지 말고 행동을 통제해야 하고 훈육해야 한다. 안되는 것과 되는 것을 분명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부모들은 더 좋은 대학에 보내거나 더 많은 부를 물려주면 아이가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가장 행복한 때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무엇인가를 성취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정서 지능이다. 조 교수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스스로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고 고통을 해소하고 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자기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부모 스스로가 아이와의 관계에서 감정을 잘 다스리는 법을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말했다.

생생한 사례로 진행된 강연에 많은 부모들은 웃기도 하고 공감하면서, 정서 지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강연 뒤에도 청중들은 질문들을 많이 쏟아냈다.

정리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부모특강] "말로 하는 훈육 오히려 아이 망친다"

양선아 2012. 0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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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슬기롭게 훈육하고 현명하게 칭찬하기- 이정희 한국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 소장〕

“많은 부모들은 아이에 대한 교육이 학교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이에 대한 첫번째 교육자는 누구일까요? 바로 부모입니다. 영유아기때 교육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부모예요.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모방을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예요. 우리 시대 부모들은 자신이 교육자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2012-05-10 10.25.35.jpg » 한겨레-마포구 부모특강서 이정희 한국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 소장이 강의하고 있다

 

깡마른 몸의 이정희 한국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 소장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시청각실에서는 ‘슬기롭게 훈육하고 현명하게 칭찬하기’라는 주제로 ‘한겨레-마포구 부모특강’ 두번째 강의가 진행됐다. 100여명이 훌쩍 넘는 청중들이 진지한 태도로 강의를 들었고, 강의 뒤 질문도 쉴새없이 이어졌다. 청중들은 대부분 여성이었으나, 남성들이 일부 눈에 띄었다. 한 아빠는 손을 들고 질문을 하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학교 폭력이 늘어나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그중에서도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2012 청소년 통계’를 보면 2010년 15∼24세 청소년의 8.8%는 최근 1년간 한 번이라도 자살 충동을 느꼈다. 또 청소년 사망 원인은 자살이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2009년 15.3명에서 2010년 13.0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가장 높다.
 

이 소장은 “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진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첫번째 교육자인 부모에게 있다”며 “그동안 부모들이 아이를 어떻게 대했으며, 어떤 것을 놓치고 있었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부모들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마포구민 아닌,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 세계 시민으로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내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내기, 꾸중하기, 벌내리기가 과연 훈육일까? 그리고 훈육과 칭찬의 기발한 기법이 따로 있는 것일까? 이 소장은 “보통 부모들은 말로 가르치려 하는데 너무 많은 말이 아이를 망친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먼저 아이의 발달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아이가 성숙할 때까지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에게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훈육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예를 들어보자.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인사 잘하고, 어른에게 공손한 존댓말을 쓰기를 원한다. 아파트 엘레베이터에서 앞집 엄마를 만났는데, 아이가 인사를 안한다. 그런 경우 많은 부모들은 “왜 앞집 엄마한테 인사를 안해? 인사 잘 해야 착한 아이지~. 인사 안하면 버릇 없는 애라는 소리 들어.”라고 말하며 혼을 낸다. 그리고 다시 집에 들어와 재차 강조한다. “다음부터는 어른들 만나면 인사하는거야~ 다른 사람들이 엄마보고 자식 교육 잘못 시켰다고 하겠다. 다시 그러면 혼낸다~”라고 말한다.

이 소장은 “만7살 미만 아이들에게는 아무리 이렇게 말로 해봐야 기억력 발달이 미숙해 효과가 없다”며 “가장 좋은 해결책은 엄마가 아이 보는 앞에서 이웃을 만날 때마다 인사를 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은 이웃에게 인사도 잘 하지 않고, 친정 엄마에게 존댓말을 쓰지 않고 반말을 쓰면서, 아이에게는 인사 잘 하고 어른에게 존댓말을 쓰라고 하는 것은 교육의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부모 스스로가 이웃을 만나고 어른을 만날 때 배꼽 인사를 하면, 아이는 저절로 어른을 만나고 이웃을 만나면 배꼽 인사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투시력이 있는 존재이고, 보이지 않는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부모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일상의 모든 것을 부모 하는 그것 그대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아이가 태어나서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될 때까지는 아이를 꾸짖고 설명하는 것보다 스스로 행동을 보이는 것이 가장 좋은 훈육법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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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기 때 특히 부모들이 아이의 발달을 잘 이해해야 하는 대목도 있다. 아이의 발달을 잘 이해한다면, 부모들도 쉽게 화를 내거나 아이들을 혼내지 않게 된다고 이 소장은 말했다.
 
교육학자들의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신생아 시절 아이들은 아무 이유없이 1시간~4시간 운다. 아이가 이유없이 울때 엄마들은 참다 참다 짜증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발달 상황이다. 이 소장은 “아이가 신생아 시기 이유없이 짜증을 내면 우리 아이가 지구에 와서 적응을 하는 과정이구나 하고 생각하라”고 말했다.
 
돌이 될 때까지 아이들은 무수히 많은 의지를 발휘하려고 한다. 기어보려고 하고, 서보려고 하고, 끊임없이 움직여 보려 한다. 따라서 기고 배밀이하고 장난감을 만져보고 이런 모든 과정들을 통해 근육의 결이 만들어진다.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도전과 실패를 경험하고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는 것을 체험한다. 이 모든 것이 교육이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가 기어서 무엇인가 잡아보려 하면 내버려둬야 한다. 미리 장난감을 끌어다 가져다주는 것은 좋지 않다. 어른의 편의를 위해 아이를 보행기에 태워서도 안 된다. 아이가 충분히 길 수 있는 기회와 시간과 공간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를 끈기 있고 의지력 강하고 뭔가 해내는 힘을 지닌 아이로 기를 수 있다. 따라서 신생아를 키우는 집에서는 집에 짐이 많으면 좋지 않다. 또 엄마는 아이에게 충분히 길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만 2살 정도의 아이들은 무엇이든 만지면서 탐색하고자 한다. 자기 의지로 뭔가 해보려 하는 것이다. 그럴 때 “하지마, 안돼, 그만해”라고 제지해선 안된다. 만2살 정도의 아이들은 자기 표현을 잘 못하는데, 무엇이든 자기 의지를 발현해보려할 때 제지 당하면 아이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아이의 의지도 꺾이게 된다. 따라서 만 2살 정도의 아이들, 움직임이 왕성한 시기에는 위험한 것은 다 치우고 맘껏 자기 의지를 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만 3살은 교육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다. 바로 고집불통 반항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잘 보내면 청소년기에 오는 반항기도 후유증을 덜 겪는다. 만 3살 전후가 되면 아이들은 보통 “싫어, 안해, 아니야”라는 표현과, “이건 내 거야” 등 ‘나’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처음으로 ‘나’라는 의식이 생기고 자아가 싹트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모든 것을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한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옹고집, 고집불통 행동을 환영하면서 아이들을 도와줘야 한다. 이 반항기때 좌절감을 많이 겪은 아이들은 나중에 공격적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에 훈육을 자주 하면 주눅 들린 사람, 자기 결정을 못내리는 사람, 자아의 힘이 약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렇다면 고집불통 아이들을 현명하게 도와주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 소장은 “아이들의 고집을 꺾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른들의 나쁜 권위”라며 “부모들이 좀 더 창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의적으로 고집불통 아이를 돕는 방법의 예는 무엇이 있을까?
 
동생을 업고 짐을 들고 가는 엄마에게 첫째가 엉엉 울면서 “엄마 다리 아프니까 안아줘”라고 고집을 부린다고 하자. 이럴 때 많은 엄마들은 “엄마는 짐도 들고 있고 동생도 업고 있어 못 안아줘. 우리 00이 착하니까 그냥 걸어가자~”라고 말한다. 그래도 아이가 계속 떼를 쓰면 엄마는 화를 벌컥 내며 아이를 혼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아이에게 좀 더 창의적으로 훈육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엄마는 짐들고 애기 업고 있으니까 우리 내기하자. 엄마가 지금 너는 못 안아줘도 뛸 수는 있거든. 저기 자동차까지 뛰어봐. 요이땅! ”하고 말하는 것이다. 그 아이는 엄마를 힘들게 하기 위해서 떼를 쓴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실험해려 했던 것이다. 엄마가 동쪽으로 가라고 하면, 그냥 서쪽으로 가보고 싶은 것이 이 시기의 아이들이다. 따라서 이런 ‘반항’과 ‘싫어’의 순간을 기분 전환시켜줘야 한다. 만약 엄마가 이렇게 하면 아이는 금방 ‘안아달라’고 했던 사실을 잊고 자동차까지 뛰게 된다.
 
이 소장은 “부모들은 훈육할 때 좀 더 창의적이어야 한다”며 “교육은 기술이 아니라 예술이며, 부모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로 교육을 승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로서의 지혜를 강조한 것이다.
 
 
만 4~5살 정도 되면 아이들은 제법 말도 잘하고 어른의 말귀를 알아듣는다. 그런데 이 순간,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말로 가르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문을 잘 닫아야지, 쾅 닫으면 안 돼” “휴지를 길에 버리는 것은 나쁜 거야. 휴지통에 버려야해”라고 말을 하면서 지시하고 설득한다. 이 소장은 “만 4~5살 아이들은 그렇게 기억력이 좋지 않다”며 “그 연령대의 아이들은 순간에 충실한 아이여서 말로 혼내도 왜 혼나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시기에 부모들이 아이에게 ‘~하지 마라’고 훈육하기보다 행동으로 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길가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모습을 보여주면 바로 그것이 교육이라고 이 소장은 설명했다. 이 소장은 “말 안듣고 조잘조잘 말대답 잘 하는 아이가 있다면, 분명 부모가 애한테 행동보단 말로 잔소리를 많이 한 경우”라며 “만 0~7살 까지는 교육의 원리는 본보기, 모범을 보이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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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학교에 들어간 이후 아이들은 어떻게 훈육해야 할까? 이 소장은 “만8살 이후 아이들을 훈육을 잘 하려면 아이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며 “체벌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비유적인 행동을 찾아 훈육을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훈육의 목표는 사회에 괜찮은 사람으로 나가려면 한계선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아이 스스로가 내가 실수를 해도 허용이 되며 성장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런 부모의 진심 어린 마음이 아이 마음에 접수됐을 때 아이 행동이 교정된다고 강조했다.

만약 아이가 화단을 짓밟는다고 하자. 그럴 때 엄마가 “그러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지적하면 아이들은 반항한다. 오히려 “너 일주일 동안 꽃밭에 물을 줘”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아이가 꽃밭에 일주일 동안 물을 주면서 생각을 하게 된다. 왜 엄마가 꽃밭에 물을 주라고 했는지, 자신이 화단에 들어가 짓밟은 꽃들이 얼마나 아팠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 소장은 또 아이를 혼낼 때 부모가 내적 차분함을 가지고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혼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어떤 아이가 실수를 했다면, 마음으로 아픔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맛있는 후식을 먹을 때 잘못한 아이는 뺀다던가, 토요일과 일요일 평소처럼 오전 7시까지 일어나게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각종 양육서, 지침서, 교육서가 난무합니다. 그것을 섭렵한다고 부모가 지혜로워지지는 않아요. 저는 부모들이 좀더 자기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자기 성찰을 할 때 올바른 훈육이 됩니다. 과도한 칭찬, 과도한 훈육 다 안 좋아요. 적절하게 아주 조금 하는 것이 좋아요. 현대인은 말로 하는 훈육을 너무 많이 해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훈육이 절실한 때입니다. ”


이 소장은`지구에 온 이방인'인 아이들에게 `안내자'로서 부모들이 제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강의 뒤 질의·응답]

: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강의를 들으니 저는 선생님이 하지 말라는 모든 것을 한 부모입니다. 제겐 너무 충격적이고 절망적입니다. 제가 이제부터라도 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의미에서의 권위 있는 부모에 대한 좀 더 자세한 팁을 부탁드립니다.
: 엄마의 마음 이해됩니다. 5학년이면 다 알아들어요. 엄마도 그동안 너무 아이를 나무란 것에 대해 반성하는 것이 아이에게 비춰졌으면 좋겠어요. 평소 엄마의 목소리가 아닌, 안하던 목소리로 안하던 행동으로 엄마가 아이에게 상담을 신청하세요. 그동안의 엄마 뒤돌아보기를 하고, 어느날 기회가 되면 “엄마가 생각해보니까 엄마가 너무 너한테 많은 얘기를 했어. 사실은 너무 미안한 마음이야.”라고 말하세요. 그렇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면 소통은 봉쇄됩니다. 엄마와 많은 말이 오고갈 수 있는 걸 보여주세요. 완전히 다른 톤으로, 다른 분위기로 아이에게 다가가서, 엄마가 나를 대접해주고 있구나라고 느끼도록 해주세요. 아이와의 진지한 대화 결국 통합니다.

 
: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 아빠입니다. 의사소통을 어떻게 해야할 지 여전히 어렵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 부모는 이미 권위를 가진 사람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에게는 엄마가 제일 아름답고 멋쟁이고 괜찮은 사람이고, 아빠가 제일 멋진 사람이예요. 그리고 권위는 신뢰 속에서 형성됩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명확한 방향 제시를 원합니다. 최고의 본보기를 원해요. 아빠분, 집에 마당이 있으세요? (마당 있다고 대답) 그럼 마당을 쓸어보세요. 부인보고 쓸라고 하지 말고 마당을 쓰세요. 눈올 때 골목에 쌓인 눈을 치우세요. 정확한 행동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예요. 아이가 4학년 정도 들어가면요. 우리 아빠가 제일 추해보이고, 청소년기 들어가면 아빠 완전 무시해요. 그것 모두 정상적인 발달이예요. 환영하시면 됩니다. (웃음)
 

: 선생님께서 만 3살 반항기 말씀하셨는데요.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남자아이 1학년인데, 3살 반항기가 지금까지 꾸준히 계속 되고 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싫어를 달고 달아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죠?
: 만 3살 반항은 자아 ‘나’ 라는 의식하는 기간이예요. 초등학교 1학년과는 질이 다 다르죠. 아이가 싫어라고 말하면 눈을 보세요. 숙제 해야지 라고 설거지하면서 말을 하지 말고, 아이 눈을 보면서 강한 어조로 숙제해야지 라고 말을 하세요. 유아기에 너무 잔소리를 해대 아이가 엄마 말을 차단하고 있을지 몰라요.

: 33개월 어린이집 다니는 개구쟁이 아이가 있는데요. 아이가 자꾸 다른 애를 때려요. 행동이 과격하고요. 그런데 제가 다른 친구들 때리지 말라고 하면 “엄마. 알았어. 친구 때리지 말고?”라고 말해놓고 또다시 친구를 때려요. 그래서 걱정입니다.
: 전형적으로 엄마가 말을 많이 하는 유형일 겁니다. 착하고 선한 것을 빨리 알려주지 마세요. 아이들은 실수를 해도 된다는 전제로 아이를 대하세요. 지금 그 아이는 다른 아이를 때리는 게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 끼지 못하니까 밀어보는 거예요. 깨무는 아이들요? 걔는 잘해보고 싶은거예요. 그런데 자기 마음과 다른 행동으로 잘못 나가는 거예요. 그러니 엄마가 교사에게 이렇게 부탁하세요. 때려서 아파 우는 아이 쪽으로 애를 데리고 간 뒤, 우는 애를 달래주라고요. 잘못한 애 혼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맞아서 아픈 아이를 달래는 게 우선이예요. 그리고 그 아이를 선생님 옆에 있게 하세요. 그리고 아이가 집에 오면 아이를 많이 안아주세요. 주말엔 아이랑 나가 공차세요. 발산을 많이 해야해요. 산책하세요. 그런데 산책한다고 하면서 교육시키지 마세요. 이것은 밤나무 도토리나무 알려주지 마세요. 그냥 나가서 걸어다니세요.
 
정리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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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도 혹시? ADHD 자가진단법
2010-06-04 14:33
 수년전 서울 강남 일대에선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게 하는 약'으로 둔갑해 수험생 부모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는 학부모와 아이들 사이에 무척 익숙한 병명이다. 학용품을 밥 먹듯 잃어버리고 글씨를 괴발개발 쓰는 아이를 보면 '혹시 ADHD가 아닐까' 의심부터 하고볼 정도다. 최근 '산만한 우리 아이 혹시 ADHD?(청출판)'라는 책을 펴낸 사람샘터 소아정신과 김태훈 원장이 수년간의 임상 진료경험을 바탕으로 ADHD 관련 질문에 답했다.

 -산만한 아이들은 언제부터 ADHD를 의심해야 하나.

 ▶어릴수록 ADHD 아동과 정상아의 구분이 어렵다. 만 5세 이상이 되면 전두엽 발달 미숙에 따른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하므로 이때부터 ADHD에 신경써야 한다. 조기에 꾸준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학습 부진, 교우관계 및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실패, 정서 불안으로 인한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아이가 평소엔 산만하다가도 맘만 먹으면 잘한다.

 ▶ADHD 진단시 엄마들이 가장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런 아이도 호되게 야단을 맞거나 장난감 등 보상이 약속될 경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일관된 주의력 유지가 어려운 수행력 편차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나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에선 탁월한 능력을 보이다가도 결정적인 시험에서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주의력이 지속되지 않는 ADHD 증상 중 하나로 심할 경우 치료가 필요하다.

 -약을 장기복용할 때 부작용은 없나.

 ▶ADHD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 약물 복용이다. 치료제인 메틸페닐데이트는 약물 중독이나 부작용을 일으키는 마약이 아니다. 임상 경험상 2~3년의 꾸준한 약물 복용 후 인지 기능이 개선됐다. 물론 중추 신경을 흥분시키는 일종의 각성제로서 학습용 등 다른 목적으로 오남용될 소지가 있는 만큼 반드시 경험 많은 전문의에게 처방받아야 한다.

 -혹시 정신과 진료 기록으로 취업시 불이익이 걱정된다.

 -ADHD는 엄마가 잘못해서 생기는 질환인가요?

 ▶ADHD의 발병 원인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발병률이 전체 아동의 8~10%인 점을 감안할 때 기질적인 원인으로 추측할 뿐, 난산, 미숙아, 납 중독, 임신시 음주, 흡연, 유전 등 기존의 연구 결과로는 ADHD 아동의 10%도 설명하기 힘들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신의 잘못으로 아이가 ADHD 같은 못쓸 병에 걸린 것 아닌가 하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 위험한 장난, 번잡스러운 행동, 거짓말과 되풀이되는 실수를 수정하기 위해 수없이 가해온 체벌과 그 과정에서 아이를 미워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도 크다. 그러나 ADHD는 기질적인 문제이지 엄마의 잘못이 아니다. 약물 치료가 ADHD 치료에서 우선시되는 것도 부모의 잘못으로 인한 후천적인 문제가 아닌 기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ADHD라고 해서 부모가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정상 아동이 ADHD 약을 먹으면 공부를 더 잘하게 되나요?

 ▶ADHD 치료제는 성적을 올리는 약이 아니라 ADHD 증상인 인지 기능 장애를 개선하는 약이다. 인지 기능이 개선되면 정보 처리 능력이 상승한다. 주변 상황에 대한 파악이 빨라지며 타인과의 조율 능력이 향상돼 사회성이 좋아진다. 또한 실수가 줄고 정확도가 높아져 학습 능력도 좋아진다. 그러나 정상 아동이 ADHD 치료제를 복용할 경우 학습 증진 효과를 보기 어렵다. 대다수 부모들은 ADHD 치료제를 공부 잘하게 해주는 약으로 인식해 공부할 때만 복용케 한다. 단기간에는 실수가 감소하고 능률이 오를 수 있을지 몰라도 공부란 단순하고 지루한 것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과정이다. 불규칙적인 약물 복용은 인내력과 자율성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결국 부모가 기대하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혹시 정신과 진료 기록으로 취업시 불이익이 걱정된다.

 ▶정신과 진료 기록은 본인 혹은 법적 보호자 외에는 절대 열람이 불가하다. 의사가 건강보험공단에 보험료를 청구할 때 기록이 보험공단에 공개된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차트의 사적인 내용은 공단에 보내지지 않는다. 병명, 시술과 치료 약품 품목들을 약속화한 코드, 주민등록번호와 보험 카드 코드만이 전송된다. 전달된 코드는 본인 이외엔 절대 열람할 수 없도록 법적 보호를 받으며 5년 보관 후 말소된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도움말 : 김태훈 정신과 전문의(사랑샘터 소아정신과 원장)>

 

 ◇내 아이도 혹시? ADHD 자가진단법

 <주의력 결핍>

 1. 숙제를 할 때 집중을 잘 못하고 부주의로 인한 실수가 종종 있다.

 2. 수업이나 놀이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3. 이야기를 할 때 잘 듣지 않는 경우가 있다.

 4. 지시를 잘 따르지 않으며 숙제, 과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다.

 5. 과제나 활동을 체계적으로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6. 지속적으로 정신력이 필요한 과제에 몰두하는 것을 피하거나 싫어하거나 거부한다.

 7. 활동에 필요한 장난감, 숙제, 연필 등을 잃어버린다.

 8. 외부 자극에 의해 쉽게 산만해진다.

 9. 일상적인 일들을 종종 잊어버린다.

 <과잉 행동/충동성>

 10. 손발을 가만히 놔두지 않고 계속 몸을 꿈틀거린다.

 11. 수업 중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닌다.

 12. 상황에 맞지 않게 돌아다니거나 지나치게 기어오를 때가 있다.

 13. 차분하게 놀거나, 놀이에 몰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14.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마치 모터가 달린 듯이 행동한다.

 15.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한다.

 16.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불쑥 대답한다.

 17. 자기 차례를 기다리지 못한다.

 18. 다른 사람을 방해하거나 간섭한다.

 (※각각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 0점, 약간 그렇다 1점, 꽤 그렇다 2점, 아주 많이 그렇다 3점으로 매겨 총점이 18점 이상이면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