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2.18 19:16최종 업데이트 23.12.1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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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정신이자 미래의 침로인 'ESG'가 거대한 전환을 만들고 있다. ESG는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의 앞자를 딴 말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세계 시민의 분투를 대표하는 가치 담론이다. 삶에서,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고 실천하는 사람과 조직을 만나 그들이 여는 미래를 탐방한다.[편집자말]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30% 이상, 에너지 및 산업 부문 탄소 배출량의 40%가 건물 및 건설 부문에서 발생한다.[1] 기업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건축자재보다는 건물 운영 측면의 감소 전략에 집중했다. 건물 설계, 단열, 냉난방을 위한 패시브솔루션, 가전제품 및 시스템 개선, 유지관리 등 특히 운영에너지 효율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2]

건축물 전과정 탄소배출은 운영탄소(Operation carbon)배출과 내재탄소(Embodied carbon)배출로 구분되며[3] '운영' 대 '내재'의 비율이 약 3:1로 운영 부문 비중이 훨씬 높지만 건물 및 건설 부문 탄소중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재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내재탄소 최소화가 필수적이다.

제27차 기후당사국총회(COP27)에서 발표한 '2022년 건물 및 건설 부문 글로벌 현황 보고서(Building GSR)'에 따르면 2021년 건물 및 건설 산업의 '건축자재'와 관련한 에너지 사용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5%(콘크리트·철강·알루미늄 4%, 유리·벽돌 등 기타 1%)에 이르고 CO2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약 9%(콘크리트·철강·알루미늄 6%, 벽돌·유리 등 기타 3%)를 차지한다.[4]
  
저탄소 미래를 위한 자재효율성 전략

유엔환경계획(UNEP)의 국제자원패널(IRP, International Resource Panel)이 2020년 발간한 "자원효율성과 기후변화: 저탄소 미래를 위한 자재효율성 전략" 보고서는, G7 국가만이라도 주거용 건물 부문에서 이 보고서가 제시한 재활용 자재 사용 등을 포함한 '자재 효율성 전략'을 따른다면 전 세계 주거용 건물 부문의 자재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2050년까지 2016년 대비 80~10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자재효율성 전략'은 건물의 수명을 연장하는 리모델링,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 건축자재 재활용 등의 '건물의 전수명주기를 고려한 전략'으로 건물운영의 에너지 비효율성을 상쇄할 수 있다.[5]

전 세계 건축 원자재 수요는 2060년까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증가하며 건설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에 지속가능한 건축자재와 설계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6]

오늘날 사용되는 건축자재의 40%는 이런저런 위험성을 갖고 있다.[7] 건물에 들어가는 석면, 납, 수은, 폴리염화바이페닐(PCB), 염화불화탄소 및 방사성 물질과 같은 건설 자재는 환경과 인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물질은 건설 노동자의 위험 노출, 주민 건강, 건물 오염, 폐기물 등 인간과 환경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을 갖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적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8]

쌀에서 친환경 건축자재의 답을 찾다 
 

 '라이스하우스'의 공동창립자 COO 알레시오(좌)와 CEO 티지아나 ⓒ 라이스하우스

 
이러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체 건축 원료를 '쌀'에서 찾은 회사가 있다. '라이스하우스(RiceHouse Benefit Corp.)'는 쌀 생산 부산물인 볏짚과 왕겨를 원료로 만든 100% 천연 건축 자재를 개발했다. 이탈리아 건축가인 티지아나 몬테리시는 지질학자인 알레시오 콜롬보와 혁신 기술 연구를 통해 전통적 건축자재를 기반으로 새로운 지속가능한 자재를 만들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다"는 목표로 2016년 회사를 설립했다. 이탈리아 송전시스템 운영회사인 터나(Terna S.P.A.)와 파트너십을 맺고 순환경제발전 프로젝트 지원을 받았다.[9]  

그들은 회사를 설립하기 이전부터 전통적인 건축 재료인 석회 혹은 점토를 연구해 왔다. 석회는 건축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재료 중 하나이고 물에 강하며 내구성이 뛰어나다. 점토는 오랜 세월 동안 5개 대륙 모두에서 전통 건축에 사용됐으며 왕겨와 볏짚은 18세기 이탈리아 전통 농촌 주택에서 단열재로 썼다. 이러한 전통 재료를 연구한 끝에, 습기와 화재에 내성이 높은 물질인 '실리카'가 벼에 많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라이스하우스가 이탈리아 쌀의 90%가 생산되는 지역인 이탈리아 비엘라에 둥지를 튼 것은 운명이었다. 그들은 대도시인 토리노와 밀라노에서 100km나 떨어진 곳에서 살면서 주변 환경과 생태계의 잠재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매년 논 1헥타르당 쌀 7톤과 볏짚과 왕겨 등 폐기물 10톤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쌀 수확이 이루어지는 매년 가을에 쌀 부산물을 없애느라 논이 불타 CO2가 생성되는 것을 보면서 '문제(Problem)'를 '가치(Value)'의 원천으로 바꾸기로 결심했다.
 

 이탈리아 비엘라 지역의 논을 태우는 모습 ⓒ 라이스하우스

 
볏짚은 우리에게 친근한 재료이다. 볏짚을 이용한 자연주의 건축공법으로 스트로베일하우스(Strawbale House)'가 있다. 스트로베일하우스는 1870년대 미국 네브래스카 주에서 농부들이 발명한 건축공법이다. 소먹이로 만들어 놓은 압축사각밀짚(사각베일)을 벽돌처럼 쌓아 올려서 벽을 만들고, 그 위에 지붕을 올려 그 무게로 압축한 후, 볏짚 벽 양면에 흙 미장을 하는 공법이다. 사각베일은 보통 가로x세로x높이가 80x49x35cm정도에 무게가 20kg 이상 나간다. 스트로베일은 천연적인 건강한 소재로 뛰어난 습도조절 능력, 탈취력, 방음력, 단열 성능에 안정성이 뛰어나고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단 20% 이하 습도의 볏짚만 스트로베일하우스의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10][11] 

라이스하우스는 볏짚뿐 아니라 쌀겨 등 쌀 생산 부산물과 천연석회 등 100% 친환경 천연 재료를 원료로 단열재 외 다양한 건축 자재를 만든다. 라이스하우스가 내놓은 건축자재 모델인 RH시리즈는 단열용 식물재료, 볏짚 단열 패널, 왕겨 천연석회를 기본으로 한 베이스플라스터, 바닥재, 마감재, 데크용 시스템, 왕겨 블록 등이 있다.

라이스하우스의 순환경제 비전
 

 라이스하우스 RH시리즈의 원료 모음 ⓒ 라이스하우스

 

 라이스하우스의 RH-H 볏짚 블록(좌), RH시리즈 제품의 원재료들. ⓒ 라이스하우스

 
라이스하우스는 이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와 피에몬테 지역 등 짧은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다. 다양한 산업 파트너는 회사를 중심으로 300km 범위에 있다. 향후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과 같은 인접 국가로 배송이 이루어지더라도 철도와 같은 최대한 지속가능한 운송을 고려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회사를 공익법인(Società Benefit 영어로는 Benefit Corporation)으로 전환했다.[12] 이탈리아 법령에 "공익법인의 설립 목표는 이윤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13] 라이스하우스는 다른 공익법인과 마찬가지로 매년 사업보고서에 '사회적 영향 보고서'를 첨부해 발행한다.[14]

공익목표 추구로 발생하는 영향에 대한 평가는 국제 외부 평가 표준인 BIA[15]를 기반으로 한다.[16] 라이스하우스는 2022년 '공익법인의 연례 사회적 영향 보고서'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와 관련한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측정하고 개선하기 위한 목표 외에 환경(4), 커뮤니티(1), 거버넌스(1) 분야의 추가 핵심성과지표(KPI) 6가지를 설정했다.

추가된 핵심성과지표 중 환경 영향 목표 2가지는 'CO2 배출 감축과 에너지 소비 감소'이다. 2022년에 CO2를 1138톤을 저감한 데 이어 2023년에 1190톤 저감 목표를 세웠고, 에너지는 2022년 48만5267kWh 절감한 데 이어 2023년 97만 533kWh 절감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자연재료에서 건축까지 폐기물 없이 순환경제를 촉진함으로 이뤄진다. 벼의 성장 주기 동안 많은 CO2가 내부에 저장되며, 쌀 생산 자체로 CO2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단열 성능이 높은 자재를 사용한 라이스하우스 건물은 전체의 총 에너지 소비량에서 순 절감효과를 얻는다.

또 다른 환경 영향 목표는 '내재탄소 절감'이다. 기존 벽돌 및 콘크리트 건물 대비 라이스하우스 자재 사용 건축물의 내재탄소 절감량을 2022년 1만3530 kg CO2/eq에서 2023년 1만6236kg CO2/eq으로 목표를 올렸다. 네 번째 환경 영향 목표는 '내재에너지 혹은 가상에너지(Embodied Energy or Virtual Energy)' 절감이다. 내재에너지는 건축물 혹은 건축자재의 생산(추출, 처리), 운송, 설치, 폐기 등 전수명주기 동안 필요한 에너지로 정의된다. 기존 건물 대비 라이스하우스 건물의 내재에너지 감축분을 2022년 10만6887MJ에서 2023 12만8264MJ로 상향 조정했다.

커뮤니티 영향 목표는 2022년 농부 1인 소득 10만5000유로를 2023년에도 유지하는 것이다. 쌀 생산 시 먹을 수 있는 첫 번째 제품인 쌀은 물론 먹을 수 없는 두 번째 제품인 볏짚, 쌀겨 등 부산물에 가치를 부여하고 두 가지 쌀 생산물 사슬에 농민을 직접 참여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농민에게 추가 소득을 보장하여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다.

거버넌스 영향 목표는 '천연재료 사용, 재활용, 지속가능성, 순환경제 의제 확산'이다. 목표는 이벤트 개최, 행사 참여, 라이스하우스 관련 출판물 및 인용 등 라이스하우스 의제 활동을 2022년 730개에서 2023년 745개로 늘리는 것이다. 라이스하우스는 대중의 의견을 모으고 행사를 개최하고 의견을 알리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17]
 

 라이스하우스의 건축자재로 만든 건축물 ⓒ 라이스하우스

 
라이스하우스는 2022년 6월 디자인 및 건축 산업 부문의 '비콥인증(Certified B Corp)'을 받았다.[18] 비콥(Benefit Corporation) 인증은 '비랩'이라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에서 B임팩트 평가를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 기업 구성원, 지역사회, 환경, 고객에게 미치는 기업의 긍정적 사회 영향을 측정하여 평가하는 것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게 주어진다.[19]
 

 라이스하우스의 순환경제 비전 ⓒ 라이스하우스

 

라이스하우스 건축자재의 수명은 50~90년이며 수명이 다했을 때 퇴비로 100%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판매한 제품의 수명이 다하려면 수십 년이나 더 남았기 때문에 아직은 계획에 그치고 있지만, 라이스하우스는 향후 제품의 전수명주기(Life Cycle)을 고려해 자재를 회수해서 재활용하거나 직접 퇴비화하는 비즈니스를 계획 중이다.[20]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품은 쌀이다. 라이스하우스의 혁신을 통해 다 태워질 운명에 처한 세상의 모든 왕겨와 볏짚이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는 자원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집은 피부, 옷에 이은 제3의 피부로 불린다. 이제 제3의 피부에도 눈을 돌릴 때이다. 인간과 지구에게 모두 유익한 선택지가 가능하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글: 이윤진 ESG연구소 부소장, 안치용 아주대 융합ESG학과 특임교수
 
덧붙이는 글 [1] 2019년 건물 및 건설 부문 글로벌 현황 보고서
2019 Global Status Report for Buildings and Construction

[2] Newsroom. (Mar.15.2020). Changes in building and construction have great potential to slow global warming, ModernDiplomacy.
https://moderndiplomacy.eu/2020/03/15/changes-in-building-and-construction-have-great-potential-to-slow-global-warming/

[3] http://www.kharn.kr/mobile/article.html?no=22030
https://moderndiplomacy.eu/2020/03/15/changes-in-building-and-construction-have-great-potential-to-slow-global-warming/

[4] UNEP, (Sep.09.2022), '2022 Global status report for buildings and construction', UNEP, p.41-42.
유엔환경계획 홈페이지(UNEP)
https://www.unep.org/news-and-stories/press-release/co2-emissions-buildings-and-construction-hit-new-high-leaving-sector

[5] (Jun.25.2020) .Resource Efficiency and Climate Change: Material Efficiency Strategies for a Low-Carbon Future, UNEP

[6] 전과 같음

[7] 지속 가능한 건축 사례 연구: 건축을 위한 쌀 사용 (forestvalley.org)

[8] Terracon컨설팅그룹 홈페이지
https://www.terracon.com/2017/01/03/hazardous-building-materials-101/

[9] Terna S.P.A. 홈페이지
https://lightbox.terna.it/en/challenges/innovation-ricehouse-electric-station

[10] 정기석. (2008.9.7.), 짚으로 지은 집, 튼튼하고 값싸…이만한 집은 없다, 오마이뉴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74535

[11] Green Building tips for straw bale houses, Building with wareness.
https://www.buildingwithawareness.com/greenbuildingtips/

[12] 라이스하우스 홈페이지
https://www.ricehouse.it/impatto-sociale/

[13] 이탈리아 공익법인 관련 법령
NORME DI FUNZIONAMENTO DELLA SOCIETA'
영어 설명 페이지 https://www.societabenefit.net/english-information/

[14] 라이스하우스 '2022 사회적 영향 보고서'
'Relazione annuale d'impatto della Società Benefit'

[15] BIA: Business Impact Analysis, 기업 비즈니스 연속성 보장을 위한 사업영향평가.

[16] 라이스하우스 홈페이지
https://www.ricehouse.it/impatto-sociale/

[17] 라이스하우스 '2022 사회적 영향 보고서'
'Relazione annuale d'impatto della Società Benefit' p.24.

[18] B corp. 비콥인증 회사 목록 참고
https://www.bcorporation.net/en-us/find-a-b-corp/company/ricehouse-srl-societ-benefit/

[19] B코퍼레이션 홈페이지.
https://www.bcorporation.net/en-us/

[20] 라이스하우스 홈페이지
https://www.ricehouse.it/impatto-sociale/

[카페가 있는 정원] 숲속서종

주인장이 직접 관리하는 ‘찐’ 식물카페

  • 기자명배경진 기자
  • 입력 2023.12.17 22:25
  • 수정 2023.12.1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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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방문한 카페는 양수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숲속서종’이라는 카페다.
조경가 출신 주인장이 직접 관리하는 ‘찐’ 식물카페다. 추운 겨울에 싱그러운 식물과 꽃들에게 기(氣)를 받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플랜테리어
양평군 서종면은 최근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연장되면서 많은 전원주택과 개발이 이뤄진 곳이다. 카페를 가면서도 길가 양옆으로 지어진 다양한 전원주택을 구경할 수 있었다.
카페 숲속서종은 두물머리IC를 지나 벗고개를 넘어 가자마자 내리막길에 위치한다.

 

이곳은 수도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큰 규모의 대형카페는 아니다. 그렇다고 도심에 있는 작은 크기도 아니다. 워낙 외곽에 대형 카페가 늘다보니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질 뿐이다.

12월이 되니 야외보다는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꽃과 낙엽이 지고, 나무는 내년 봄을 위해 움트려드는 계절이다. 겨울정원이 나쁘지 않지만 실내에서 자라는 푸르른 식물을 보면 우울한 마음도 다시금 맑게 살아날 거 같다. 거기에 커피 한잔이면 금상첨화.

숲속서종은 사람을 압도하기보다 포근한 느낌이 드는 카페다. 답답하지 않은 적당한 실내공간에 다양한 식물이 잘 정돈돼 있다. 밖은 온통 가을빛으로 물들었지만 안은 온통 푸른빛이다. 카운터 옆에 위치한 포인세티아가 카페의 홍일점으로 붉은 색을 뽐내며 지금이 12월임을 알려준다.

요즘 대형카페에 비하면 아담한 크기다
겨울에는 썰렁한 야외 테라스
크리스마스의 꽃 포인세티아


조경가 부부
“저는 학교에서 원예학과를 나왔고, 남편은 조경학을 전공했어요. 2017년도에 가게 준비를 시작해 지금 약 2년 정도 됐네요”
이곳의 주인장인 표화현 대표는 스스로를 조경가로 불러 달라고 한다. 그만큼 식물을 키우고 가꾸는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남편이 독립해 조경 회사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사람들이 안 찾아올 것 같아서 카페로 시작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운영하고, 남편은 회사 다니며 주말에만 도와주고 있어요”
정작 남편은 지금까지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고, 아내인 표 대표가 전적으로 이곳을 이끌고 있다. 표 대표는 카페를 위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2년 정도 커피숍에서 경력을 쌓은 후 이 일에 뛰어들었다. 가게를 차린 지는 2년이지만 준비기간까지 따지면 5년이 넘는 세월이다.

 

“카페와 함께 식물을 키우면서 팔고, 동네 분들이 나무나 정원을 가꾸는 데에 컨설팅도 해주고 있어요. 커피 매출이 더 많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조경가로서 더 큰 보람을 느껴요”
평일에는 동네분이 주 고객층이고 주말에는 외지에서 일부러 찾아오신 분들이 많다고 한다. 요즘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트리 만드는 나무인 아라우카리아를 찾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카페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대표와 직원, 둘은 쉴 틈이 없어 보였다. 한 명은 가게에 전시된 고사리를 다른 화분에 옮겨 심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여러 식물을 다듬고 보실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직원도 조경 경력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다양한 식물이 잘 정돈된 공간
손님이 없는 동안 틈틈이 식물을 돌보는 표 대표
식물과 작은 부자재 정도는 구입이 가능하다

요즘 식물카페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플랜테리어를 컨셉트로 식물을 활용해 자연친화적인 자연스러운 인테리어를 완성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워낙 카페가 대형화하다보니 대부분이 조화로 채워지거나 나중에 관리가 안돼 하나둘 식물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 숲속서종의 대표도 다른 대형카페에서 조경관리자 없어 스카우트 제안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숲속서종은 곳곳이 주인장의 손때가 묻은 식물카페다.  그런 의미에서 이곳은 ‘야매’가 아닌 ‘찐’이다.
동네 사람들은 좋겠다.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조경가가 옆에 살고 있으니.

앙증 맞은 작은 분재
숲속서종 표화현 대표

【숲속서종 이용 안내】
ㆍ주소: 경기 양평군 서종면 황순원로 490
ㆍ전화번호: 010-7351-1578
ㆍ운영 시간: 10:00 ~ 18:00
ㆍ휴무일: 월화휴무
ㆍ가격: 아메리카노 4,500원 /  카페모카 6,000

[한국조경신문]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 100회 돌파…그러나 아직 끝낼 수 없는 이야기
  •  서범석 기자
  •  승인 2023.12.14 09:00

UAE의 아부다비 식물원 입구.
 

권주혁 박사의 인기 연재물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가 어느덧 100회를 맞았다. 이 연재는 그 어느 기사보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나무신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간판 콘텐츠다. 권주혁 박사에게 그간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지난 2010년 6월에 시작된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 연재가 2023년 11월에 100회를 넘겼습니다. 개인적인 소회를 밝혀주세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벌써 어느덧 13년이 지났습니다. 이미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연재를 처음 시작하던 시점에는 제가 세계 90여 개국을 방문하였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한 나라마다 식물원 한 개를 선정해 식물원 연재를 100회에서 끝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가면서 제가 여행하는 국가가 점점 더 많아짐에 따라서 결국 100회 이상으로 수정하게 됐습니다.

전 세계 식물원을 직접 찾아다니며 소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재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외국에서 첫 식물원을 방문한 것은 1979년 7월, 호주 시드니 식물원이었습니다. 그 이후 외국의 많은 식물원을 방문하면서 식물원의 개념이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물원을 희귀한 식물을 볼 수 있고, 도심 속에 자연이 살아있는 체험 학습공간, 가족 나들이와 산책 코스, 그리고 휴식공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외국의 식물원을 계속 방문하다 보니 “어!, 이건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식물원과는 뭔가 다른 목적이 식물원 안에 숨어 있구나!”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1999년대에 싱가포르 식물원을 방문했을 때 그 점을 깊이 느꼈습니다. 즉, “식물원은 강대국들이 국부(國富)를 창출하고 국력 신장을 위해 기초자연 연구기관으로서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혼자 생각을 하게 됐니다. 그래서 이 점을 조사하다보니 제 생각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식물원 연재를 통해서 이러한 사실을 우리 국민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식물원.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식물원.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식물원658

요즘은 인터넷 등 통신이 매우 발달돼 있는 시대입니다.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검색을 통해서도 관련 자료를 모을 수 있습니다만, 현장에서 직접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주신다면요. 

=인터넷 때문에 집에 앉아서 외국에서 필요한 자료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사실은 천지개벽할 만한 과학기술의 발달입니다. 사업도 해외 거래처와 통신으로 할 수 있는데 왜 기업의 임직원들이 해외 출장을 갑니까? 집에서 인터넷으로 사진을 보고 관련 기사를 볼 수도 있지만 그것은 1차원적인 것이고 일단 현장에 가면 3차원적으로 볼 수 있지요. 인터넷으로는 어떤 특정한 꽃을 볼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꽃이 자라는 현장 조건, 냄새, 방문객들이 보이는 반응, 실제 그 꽃을 보고 피부로 느끼는 감정 등 인터넷이 도저히 제공할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보고 즐길 수 있지요.

100회째를 진행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식물원과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영국 런던의 큐 식물원, 독일의 베를린 식물원, 쿠바의 하바나 식물원, 러시아의 모스크바 식물원,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식물원, 에콰도르의 과야킬 식물원 등 너무 많습니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아무리 줄여서 이야기하더라도 너무 길게 돼 다음 기회에 충분한 공간을 갖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들 식물원의 공통점은 모두 나름대로 독특한 특색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웨덴 웁살라 린네 식물원
아제르바이잔 바쿠 식물원

세계 각국의 식물원과 우리나라에 조성된 식물원의 차이와 같은 점은 무엇이 있나요?

=앞서 2번 질문에서 줄거리를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서양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은 식물원의 설립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제2, 제3의 목적이고 서양 국가들이 식물원을 만든 것은 기초자연과학 연구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2019년 초에 개원한 서울 식물원은 돈만 많이 들였지 식물원의 본래 목적(서양 강대국들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과는 동떨어진 식물원입니다. 그래서 제가 서울시에 그 점을 지적하는 편지를 보냈더니 식물원 담당직원에게 저의 뜻을 전하겠다는 답장만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식물원 가운데 서양 강대국들(영국, 프랑스, 독일 등)이 가진 식물원 개념대로 제대로 만든 식물원은 인천 대공원안에 있는 ‘인천 식물원’입니다.  

식물원 탐방지 중에는 내전이 발생하는 등 위험한 지역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험했던 순간은 없었나요. 또 그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에콰도르 제2의 도시 과야킬 식물원입니다. 시내도로에 이정표가 잘못되어 있어 강도를 당할 뻔했습니다만, 마침 지나가는 트럭을 막아 세우고 트럭 운전자의 친절한 도움을 받았습니다.

일본 데지마 식물원
이탈리아 로마 식물원
일본 도쿄 식물원

현재까지 142개국을 방문했다고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더 가보고 싶은 나라와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하하(웃음)…. 제가 여행을 너무 좋아하므로 방문했던 142개국을 모두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특히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이 자주 눈앞에 나타납니다.

‘식물원이 열어주는 세계의 지리와 역사‘ 연재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독자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수십 회 더 하면 종착역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계속 여행을 해 180개국 정도 방문하게 되면 연재 횟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관심을 갖고 애독해 주신다면 힘이 더욱 솟아날 것입니다.  /나무신문

권주혁 
용산고등학교 졸업(22회), 서울 대학교 농과대학 임산가공학과 졸업, 파푸아뉴기니 불로로(Bulolo) 열대삼림대학 수료, 대영제국훈장(OBE) 수훈. 목재전문기업(이건산업)에서 34년 근무기간중(사장 퇴직) 25년 이상을 해외(남태평양, 남아메리카) 근무, 퇴직후 20개월 배낭여행 80개국 포함, 142개국 방문, 강원대학교 산림환경대학 초빙교수(3년), 전 동원산업 상임고문, 전북대학교 농업생명 과학대학 외래교수(4년), 국제 정치학 박사, 저서 <권주혁의 실용 수입목재 가이드>, <세계의 목재자원을 찾아서 30년> 등 20권과 시집 1권. 현재 저술, 강연 및 유튜브 채널 ‘권박사 지구촌TV’ 운영

국민이 선정한 올해의 자생식물 분야 정원식물은 '눈갯쑥부쟁이'

2023-12-19 13:50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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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정, 올해의 정원식물 10종 선정…국내 육성품종 최고는 '오케이 골드라인'

올해의 정원실물 자생식물 분야서 종합 우수로 선정된 '눈갯쑥부쟁이'

[국립세종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한수정)은 사전 모집한 국민품평단 400명과 정원 분야 전문가 27명이 자생식물 220종과 국내 육성품종 232종을 대상으로 색상, 질감, 활용성, 신규성을 평가해 10종을 '올해의 정원식물'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자생식물 분야의 경우 종합 우수는 '눈갯쑥부쟁이', 색상 우수는 '깽깽이풀', 질감 우수는 '실새풀', 활용성 우수는 '섬말나리', 신규성 우수는 '알록큰봉의꼬리'가 선정됐다.

국내 육성 품종 분야서 종합 우수로 선정된 털새 '오케이 골드라인'

[국립세종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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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육성 품종 분야 수상 품종은 종합 우수 털새 '오케이 골드라인', 색상 우수 가우라 '크리스마스 버닝', 질감 우수는 비올라 '블루 미스트', 활용성 우수 해국 '국야백해', 신규성 우수 매발톱꽃 '공작'이다.

한수정은 이번 발굴한 우수 정원식물을 정원 조성 시 분양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류광수 한수정 이사장은 "올해의 정원식물은 국민이 선호하는 정원식물을 발굴하고 확산하는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정원식물 확산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국민의 일상이 정원식물로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w2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3/12/19 13:5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