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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에 가려진 ‘조류 대학살’…미국선 화약 대신 드론 조명쇼

기자고나린
  • 수정 2024-10-07 22:12
  • 등록 2024-10-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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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올해도 10만발 이상의 화려한 불꽃을 쏘아 올린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가 100만명 이상 시민 관람 속에 치러진 가운데, 해마다 지적돼 온 ‘불꽃놀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들의 이동 경로 교란, 초미세먼지 농도의 급증 등을 고려할 때 불꽃 축제를 대체할 만한 행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7일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불꽃놀이는 발사포에 화약을 채워놓고 불을 붙여 폭발력으로 화약을 공중으로 쏘아 올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강렬한 불빛과 굉음이 발생하고, 이산화탄소, 산화질소 등 화학물질과 스트론튬, 구리 등 중금속도 함께 배출된다. 플라스틱 탄피가 낱낱이 분해돼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강이나 땅에 스며들기도 한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선 10만발 이상의 불꽃이 쓰인 걸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린 가운데 서울 용산구 엘지(LG)유플러스 본사에서 바라본 불꽃. 연합뉴스

야간에 길 잃은 새들, 다시 못 날고 죽기도

이런 대규모 불꽃 축제 이후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생태계 교란’이다. 김봉균 충남야생동물관리센터 재활관리사는 이날 한겨레에 “새들은 체온 유지·기압 등의 이유로 야간에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불꽃축제가 열리는 야간에 갑자기 강한 빛이 발산되고 소음으로 진동이 발생하면 교란으로 새들이 이동 경로를 벗어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재활관리사는 “갑작스러운 교란으로 다른 장소에 불시착한 새들은 에너지가 고갈돼 다시 못 날고 폐사하는 경우도 있어, 단순히 새들의 이동 경로 훼손뿐만 아니라 개체 건강이나 생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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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이탈리아 로마 기차역 인근 길에서 발견된 새 사체. 동물보호단체 국제동물보호기구(OIPA)는 새해맞이 로마에서 열린 불꽃놀이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동물보호기구 엑스(X) 갈무리

실제 2021년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새해맞이 불꽃놀이 뒤 수백마리의 새 사체가 길에서 발견되기도 했으며, 당시 동물보호단체들은 ‘불꽃놀이로 대학살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초미세먼지 평균 10배로 급증

화학물질과 중금속 배출로 인한 초미세먼지 농도의 급증 또한 불꽃 축제가 피해갈 수 없는 부작용이다. 지난달 신복자 서울시의회 의원이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6일 불꽃축제가 시작된 뒤 서울 영등포구의 초미세먼지 수치는 점점 높아지다가 밤 10시께 서울 평균 수치(31㎍/㎥)의 10배가량인 302㎍/㎥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축제 장소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약 3㎞ 떨어진 서울 영등포구 도시대기측정소에서 관측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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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선 불꽃놀이를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지난해 호주 커틴대학교 연구진이 호주연방과학원(CSIRO)이 발행하는 학술지 ‘태평양 보존생물학(Pacific Conservation Biology)’에 게재한 연구를 보면, 연구진은 스페인 발렌시아 등에서 열린 불꽃축제가 환경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뒤 중금속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적고 소음을 덜 일으키는 ‘드론 조명 쇼’ 등을 불꽃축제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 유타주, 콜로라도주 등은 대기 오염과 화재 위험 등의 문제를 줄이기 위해 독립기념일마다 열리던 대규모 불꽃놀이를 ‘드론 쇼’로 대체하기도 했다. 허승은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은 “단순히 인간의 유희를 위해 축제를 하던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등 행정기관에서 불꽃축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한 자료부터 수집하고 연구 결과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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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세계불꽃축제가 끝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 수거함이 쓰레기로 가득찼다. 연합뉴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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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휴식처 ‘아름다운 도시숲’ 어디인지 봤더니…

산림청, 울산 바람길다님숲·대전 테미공원 도시숲 등 50곳 선정
2027년까지 1인당 도시숲 15㎡까지 확대…산림자산으로 육성

Eco-Times | 기사입력 2024/08/0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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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은 국민 추천을 받아 국내 ‘아름다운 도시숲 50선’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아름다운 도시숲 50선’은 시민들의 삶 속에 쉼터가 되어주는 도시숲의 가치와 각 도시에 조성한 도시숲의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산림청은 지난 4월 국내 곳곳에 조성된 아름다운 도시숲 916곳을 추천받았으며, 대국민 선호도 조사와 접근성, 생태적 건강성, 이용 정도, 경관적 가치, 차별성 등을 평가해 최종 50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50개 도시숲은 역할과 기능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형 ▲경제효과 증진형 ▲경관 개선형 ▲주민건강 증진형 ▲주민 참여형 등 5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기후변화 대응형’은 도시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숲으로 도시 외곽에 자리한 산지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시원한 바람을 도심으로 유입하는 울산 중구 바람길다님숲 등 8곳이 선정됐다.


‘경제효과 증진형’은 도시숲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곳으로 철길로 단절됐던 도심을 연결한 포항시 남구 포항 철길숲 등 5곳이 선정됐다.


‘경관 개선형’은 녹지공간을 확충해 도시의 미관을 향상한 곳으로 왕벚나무가 동산 전체를 뒤덮어 장관을 이루는 대전 중구 테미공원 도시숲 등 12곳이 선정됐다.


‘주민건강 증진형’은 운동시설, 산책로 등을 통해 신체활동 촉진과 스트레스 해소에 기여하는 숲으로 장애인, 노약자, 유아 등 모든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천 남동구 만수산 무장애 도시숲 등 12곳이 선정됐다.


‘주민 참여형’은 시민들이 나무심기, 정원가꾸기 등 조성·유지·관리에 직접 참여한 숲으로 유아·초등학생 대상 숲생태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청주시 원흥이생태공원 도시숲 등 13곳이 선정됐다.


도시숲은 여름철 한낮의 평균기온이 도시 중심보다 약 3∼7℃ 낮고 평균습도는 9~23% 높아 도시열섬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는 평균 25.6%, 초미세먼지는 평균 40.9%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1ha의 도시숲(10년생)은 연간 평균 6.9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 대응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며 도시숲을 이루는 나무들은 잎을 통해 교통소음을 흡수하거나 소음이 퍼지는 것을 물리적으로 차단해 도시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은 전국 평균 11.48㎡로 선진국 주요 도시인 뉴욕 23㎡, 런던 27㎡ 등에 비해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산림청에서는 오는 2027년까지 1인당 도시숲 면적을 15㎡까지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역특색을 살린 도시숲을 조성해 지역의 관광자원이자 주민의 문화공간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아름다운 도시숲 50선 선정결과는 산림청 누리집(www.forest.go.kr) 내 산림정책- e산림정책도서관에서 전자책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도시숲을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산림자산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매력으로 언제나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도시숲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생태환경뉴스 Eco-Times / 홈페이지: eenews.kr
Eco-Times 장영현 기자sun@d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