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흥전리사지서 통일신라 청동 승관인 확인

최종수정 2017.12.05 09:49 기사입력 2017.12.05 09:49

발굴현장에서 나온 청동인장의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삼척 흥전리사지 발굴 조사지역에서 통일신라시대 승단 조직에서 사용한 청동 승관인(僧官印)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2014년부터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 사업의 하나로 삼척시청과 (재)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삼척 흥전리사지 조사를 시행 중이다. 올해 발굴 조사에서는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인장 2과가 출토됐으며, 열두 점의 대호(항아리)를 묻었던 장고(장·독 보관시설)가 확인됐다.

출토된 청동인장 2과는 모두 완전한 형태다. 이 중 하나는 청동인주함에 인장이 담긴 채 출토됐다. 보존처리 중인 청동인장은 2과 모두 정사각형(5.1㎝)으로 윗면에 끈을 매달 수 있는 손잡이가 있는 형태로 제작됐다.

2과 중 한 점의 인문(印文)이 ‘범웅관아지인’으로 판독되며, 서체는 당나라 관인(관청에서 공적으로 사용한 인장)과 유사한 구첩전(글자 획을 여러 번 구부려서 쓴 전서체)의 초기형태다. 이 인장은 통일신라시대 승단에서 사용한 승관인으로 판단된다. 

흥정리사지에서 발굴한 청동인장 [사진=문화재청 제공]
‘범웅관아지인’ 청동인장은 경주 황룡사지 출토품과 손잡이와 명문 서체 등에서 전체적인 형태와 크기가 흡사하다. 청동인장은 한국 인장사 연구에 소중한 자료이며, ‘범웅관아’라는 명문은 통일신라시대 승단 조직과 국가간 관계를 규명하는 사료로 판단된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강원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장고(醬庫) 터가 확인됐다.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건물지 내부에 대호 열두 점을 묻어 사찰음식 재료를 보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형태의 통일신라시대 건물지는 남원 실상사를 비롯해 경주 황룡사지와 성건동 유적에서도 확인된 바 있으며 선종사찰 고원(庫院)시설의 장고였음이 밝혀졌다.  

삼척 흥전리사지는 통일신라시대 영동지역 불교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사찰이다. 특히 신라시대에 왕이 임명하는 승단의 최고 통솔자인 국통이 새겨진 비조각(碑片)을 비롯해 청동정병, 금동번(깃발) 등 중요 유물이 출토되어 위세 높은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5호 건물지 내부 토기 매설시설 전경[사진=문화재청 제공]


삼척시청은 삼척 흥전리사지의 실체와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고 체계적인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발굴조사 성과를 집성한 학술대회를 2018년 2월 개최할 계획이다. 도출된 조사 성과와 의의, 정비 방안 등을 담아 2018년 사적 지정 신청도 계획 중이다. 

한편, 관련 유물은 5일 오후 2시 발굴 현장(강원도 삼척 도계읍 흥전리 산92-1)에서 열리는 설명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작은 비각 안에 갇혀있는, 높이 1.7m, 너비 76cm에 검은 오석(烏石)으로 되어 있는 이 척주비는 고풍스러운 전서체로 새겨져 있는데, 허목이 짓고 쓴 이 문장을 동해송(東海頌)이라고 하며, 비명은 척주동해비(陟州東海碑), 일명 퇴조비(退潮碑)라고 부르기도 한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38호로 지정되어 있다.

 비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큰 바다 가이 없는데                 큰 바다(영주 瀛洲)

온갖 냇물 모여 드노니              온갖 냇물(백천 百川)

그 크기 잴 수 없네

동북쪽 넓은 바다                     

밀물썰물 잔잔하여서

큰 못이라 일컬어온다               큰못(태택 太澤)

푸른물 하늘에 닿아

넘실대며 아스라하니

바닷가 움직이듯 스산도 하네

밝아오는 해돋는 고장

태양의 문이다 보니

희백도 공손히 맞이하겠다        희백(羲白)

석목의 위차인데다                   석목(析木  별 이름)

빈우의 자리이어니                   빈우(牝牛之宮, 별무리 북두칠성 소자리)

해돋는 동쪽 끝이로다

교인의 보배이런가                   교인(鮫人, 물가운데 사는 괴물. 고기처럼 살며 쉬지않고 비단

바다에 잠긴 온가지 산물                                                         을 짠다  

흥건하여 많기도 많아

기이한 만물의 모습

너울대는 상서로움이

너그러움 일으켜 보여주네

조개 살 속에 밴 진주

달과 더불어 자라오다가

기운을 따라 김을 올리네

머리 아홉 달린 괴물 천오와               천오(天吳)

외발 달린 기이한 기가                       기(虁)

큰 바람 일으키며 비를 뿌리네

아침에 솟아 퍼지는 해

넓디 넓은 빛 비치다 보니

자주빛 붉은 빛 창창하구나

보름달 둥그런 달

가을처럼 둥실거리니

뭇별도 빛을 감추고 말아

부상과 사화와                                         사화(沙樺, 密沙樺 보배로운 구슬 이름)

흑치와 마라와                                         흑치(黑齒, 남만의 종족 이름), 마라(麻羅,芝麻羅 참

상추극 든 보가여                                                              개꽃. 참개꽃무늬를 넣어 짠 직물)단만의 굴 조개                                  단만(蛋蠻, 굴과 조개. 배를 띄워 집으로 살아가는 종족)

조와의 원숭이                                   조와(爪蛙, 지금의 말레이 반도)

불제의 소들                                      佛薺之牛. 인도인들이 소를 사람처럼 귀히 쓰는 말

바다 저편 잡종으로

무리도 다르고 습속도 다른데

우리 같이하여 함께 자라도다

옛 성황(古聖)의 덕화 멀리 미치어

온갖 오랑캐 무리 중역(重譯)으로 왔으니

따르지 않는 곳 없고 말고

크도다 빛나도다

그 다스림 넓고도 클지니

꺼진 바람도 오래 가리라

 ---------------------------------------- 정신문화연구원 자료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