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로봇 ‘히치봇’ 만나면 車태워주세요”
히치하이킹 加대륙횡단 도전… 페북등 통해 여행 사진 게재 미투데이공감페이스북트위터구글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꼬마로봇 R2D2 크기만 한 로봇이 세계 최초로 히치하이킹 대륙횡단 여행에 도전한다.

캐나다 CBC TV는 16일 맥매스터대의 커뮤니케이션 학자인 데이비드 해리스 스미스 교수 연구팀이 제작한 소형 로봇 ‘히치봇(‘히치하이킹’과 ‘로봇’의 합성어·사진)’이 오는 7월 27일 노바스코샤 예술디자인 대학을 출발해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밴쿠버섬의 빅토리아까지 단독으로 대륙횡단 여행을 한다고 보도했다.

스미스 교수는 CBC와 인터뷰에서 이번 도전의 목적을 ‘인간과 기술 사이의 소통’으로 설명하면서, 히치봇이 자동차 도로에서 팔을 들어 지나가는 차에 편승하는 방식으로 여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단, 연구진은 자동차를 타고 히치봇 뒤를 따라가며 관찰한다.

현재 제작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히치봇은 낡은 생맥주 통으로 만든 몸통과 한쪽 팔만 움직일 수 있는 기능이 있는 ‘로(low)테크’형 로봇이다. 머리 부분에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3G 무선통신 기능을 할 수 있는 칩이 장착된다. 또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음성인지 및 언어표현 기능을 갖췄고,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통해 문자로도 의사교환을 할 수도 있다. 여행 중에는 자신의 홈페이지(www.hitchbot.me)를 비롯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매일 여행 사진과 감상을 게재할 예정이다.

주 동력원은 태양 전지. 하지만 가정이나 자동차 전원에 연결해 ‘에너지’를 보충할 수도 있다. 히치봇은 홈페이지 자기소개서에서 “나는 어려 보이지만 성숙한(old) 정신세계와 자유로운 영혼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여행 중 어린이를 비롯해 동승자들과 재미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면서, 길에서 자신을 만나게 되면 차를 태워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스미스 교수는 “히치봇이 장난꾸러기 어린이처럼 제멋대로 굴 수도 있다”며 “차량 동승 중 일어나는 일이 동영상과 텍스트 등으로 인터넷에 공개되는 만큼 원하지 않는 사람은 히치봇을 피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간에 대한 로봇의 지배를 우려하는 시각이 있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로봇이 사람을 믿을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