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로 맛보는 고전] 4. 채근담 (1)
친구의 실수, 함부로 놀리진 않나요?
몸과 마음 닦는 수신서로 읽혀, 청렴한 생활과 인격 수양 강조

이지영(서울 청계초등 교사)

'채근담'은 앞서 살펴본 '소학', '명심보감'과 함께 몸과 마음을 닦는 수신서로 널리 읽힌 책입니다. 채근담은 중국 명나라의 선비 홍자성이 지었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청렴한 생활과 인격 수양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채근담이 쓰였던 때는 중국 왕조가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바뀌는 혼란한 시대였어요. 그래서 당시 백성의 생활은 매우 힘들고 어려웠답니다. 홍자성은 풀뿌리를 씹어 먹어야 하는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양심을 지키며 청렴하게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채근담이란 이름은 한자 나물 채(菜), 뿌리 근(根), 이야기 담(談)으로 이뤄져 있어요. 나물 뿌리 이야기라니 재미있지요? 중국 송나라 유학자 왕신민이 쓴 '사람이 언제나 나물 뿌리를 먹을 수 있다면 곧 모든 일을 잘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에 감동을 받아 지은 이름이래요.

아래에 나오는 이야기와 채근담 속 한 구절을 잘 읽어 보세요.

조선 중종 때의 문신인 정옥형(1486~1549년)이 상진(1493~1564년)과 함께 공무 때문에 영남의 한 고을로 내려갔을 때였다. 그 고을의 수령이 그들을 위하여 술자리를 베풀었는데, 수령이 먼저 취하여 자리에 오줌을 싸고 말았다. 이를 본 정옥형은 상진과 함께 한바탕 크게 웃었다.

이튿날부터 공무로 수령을 자주 만나게 되었으나 정옥형은 그 일에 대해서는 농담으로라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 일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서도 끝내 그 일을 말하지 않는 것을 보고, 같이 갔던 상진이 탄복하여 말하였다.

"다른 사람의 작은 실수에 대해서도 그처럼 함부로 놀리지 않는데, 하물며 큰 잘못이겠는가?"


<채근담>

남의 사소한 잘못을 나무라지 말며, 남의 사생활을 들추지 말며, 남의 지난날의 잘못을 생각하지 말라. 이 세 가지를 지키면 덕을 기를 수 있으며, 또한 해를 멀리할 수 있느니라. /고사로 풀이한 채근담(교학사)

위 글에 등장한 수령은 정옥형의 행동을 보고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요? 아마도 정옥형에게 두고두고 고마운 마음이었겠지요? 자기도 다른 사람의 단점을 덮어 주는 아량을 가져야겠다는 생각했을 거예요.

그러나 만일 정옥형이 위와 반대로 수령의 실수를 놀림감으로 삼았다면 어땠을까요? 수령은 정옥형에게 원망하는 마음을 갖고 언젠가 그 앙갚음을 하려고 했을 거예요. 복수의 칼날이 부메랑처럼 정옥형에게 돌아왔겠지요.

채근담에서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들추지 말고 너그러이 덮어 주라고 하네요. 사람은 누구나 단점을 갖게 마련이에요. 여러분의 생활을 돌이켜보고 위 글의 주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생활을 반성해보도록 하세요.

다음 글을 읽고, 제시된 채근담 속 교훈의 의미를 떠올려 보세요.

한음 이덕형(1561~1613년)은 평소에 몸을 삼가고 겸손하여 사람들에게 신망을 얻고 있었다. 그는 몇 번의 시험에서 번번이 장원을 할 정도로 문장도 뛰어났다. 어느 날 임금이 문신들에게 과거 시험의 하나인 정시를 보게 하였는데, 동료 벼슬아치들이 수군거렸다.

"내일 과거 시험에도 한음이 장원을 하겠군."

이 말을 전해들은 한음은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시험에 응하지 않았다. 나중에 조정의 동료들이 그 사실을 알고 모두들 탄복했다.

"참으로 큰 인물이로구나."



<채근담>

인정은 자주 변하며 세상은 험난하다. 가기 어려운 곳에서는 반드시 한 걸음 물러서는 법을 알아야 하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에서는 공을 양보할 줄 알아야 한다. /고사로 풀이한 채근담(교학사)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음의 양보로 인해 동료들의 질투가 호감으로 변했듯 적절한 양보는 자신에게 손해만 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린이들도 다른 친구에게 양보하고 도움을 베푸는 훌륭한 마음을 갖길 바랍니다.

입력시간 : 2012.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