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로 맛보는 고전] 5. 채근담(2)
당장 성적 안 나와 조바심 내고 있진 않나요?
"오래 움츠린 새는 반드시 높이 난다" 이치 담아
조금 늦더라도 차분히 기다릴 줄 아는 태도 강조

이지영(서울 청계초등 교사)

우리말 속담 가운데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순리에 따라 차근차근해야 하는데, 때로 마음을 조급하게 가져 큰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합니다. 다음의 신문 기사와 이어지는 농부 이야기를 읽고, 인천시 관계자와 농부에게 채근담 속에서 찾은 교훈을 담아 충고하는 편지를 써 보세요.

<신문 기사>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중국집 배달원 A 씨(50)는 지난 18일 오후 3시 19분께 오토바이를 타고 서구 왕길동 D아파트 앞길을 달리다 갑작스런 지반 침하로(땅이 내려앉음) 흙구덩이에 빠져 숨졌다. 사고 당시 인근에서는 인천지하철 2호선 201공구의 터널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지반 침하에 따라 도로 한가운데에는 폭 12m, 길이 14m, 깊이 27m 규모의 거대한 흙구덩이가 생겼다. 인천 지하철 2호선 건설 공사로 인한 진동과 소음, 건물이 갈라지는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민원은 최근 이어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 전에 인천 지하철 2호선을 개통한다는 목표에 치중한 나머지,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계획으로 사고와 분쟁이 잇따르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009년 6월 공사가 시작된 지하철 2호선은 당초 2단계로 나눠 2018년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인천 아시안게임 이전에 개통하기 위해 2014년 이전에 구간을 완공하는 방향으로 건설 계획이 변경됐다. /연합뉴스

<농부 이야기>

옛날 중국의 한 시골에 성질이 매우 급한 농부가 있었다. 그는 모심기를 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벌써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나 참, 모를 심은 지가 언젠데 아직도 저 정도밖에 안 자랐담."

밥맛을 잃고 근심하던 그는 문득 한 가지 계책이 떠올랐다.

"옳지. 그러면 되겠구나. 내가 잡아당겨 주면 더 빨리 자라게 될 거야."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띤 채 논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모를 하나하나 위로 잡아당겼다.

"도와준 보람이 있군. 그 사이에 훨씬 많이 자랐는걸."

그는 집으로 돌아와 흐뭇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말했다.

"아아, 오늘 모가 자라는 것을 도왔더니 몹시도 피곤하구나."

이상하게 여긴 아들이 서둘러 논에 나가 보고는 기절할 듯이 놀랐다. 뿌리를 내리지 못한 모들이 모두 죽어 있었기 때문이다. /고사로 풀이한 채근담(교학사)



<채근담>

오래 움츠린 새는 반드시 높이 날고 먼저 핀 꽃은 홀로 먼저 지나니, 이런 이치를 안다면 실수하여 낭패를 당할 우려가 없고 조급한 생각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일을 서두르면 당장은 빨리 진행되는 듯 보여요. 하지만 잘못 그르친 일을 되돌리는 데 수십 배, 수백 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좀 늦고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차분하게 기다릴 줄 아는 태도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채근담에는 이같이 어린이의 학교 및 일상에 도움이 될 만한 훌륭한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습니다. 다음 채근담에 나온 구절을 읽고, 그 의미에 대해 자신의 생활 모습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세요.

- 어떤 사람이 악하다는 말을 듣더라도, 곧바로 그를 미워해서는 안 된다. 헐뜯는 사람이 분풀이하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선하다는 말을 듣더라도, 급히 그를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 간사한 사람의 출세를 끌어 주려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마음속에 욕심이 있는 자는 차가운 못에서 물이 끓는 듯하며, 산 속에 살더라도 그 고요함을 느끼지 못한다. 마음속에 욕심이 없는 자는 심한 더위에도 서늘한 바람이 부는 듯하며, 시장에 있더라도 시끄러운 줄을 알지 못하느니라.

- 간이 병들면 눈이 보이지 않고 신장이 병들면 귀가 들리지 않는다. 병은 남들이 볼 수 없는 데서 들어서 반드시 남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곳에 나타난다. 그러므로 군자가 밝은 곳에서 죄를 얻지 않으려거든 먼저 어두운 곳에서 죄를 짓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입력시간 : 2012.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