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도 ‘그림책 거장’ 존 버닝햄 추모 열기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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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서 독자들 추모글 줄 이어
도서관엔 2주간 추억 공간 마련

국내도 ‘그림책 거장’ 존 버닝햄 추모 열기

“존 버닝햄. <알도>와 <내 친구 커트니>와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와 <지각대장 존>과 <깃털 없는 거위 보르카>와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와, 제목을 적어 내려가는데 눈물이 왈칵 올라오게 하는 다정한 세계들과 모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어린이들’의 지지자. 그가 세상을 떠났군요. 안식을 빕니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는 영국의 그림책 작가 존 버닝햄의 타계 소식을 듣고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추모의 글을 남겼다. 20세기 최고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인 존 버닝햄은 지난 4일(현지시간)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존 버닝햄의 그림책을 사랑한 이들의 추모글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 송파어린이도서관은 이날 도서관 내 자료실 한편에 존 버닝햄을 추억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송파어린이도서관 관계자는 “앞으로 약 2주간 공간을 유지할 예정”이라며 “그림책계에서 거장으로 꼽히는 분인 데다 작품활동을 끝까지 했다는 점에서 가진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다섯 살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 존 버닝햄’이란 추모 페이지를 개설했다. 추모 댓글난에는 “지각대장 존을 만나 어린날의 나를 만나고, 지금의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와 같은 존 버닝햄을 추억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1936년 영국 서리주 파넘에서 태어난 존 버닝햄은 부모와 주거용 트레일러에서 살며 학교를 9번이나 옮겼다. 삽화가가 된 그는 1963년 그림책 <깃털 없는 거위 보르카>로 데뷔해 그해 삽화가에게 주는 최고의 영예인 ‘케이트 그린어웨이 메달’을 받았다. 존 버닝햄은 1970년 그림책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로 다시 한 번 이 메달을 수상했다. 존 버닝햄은 50여년간 60권 이상의 그림책을 발간했다. 2005년과 2006년 책 발간 기념회 참석차 한국을 찾기도 했다. 

 

지난해 아내이자 동료 삽화가인 헬렌 옥센버리와 함께 어린이 자선단체인 ‘북트러스트’의 공로상을 수상한 존 버닝햄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어린이들은 덜 똑똑하지 않다. 그들은 경험이 적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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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1102112025&code=100100#csidx93cf9c56d619cffb1716217fc539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