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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한 환경미화원이 청소를 하던 중 발견한 현금 100만원을 경찰을 통해 주인에게 돌려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울산 중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김진섭(49)씨는 지난 4일 오전 11시35분쯤 중앙여고 뒤편 도로에서 청소하다 종이봉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김씨는 봉투를 열어보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봉투 안에는 5만원권 20장, 총 100만원이 들어있었습니다.
김씨는 봉투를 들고 곧바로 인근 파출소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경찰관에게 “주인을 꼭 찾아달라”고 당부한 뒤 돌아섰습니다. 경찰관은 “아직 분실신고가 들어온 게 없다”며 “주인이 찾아오면 꼭 전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10여 분이 지났습니다. 김씨는 여느 때처럼 동료들과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때 김씨에게 한 남성이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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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김씨에게 “돈을 찾아줘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씨가 찾아준 돈 봉투의 주인이었습니다. 남성은 김씨에게 사례하고 싶다며 봉투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김씨는 이를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결국 남성은 김씨에게 “나중에 밥 한 끼 사겠다. 정말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식당을 떠났습니다.
김씨는 지난 1996년 2월부터 약 23년간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했습니다. 김씨는 평소에도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범공무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중구는 김씨에게 구청장 포상 수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돈을 본 순간 잃어버린 사람이 얼마나 애가 탈까 걱정부터 앞섰다”며 “빠른 시간 안에 주인을 찾아 정말 다행이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 대단한 일을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추운 겨울 이 소식을 접하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우고 있습니다. 그의 선행은 당연한 듯하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막상 나에게 닥쳤을 때는 욕심부터 앞서기 마련이죠. 김씨의 말처럼 언젠가 이런 선행이 ‘당연한 일’이 되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