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년 고홍준 군, 뇌사 판정후 장기기증
"아홉살 홍준이가 일곱명의 생명 살려"
"아홉살 홍준이가 일곱명의 생명 살려"
![제주소년 고홍준 장기기증 / 사진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01.22288737.1.jpg)
제주소년 고홍준 장기기증 / 사진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고군은 지난 1일 저녁 식사 후 집에서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119로 병원에 이송되어 치료에 매달렸으나, 안타깝게도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지난 5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군은 2010년 제주도에서 3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음악에 재능이 많아 화북초등학교 관악부와 화북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호른을 연주하기도 했다.
고군은 여느 아이들처럼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노는 것을 좋아했다. 맛있는 과자는 꼭 나눠먹고 재미난 게임기가 있으면 친구들과 함께 즐겼다. “논리적인 말로 친구들을 이끌어주는 인기 있는 아이였다”고 주변인들이 기억했다.
가족들은 9살 홍준이를 떠나보내는 것이 너무나 큰 고통이었지만 뇌사 판정이 내려진 뒤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어디선가 우리 홍준이의 몸이 살아 숨쉬고 있다면…. 살아생전 그토록 친구들을 좋아했던 홍준이가 누군가 다른 아이들을 살리고 떠날 수 있다면….’ 가족은 나누는 것을 좋아하고 의로운 아이였기에 홍준이도 동의했을 거라 여기며 기증을 결심했다고.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9살밖에 안된 어린 홍준이가 쏘아올린 생명의 불씨는 7명의 생명을 살렸을 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며 "유가족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9살 천사 홍준군에게도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