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점 한두개 아냐”…빅토르안·김선태 국내 복귀 추진에 빙상지도자연맹 성명

입력 : 2023-01-13 17:25:45 수정 : 2023-01-16 07:54:4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열린 시청 빙상팀 코치직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러시아로 귀화했던 빅토르 안(37·한국명 안현수)과 김선태(46) 전 중국대표팀 감독이 국내 성남시청 코치직에 지원한 가운데 한국빙상지도자연맹이 “성남시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 선임을 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13일 지도자연맹은 성명을 통해 “성남시의 직장운동부 쇼트트랙 코치 공개채용 과정을 보면 우려되는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맹은 “한국 빙상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건 비단 성적 때문이 아니다”며 “성적이라는 미명 아래 온갖 거짓으로 성폭력과 폭행 등 빙상계에 뿌리박힌 범죄를 은폐해 왔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 빙상이 국민들께 다시 신뢰받고 사랑받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지도자의 정직한 직업윤리와 건강한 마음가짐”이라고 진단했다.

 

김선태 전 중국 감독에 대해 연맹은 “김선태 전 감독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격려 차 훈련장을 방문했을 때 폭행 피해로 부재중이었던 심석희 선수가 감기로 나오지 못했다고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으로 허위보고를 했다”며 “김선태는 심석희 선수의 폭행 및 성폭력 피해가 올림픽 직후 드러나며 빙상연맹으로부터 지도자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고 말했다.

 

빅토르 안에 대해선 “러시아인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로 귀화했을 당시 매국 논란이 일자 ‘이중국적이 가능할 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그가 귀화 직전 올림픽 금메달 연금을 일시불로 받아간 사실이 추후 드러났다”며 “이중국적이 안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돈을 일시불로 받아간 뒤 몰랐던 척 했던 것이다”라고 질타했다.

 

연맹은 “이 둘은 징계와 논란으로 국내 지도자 활동이 어려워지자 자숙하는 방식 대신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중국 대표팀을 맡는 선택을 한 바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김선태는 편파 판정으로 중국이 메달을 따갔다는 의혹이 일자 ‘판정은 심판이 하는 것’이라는 말까지 뱉으며 올림픽 정신에 오점을 남기기까지 했다”고 힐난했다.

 

지도자 연맹은 “직업 선택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직업 선택의 자유가 스포츠의 최우선 가치인 공정을 넘어설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들이 지원한 성남시청에 대해선 “성남시는 한국 빙상의 메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코치를 선임해 한국 빙상이 다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돼야 한다”라며 “논란이 일면 거짓말로 찰나의 순간을 모면하고, 공정 대신 사익을 취하는 건 제대로 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지금 한국 빙상에 필요한 건 국민들의 신뢰 회복이기 때문이다”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전날 빅토르안은 경기도 성남시청에 마련된 빙상팀 코치직 공개채용 면접시험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러시아에 귀화한지 12년만에 국내 지도자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따로 드릴 말씀이 없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직 1명을 뽑는 공고에는 빅토르 안을 포함해 총 7명이 지원했다. 성남시는 오는 31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성남시청엔 쇼트트랙 한국 여자 대표팀 간판 최민정, 김길리 등이 속해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