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용 애완귀뚜라미 보급에 힘쓰는 연구사
작성 : 점포라인 작성일 : 2005-12-15 조회 :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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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은 지난 3월 왕귀뚜라미를 연중 사육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여 학습용 및 애완용곤충으로 보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그 연구의 중심에는 바로 ‘왕귀뚜라미 엄마’ 김남정 연구사가 있었다. 곤충연구사라는 직업에서 연상되는 딱딱한 이미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여성스런 모습의 김 연구사를 만난 것은 농촌 진흥청의 왕귀뚜라미 사육실 안이었다.



▲ 김남정 곤충연구사

사육실 안은 일제히 울어대는 귀뚜라미의 소리들로 마치 가을 숲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날짜가 적혀 있는 여러 사육키트를 열어보며 귀뚜라미의 상태를 세심히 살피는 김 연구사의 모습은 자식을 챙기는 엄마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처음에는 손대기는 커녕 가까이 가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하루 이틀 지나다 보니 거리낌이 없어지더라고요. 이젠 정말 친자식 같아요.”



원래 김 연구사의 전공은 천연섬유 실크단백질 분야이다. 실크 연구를 하다보니 누에를 접하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다른 곤충에게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김 연구사가 왕귀뚜라미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02년 말. 3년간의 연구 끝에 애완용 왕귀뚜라미 사육법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현재는 왕귀뚜라미의 사육과 산란 부분에 특허를 가지고 있고 10개 정도의 업체에 기술 이전을 해 준 상태다.



그녀가 처음부터 왕귀뚜라미의 애완화 연구를 했던 것은 아니다. 곤충의 다양한 활용도를 연구하던 중 왕귀뚜라미의 여러 이점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애완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추진하게 된 것이다.



모 곤충 전시관에서 그녀의 애완 곤충연구에 더욱 불을 지핀 사건이 있었다. 전시관에 귀뚜라미를 전시해 놓고 먹이를 준비해 두지 않아서 잡식성인 귀뚜라미들이 자신의 무리에서 약한 상대를 공격하여 먹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것을 본 관람객들은 혐오감을 느끼고 돌아갔던 것이다.



“안 그래도 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냉담해서 곤충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곤충에 대한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 주어야 할 전시회에서 사람들이 혐오함을 갖고 돌아가게 해서는 안 되잖아요. 정말 속이 상했어요.”



김 연구사는 그때의 일을 되 뇌이면 아직까지 울컥 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 일을 이후로 곤충과 사람들이 좀 더 친숙해 질 수 있는 애완화 연구에 더욱 힘을 쏟았다.





▲ 3년간의 연구 끝에 애완용 왕귀뚜라미 사육법을 완성했다.





“당연히 힘든 점도 많았죠. 사생활 없이 365일을 왕귀뚜라미와 동거동락해야 했으니까요. 가정에 충실하지 못해 남편에게 가장 많이 미안하죠. 그렇지만 단 한번도 포기할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누군가 꼭 할 일이라면 제가 하고 싶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는 그녀의 말에서 일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열정은 일을 사랑하고 곤충을 사랑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곤충도 길러보면 동물처럼 정이 들어요. 사랑을 많이 주면 그만큼 오래 살기도 하는 걸요. 또 곤충은 생태 사이클이 빨라서 관찰의 즐거움도 크고 생명의 신비로움도 느낄 수 있지요. 그런 과정을 다 지켜보다 보니 작은 벌레 하나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생기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절로 배우게 되었어요.”



인터뷰 내내 김 연구사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밝은 모습의 비결을 물었더니 아마도 왕귀뚜라미 덕인 것 같다는 김 연구사의 말. 그녀는 스트레스가 쌓이면 사육실로 가 왕귀뚜라미를 본다고 한다. 예쁜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왕귀뚜라미를 지켜보면 자연히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 진다고 한다.



차세대를 이끌어갈 아이들부터가 곤충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곤충 사육을 의무화 시켰으면 하는 것이 김 연구사의 바람이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자연을 친숙하게 대하고 사랑할 수 있는 계기를 심어주는 것은 바로 어른들의 몫이다. 그녀는 애완용 왕귀뚜라미가 그런 부분에서 활용되었으면 한다.



애완용 왕귀뚜라미는 상용화 준비 단계다. 왕귀뚜라미가 살기 편하고 보기에도 좋은 다양한 사육키트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일이 관건인데 의식 있는 기업들의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많은 기업들이 곤충산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한다면 기업이미지 재고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수익성도 있다고 김 연구사는 말했다.





▲ 김 연구사는 귀뚜라미를 여러 분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곤충산업은 현재의 기반은 약하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는 미개척 분야예요. 그 종류만 해도 어마어마하고 농업용, 식용, 약용, 애완 학습용, 환경정화용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천연자원이라고 할 수 있죠. 곤충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워요.”



김 연구사는 우리나라의 곤충산업 환경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천재지변에 대한 보상체계도 없고 식용으로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라 곤충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아직 부족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사는 왕귀뚜라미를 지인들에게 무료로 분양해 주기도 했다. 그런데 모두들 흡족해 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해 왔다고. 가정에서 사계절 어느 때나 예쁜 울음소리를 듣는 것은 물론, 집에 들어오면 컴퓨터만 하던 아이들이 귀뚜라미에 관심을 갖고 그것으로 인해 가족들 간의 대화 소재도 생겨 대화의 시간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을 제가 한 것뿐인데요. 귀뚜라미를 기르면 예쁜 소리를 들으면서 자연에 대한 친숙함과 소중함을 자연히 배우게 되는 거죠. 저보다는 그런 가르침을 주는 귀뚜라미에게 고맙죠.”



그녀는 애완용 왕귀뚜라미를 기르는 가정에 단순히 곤충을 선물한 것이 아니라 자연사랑과 더불어 가족사랑까지 선사한 셈이다. 김 연구사는 곤충연구는 관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주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곤충연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군가 할 일이라면 내가 한다는 그녀의 작은 배려가 곤충산업의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어 무한한 가능성을 이끌어 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출처:창업투데이 www.changup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