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핵심 꿰뚫는 질문 기법 | |
![]() | |
“회장이 되는 데 가장 필요한 소질은 무엇일까요?” “회장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무엇인가요?” 학급 임원을 뽑을 때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흔히 던지곤 하는 물음들이다. 심리학의 연구에 따르면, 선거 결과는 질문을 어떻게 던지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앞에서 소개한 첫 번째 질문을 받았을 때, 학생들은 출마자들의 장점에 주목하기 마련이다. 반면,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자기도 모르게 누구에게 어떤 단점이 있는지를 떠올리고 있기 십상이다. 장점 위주로 비교할 때와 단점 중심으로 평가할 때의 결과가 같을 리 없다. 던져진 질문 따라 유권자들의 관심의 방향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처럼 질문은 생각의 방향을 결정짓는 방향타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질문을 제대로 던지는 기술은 주장을 잘 펼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나아가, 질문은 생각을 여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쓰레기통은 일상에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생활소품’이다. 당연한 것에 대해 특별히 고민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누군가 “이 많은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면 어떨까? 새삼스레 의문이 찾아 들 터다. 인간에게는 “왜?”에 대하여 이유를 찾으려는 ‘논리본능’이 있는 탓이다. 마찬가지로 “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안내 보도블록은 노란색일까?”라는 물음은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사실에 대해 호기심을 일깨운다. 이처럼 물음은 문제를 문제로 받아드리고 해결책을 찾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그렇다고 모든 물음이 호기심을 깨우고 해결방안을 찾게 하지는 않는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우정이란 무엇인가?” 등은 삶의 가치관을 다잡게 하는 대단히 중요한 물음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이런 부류의 물음은 너무나 거대하고 추상적이어서 황당하게 여겨지기 쉽다. 그래서 대답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끝나기 쉽다.
좋은 질문이란 이렇듯 구체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본질과 핵심을 꿰뚫는다. 일본의 질문 전문가 사이토 다카시(齊藤孝)는 이를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이라고 부른다. 다카시는 어느 통신회사의 설문조사를 예로 보여준다. 회사는 고객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통화 품질에 만족하십니까?”라는 물음을 던졌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는 원하는 바를 제대로 알 수 없었다. 고객들 하나하나의 취향이 다르니 대답이 객관적일 수 없었을 뿐더러, 길게 설명하기 귀찮아 전화를 끊어버리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회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만들어 냈다. 이번에는 고객들에게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라고 물었단다. 회사는 이 질문으로 비로소 원하는 바를 알아낼 수 있었다. 사무실, 운동장, 상가 등등의 대답에 따라 사람들이 어디서 전화를 많이 쓰는지를 알 수 있었을 뿐더러, 연결된 전화 상태에 따라 장소에 따른 통화품질도 가늠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은 대답하기 쉬우면서도 원하는 핵심을 꼭 짚어낼 수 있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 먼저 내가 묻고자 하는 바의 핵심부터 정리하자. 학급회장을 뽑는 선거에서라면, 내가 반의 지도자에게 바라는 게 무엇인지부터 분명히 하라는 뜻이다. 성실성, 리더십, 배려심, 희생정신 등등. 그리고 각각의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사례를 떠올리고 이에 대한 물음을 만들어 보자. “청소가 끝나고 20분이 지났는데도 담임선생님이 오지 않으시면 그냥 가도 되는가?”라는 물음을 통해서는 출마한 학생들의 성실성과 리더십을 가늠할 수 있을 터다. 질문은 ‘성실함과 성실하지 않음’, ‘배려심 있음과 없음’과 같이, 알고자 하는 항목의 결과를 명확하게 가릴 수 있을수록 좋다. “청소 당번이 모두 도망가고 혼자 남았을 때는 어떻게 할까?”같은 질문이 그 답을 줄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혹시 내가 던지는 질문이 상대에게 꼭 물어야 할 것보다 나 자신의 관심사에 더 쏠려 있지는 않은지 자문(自問)해 보는 과정도 꼭 필요하다. 매슬로(A.Maslow)는 “망치를 잘 다루는 사람은 모든 것을 못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경고를 남겼다. 나의 편견으로 상대를 올바르지 못하게 재단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 볼 일이다. 뇌를 깨우는 논리 체조 제대로 된 학생회장을 뽑기 위해서는 출마자들의 품성과 능력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어떤 질문을 던져야 출마한 학생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까요? 에이치알(H. R.) 시간 등을 이용하여, 지도자를 뽑을 때 물어야 할 ‘구체적이고도 본질적인 질문’들을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봅시다. 체조 방법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정직과 성실, 일관성, 설득력, 리더십, 희생정신 등등. 먼저 학생회장에게는 어떤 점들이 갖춰져 있어야 하는지 생각나는 대로 적어봅시다. 그리고 여러 덕목 중에서 우선해야 할 것과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을 나누어 정리하고 순서를 매겨보세요. 자신은 어떻게 덕목들의 순서를 정했는지를 친구들에게 설명해 봅시다. 순위가 정해졌다면, 각각의 덕목을 갖추고 있는지가 드러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려 보세요. 될 수 있는 데로 모두가 알만한 이슈와 상황을 사례로 삼아야 질문 던지는 의도를 친구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답니다. 안광복/중동고 철학교사, timas@joongdong.org |
'논술 > 중등논술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자도 봉숭아물 들이고 싶다고요(2006.6.12) (0) | 2006.08.21 |
---|---|
승자와 패자 (한겨례2006.6.10) (0) | 2006.08.21 |
논술·면접이 당락 결정…준비 없었다면 포기를(2006.6.11) (0) | 2006.08.21 |
책-독서와 논술(메가패스존) (0) | 2006.08.15 |
''88학번 물리학도''가 만난 ''88학번 헤겔'' (프레시안2006-08-14) (0) | 2006.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