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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독서는 책읽기 아닌 세상읽기” | ||
▲19세기 조선 지식인의 생각창고…홍길주|돌베개
관직에서 현달한 형·동생과 달리 항해 홍길주(1786~1841)는 거의 평생을 글쓰기로 보낸 전형적인 문인작가였다. 그는 ‘현수갑고’ ‘표옹을첨’ ‘항해병함’ 등 모두 36권의 시문집을 남겼으며 역대 명문장가들의 글을 엮은 ‘대동문준’ ‘행동제명가문선’ 등을 펴냈다. 또 유달리 많은 산문을 써 ‘숙수념’(孰遂念)과 ‘수여방필’(睡餘放筆) 4부작을 남기기도 했다. 이 책은 ‘수여방필’ ‘수여연필’(演筆) ‘수여난필’(瀾筆) ‘수여난필속’(瀾筆續)을 완역한 것이다. 원제의 제목들은 ‘잠잘 시간을 쪼개 짬짬이 정리한 글’이라는 뜻이지만, 실제 내용은 독서담, 생활철학, 당대 학계와 문단의 흐름, 당시 사회상을 담은 일화 등 흥미있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홍길주의 글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그의 사유방식이다. 그는 박람강기라는 전통의 지식 패러다임에서 탈피, 글을 생각을 띄우는 수단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문장은 다만 독서에 있지 않고, 독서는 다만 책속에 있지 않다. 산천운물(山川雲物)과 조수초목의 볼거리와 일상의 자질구레한 사무가 모두 독서다.” 그는 독서는 단순한 책 읽기가 아닌 세상을 읽는 행위로 파악한다. ‘깨달음’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주는 부지런함만 못하고 부지런함은 깨달음만 못하다.”(50쪽), “사람들이 일체의 사물과 마주하여 번번이 현혼되어 많은 생각을 낭비하는 것은 깨달음이 없기 때문이다.”(53쪽), “깨달음은 남에게 전할 수 없다.”(94쪽)…. 나아가 책은 저자의 생각과 지식, 독서편력, 교유관계 등을 통해 19세기 조선 지식인의 지형도를 엿보게 한다. 연암 박지원을 청나라의 석학 고염무와 비교하는가 하면, 다산 정약용에 대해서는 ‘아언각비’에서 우리나라의 잘못된 문자생활을 지나치게 나무랐다고 적고 있다. 제자들과 함께 이 책을 번역한 정민 한양대 교수는 머리말에서 “사소한 일상사에서 당시 지식인의 구체적 관심사들을 아주 경쾌한 필치로 스케치하며 19세기 지식인의 내면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2만5천원 〈조운찬기자 sidol@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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