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이란 바른 눈으로 세상 보기

1. 논술이란 무엇인가?

‘논술’이란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 보면 ‘어떤 사물을 논하여 말하거나 적음’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 ‘논하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따져 말하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가 ‘논술’이라 하면 말하기보다는 쓰기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학의 논술 시험, 학교에서 하는 ‘논술 경시 대회’가 다 ‘쓰기’지요.
이제 정리해볼까요. 논술이란 어떤 주제를 놓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나가는 글(또는 ‘하는 말’)입니다. (우리가 이 책에서 논술이라 말할 때 쓰기로 범위를 정하기로 합니다.)
요즈음 논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학 시험에서 논술이 중요시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어떤 문제에든 논리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우리 삶을 올바로 이끌어 가는 데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논술이란 어떤 주제를 놓고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나가는 글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고 논리학을 공부하기도 합니다. ‘논리, 논리학’에 관한 책들도 많이 읽혔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논리학적인 지식을 갖고, 어떤 글쓰는 틀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고 그것은 곧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기르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가운데는 논술이란 우리가 배우는 ‘논설문’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건 아니지요. 논술은 ‘설득’이 아닙니다. 자신의 의견을 상대에게 옳다고 호소하는 글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옳다는 것을 여러 근거를 들어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설득’이 아닌 ‘논리적인 증명(논증)’이라는 걸 잊지 맙시다.

2. 무엇이 논리적인가?

어느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서 물으셨습니다.
“얘들아, 너희들 보신탕 먹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한쪽에선 히히 웃으며 대답합니다.
“찬성이요.”
어떤 아이들은 코를 막기도 합니다.
“절대 반대.”
“야만스런 짓이에요.”
“아휴, 징그러워!”
여기저기서 대답이 터져나왔습니다.
“자, 무조건 찬성하거나 반대하면 어떻게 해. 모든 일은 근거가 있어야 하는 거야. 차근차근 이치에 맞게 자기 생각을 밝혀야지.”
그때 미화라는 학생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개고기를 먹는 것을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라마다 풍속이 다르고 문화가 다릅니다. 음식 문화 역시 다릅니다. 어느 나라는 원숭이 골을 일류 음식으로 친다고 합니다. (이 말을 할 때 여학생들은 ‘끼약, 끼약’ 비명을 질렀다.) 또 어느 나라에서는 참새 혓바닥을 먹기도 해요. 달팽이를 먹는 나라도 있구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즐겨 먹는 소고기만 해도, 인도에서는 신성한 동물로 여기고 있습니다.”
준호가 일어나서 미화의 말을 이었습니다.
“또 영양학적인 측면에서도 개고기는 양질의 단백질로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옛날 우리나라 농촌은 가난했습니다. 가을걷이를 하기 전 먹을 것도 변변치 않을 때 개고기를 먹어 영양 보충을 했다고 합니다. 소는 먹을 수가 없었어요. 농사를 지어야 하니까요.”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다른 학생이 손을 들었어요. 이름은 태지.
“나는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 것은 참 야만적이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사랑하던 개를 잡아먹는 사람들을 보세요. 정말 그렇게 비정할 수 없어요. 개란 사람과 늘 가까이 있는 동물이잖아요. 마치 사람같아요. 자기 주인을 찾아 천리 길을 되돌아간 충견의 이야기도 알고 있습니다. 마치 사람같은 개를 먹다니 너무 잔인해요.”
“맞아, 말도 안돼. 야만이야.”
준영이도 거듭니다.

어느 편이 더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까? 아무래도 찬성 쪽이지요? 여러분이 개고기 먹는 것에 찬성을 하든, 안 하든 말입니다. 왜나구요? 찬성 쪽은 문화적인 측면, 영양학적인 측면을 두루 고려하여 이치에 맞게 자기 의견을 펴나갔지만, 반대하는 쪽은 야만적이다, 자인하다는 감정적인 이야기만 반복할 뿐 왜 그런지 근거를 대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럼 왜 우리는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할까요?

①올바른 삶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논리를 우리 삶과 동떨어진 ‘머리 굴리기’쯤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곧 논리적으로(세상의 이치와 법칙에 따라) 살기 위한 바탕인 것입니다.

②논리적으로 생각을 하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됩니다. 잘못된 이야기나 상황을 판단하여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고, 생활의 지혜를 갖게 되지요.

③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인간의 역사는 발전해왔습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없었다면 인간은 짐승처럼 숲을 헤매며 먹이를 찾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우리 역사상 놀라운 과학적 발견, 사회 경제적인 발전이 모두 논리적 사고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지요.

논술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다 보니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고 논리학을 공부하기도 합니다. ‘논리, 논리학’에 관한 책들도 많이 읽혔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논리학적인 지식을 갖고, 어떤 글쓰는 틀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고 그것은 곧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기르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3. 논술을 쓸 때 필요한 세 가지

논술은 명확한 주장, 자기만의 독창적인 주장에 대해 타당하고 적절한 근거를 들어가며 쓰는 것이므로 논술을 쓰는 사람에게는 풍부한 지식, 생각하는 힘, 생각을 짜임새 있게 정리하는 힘, 그것을 글로 풀어나가는 힘이 골고루 필요하지요
다음 세 가지는 서로 다르면서도 하나로 얽혀 있습니다.

①풍부한 지식 - 아는 만큼만 쓴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것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면 글을 써나갈 수가 없겠지요. ‘환경 오염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쓴다고 해봅시다. 환경 오염이란 어떤 것인지, 무엇 때문에 환경오염이 생기는지, 현재 환경오염의 실상은 어떤지 아는 사람과 전혀 모르는 사람의 글은 큰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②올바르고 독특한 생각 - 어떤 문제를 바라볼 때, 판단할 때, 올바르게 생각하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의 폭이 넓어야겠지요. ‘폭력이란 정당한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성공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아무리 지식이 풍부하고 글을 잘 써도 소용이 없습니다. 건강한 사고가 아니니까요.
또 남들이 다 그 정도는 말해 왔고, 또 말할 것이라 생각되는 평범한 내용을 나도 똑같이 쓴다면 어떨까요. 굳이 자기의 의견을 밝혀 쓸 필요가 없겠지요.

③짜임새 있게 정리하여 글로 풀어나가는 힘-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짜임새 있게 정리해야 합니다. 처음-중간-끝으로 나누어 각 부분마다 어떤 내용을 써야할 지를 가르고, 주장에는 근거를 대며 써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어휘력이 있어야겠지요. 문장으로 풀어나가는 힘도……. 띄어쓰기나 단락 나누기 같은 글쓰기 기초 지식이 필요합니다.

4. 논술의 일반적 짜임

글을 구성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논술의 짜임은 삼단 구성이 일반적입니다.

5. 논술 이렇게 씁니다.

이제 구체적으로 어떤 논술 문제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해 봅시다.
① 먼저 논제를 뚜렷이 파악합니다. 논술이란 수필이나 시를 쓰라는 것이 아닙니다. 논술의 주제가 주어졌을 때, 그 주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문제점을 짚어봐야 할 것입니다.
② 글을 쓸 때 자기 입장을 정했으면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부산을 가겠다고 부산행 기차를 탔으면 계속 가야지, 내려서 이쪽으로 갔다, 저쪽으로 갔다 한다면 가려는 방향에서 멀어질 뿐입니다.
③ 글을 논리적으로 전개해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장과 근거가 치밀하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면서 글을 쓴다면 논리적으로 전개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의 첫 부분에서 이끌어낸 이야기가 주제와 연결되는가.
*주장에는 근거가 있는가?
*주장과 무관한 엉뚱한 내용은 아닌가?
*주관적인 감정에 사로잡힌 것은 아닌가?
④ 맞춤법과 띄어쓰기에도 신경을 쓰고 글씨에도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그럼 예를 하나 들어 연습을 해 볼까요?


위와 같은 논술의 주제가 주어졌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어떻게 이것을 풀어 가야 할까요. 셋째 마당 첫걸음이니까, 아주 천천히, 하나 하나 점검해 보기로 해요.
먼저 여러분이 할 일은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파악한 논제는 무엇입니까?
다음 중 적절한 것을 골라볼까요?

①청소년의 문화 공간 마련을 위한 방안
②청소년 문화 공간의 문제점과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대안
③청소년의 문화 생활 향상을 위하여
④청소년의 문화 공간 확보를 위한 사회적 노력과 교육 여건 개선
⑤청소년의 학교 생활과 문화 공간

답은 ? ④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청소년의 문화 공간이 없는 데 사회에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교육 여건을 돌아보고 개선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실려 있어야 합니다.

그럼 우리의 생각의 갈피를 잡아봅시다. 다음의 물음들에 속으로 대답해 보세요.

* 청소년의 문화 공간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문화 공간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 걸까?
** 부족한 문화 공간을 실례를 들어가며 언급하려면 어떤 내용이어야 할까?
*** 왜 문화 공간이 부족하게 되었을까?
**** 그렇다면 사회에서는 문화 공간 확보를 위해 어떤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까?**** 그같은 개선 방안이 우리 교육 현실과 동떨어져서는 안되겠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어때요? 생각의 갈피들을 정리해 보았어요. 그렇다면 논술을 쓰기 전 여러분은 여러분의 생각을 한마디로 정리해 보아야 합니다. 글 전체를 통해 여러분이 주장하는 바, 즉 주제를 쓰는 것이지요.
여러분의 중심 생각을 담고 있는 제목도 정해 보세요.
이제, 서론/본론/결론에는 각각 어떤 내용을 담을 지 개요를 짠 다음에 써 보도록 합시다.
아참, 다음의 평가를 생각해보면서 씁니다.

<<스스로 해 보는 평가>>
① 서, 본, 결론으로 짜임새있게 전개되었는가?
② 주장이 분명하고 합리적인가?
③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만한 적절한 예를 들었는가?
④ 분량은 알맞은가?
⑤ 원고지 사용법에 맞게 썼는가.
⑥ 불필요한 한자어 대신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려고 노력했는가?
⑦ 표현이 참신하고 매끄러운가?
6. 개요짜기 순서

1) 논술은 의견이나 주장을 펴는 글입니다. 결론에서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왜, 어떻게'가 떠오릅니다. 말하자면 결론을 먼저 잡아야, 뒷받침하는 글감(근거, 방법)이 자동적으로 본론이 됩니다. 주어진 문제를 보고 무엇을 주장할 것인지를 결정하여 우선 간단하게 한 줄로 씁니다. 잘 생각나지 않으면 '반대한다, 안 된다, 더불어 살자,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같이 아주 간단히 쓰세요.

2) 결론을 그렇게 내린 이유를 본론에 써야 하므로, 그 결론에 '왜 그럴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따위를 붙여 보고 생각나는 것을 본론에 한 줄 씁니다. 그렇게 해도 생각나지 않으면 결론에 있는 문장을 그대로 반복해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반대하니까, 그래서는 안 되니까, 더불어 살아야 하니까,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야 하니까'같이 쓰십시오.

3) '위와 같은 문제를 왜 출제하였을까? 이 문제가 오늘날 왜 제기되었을까?', 이 문제에 대해 사회에서 어째서 말이 많을까?,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회 현실이 무엇일까?'를 생각하여 서론에 한 줄 씁니다. 아무 생각도 안 떠오르면 무조건 '관심이 높아졌다, 논란이 많다'를 쓰세요.

4) 본론에 서술한 한 줄을 늘려 한 문단으로 만들려면 계속 뒷받침하는 문장(근거)을 붙여야 합니다. 두 문단으로 만들려면 본론에 있는 중심 생각 한 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작은 중심 생각 둘로 쪼갭니다.
예를 들어 본론에 있는 중심 생각 '반대하니까'를 뒷받침하려면 반대하는 이유(작은 중심 생각) 두 개를 덧보태야 합니다.
'첫째, 제도적으로 어렵다. 둘째,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처럼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본론에서 결론을 뒷받침하는 원인이나 이유 따위를 늘어 놓을 때는 여러 개를 쓰려고 하지 말고 두세 개만 확실히 다루세요. 많이 늘어 놓으면 원고량 때문에 각각 깊이 있게 쓸 수 없어 글이 평범해집니다. 본론에 원인을 많이 늘어 놓으면 결론에 자기 생각을 정리할 여유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결론을 흐지부지 마무리하게 되고 '설교적인 결론, 애국적 주장, 도덕적인 훈계'가 나옵니다. 만약 원고지 서너 장을 써야 할 때 '외국어 조기 교육실시- 어느 한 쪽에 서서~'라는 문제라면 본론에 장점 두 개를 쓰든지 단점 두 개만 쓰세요.
또 '~의 사회적 원인을 들고 대책을 ~'이라는 문제가 있으면 본론에 원인 두 개를 쓰고 결론에 대책 두 개를 쓰십시오.

5) 그 다음에 다른 부분은 보지 말고 '첫째, 제도적으로 어렵다.'만 보세요. 그 말을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또 뒷받침해야 합니다. 이 문장에 '왜, 어떻게'를 붙여 봅니다. 예를 들어 '제도적으로 왜 어려울까?, 제도적으로 어떻게 어려울까?'를 생각해 보고, 생각나는 문장으로 뒷받침하세요.

6) 그 다음에 다른 부분은 보지 말고 '둘째,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만 보세요. 그 말을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또 뒷받침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요령은 위에 있는 5와 같습니다. 시험장에서 요구하는 원고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도록 자세히 뒷받침하십시오.

7) 이번에는 결론으로 갑니다. 결론에 서술한 한 줄을 늘려 한 문단으로 만들려면 역시 계속 뒷받침해야 합니다. 한 단락이 될만큼 충분히 뒷받침해야 합니다. 결론에 있는 '반대한다'를 뒷받침할 때는 되도록 구체적인 문장으로 뒷받침하세요. 그래야 '도덕적인 훈계, 설교하는 결론'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전망을 서술할 때는 좀 넓혀 '일반적 진술'로 서술해도 됩니다. 그래도 생각이 떠오르지 않으면 '반대한다' 뒤에 '그래야만 ~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될 것이다' 따위를 붙여 보세요.

8) 그 다음에 서론에 있는 한 줄을 보고 그 내용을 뒷받침하되 본론과 연결할 수 있도록 서론 끝에 가서 글감의 범위를 좁히세요. 한 단락이 될 만큼 뒷받침해야 하는데, 대개 한두 문장만 더 보태면 됩니다.

9) 대충 잡은 문장 개요를 위에서 부터 죽 읽어 글의 흐름 살펴 보고, 매끄럽게 연결되도록 문장의 순서를 잡습니다. 이 때 서론?본론?결론에 있는 문장은 각각 그 곳에서만 자리를 바꾸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론에 있는 문장을 본론이나 결론 쪽으로 옮기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각 단락의 일관성이 깨집니다.

10) 문장 순서를 잡았으면 처음부터 죽 읽어 내려오며 앞뒤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은 곳에 뒷받침 문장을 더 써 넣어 단락과 단락의 긴밀성을 높이세요. 말하자면 서론에서 본론으로, 본론에서 결론으로 넘겨주는 문장을 덧보탭니다.

11) 또 한 번 읽어 보세요. 이 개요에 살을 붙여 원고지로 옮길 때 주어진 원고량을 채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문장 갯수를 세어 보세요. 모자랄 것 같으면 예를 들거나 비유하는 방식으로 뒷받침 문장을 더 써넣습니다.

12) 문제를 다시 읽어 보십시오. 그리고 이 개요표대로 쓰면 문제에 대한 답변이 될지 생각해 보세요. 괜찮으면 이 개요표에 따라 답안 원고지에 써 나갑니다. 조금 쓰고 앞에서부터 다시 읽어 보고, 또 '생각하며 차근차근' 써 나갑니다.

덧붙임

1) 글을 쓰다가 좋은 글감이 떠올라도 처음 개요를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집을 짓다가 처음 설계도와는 달리 어느 방을 넓히면 집을 다 지은 뒤에 그 방은 넓어서 좋으나 집 전체 꼴은 이상해집니다. 마찬가지로 글도 그 부분만 눈에 띄지 전체의 흐름에서는 균형이 깨집니다. 그래도 꼭 쓰기로 하면 짜놓은 개요표에 그 부분을 집어 넣고 써야 할 나머지 부분이 자연스러운가 확인하세요. 요점을 더 뚜렷하게 하는지 초점을 흐리게 할 지를 판단하세요. 뒷부분의 개요표를 다시 짜고, 써야 할 나머지 부분의 개요를 손질하여 글 전체의 흐름을 잡아주세요. 이런 일이 없도록 처음에 시간을 충분히 주고 개요를 단단하게 짜는 것이 더 낫습니다.

2) 시험장에서 개요를 짤 때는 별지에 짜십시오. 없으면 수험표 뒤에라도 작성하세요. 시험지 여백에 짜놓고 원고지에 글을 쓸 때마다 시험지를 뒤집어 보고 문장을 찾아 다니면 조감할 수 없습니다. 개요표를 잘 짜놓고 막상 무시하고 쓰는 사람도 많습니다.
개요표를 보면서 끝까지 글의 흐름을 잃지 마세요.-끝-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 2>에서 뽑았음.
한효석 지음, 한겨레신문사 출판